날이 쌀쌀해지는데도 화이트 와인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러나, 싸면서 쓸만한 화이트 와인 찾기는 정말 힘이 들지요. 이래저래 마트를 둘러 보다가 이 녀석을 집어 들었습니다. 라벨에 박힌 'MB'란 이니셜이 별로 마음에는 안 들었습니다만, 그래도 프랑스 샤르도네라면 뭐 있지 않을까, 그리고 싸구려 화이트 와인은 알콜 도수부터가 비실거리게 마련인데, 13%라는 쓸만한 함량이라서 에이, 1만 원도 안 하니까 속는 셈 치고... 집어 들었습니다.
화이트 와인에 대해서 제가 가지고 있는 편견은, 오크 숙성한 기름진 샤르도네가 아니면 그저 처음부터 끝까지 깔끔함을 유지하는 게 최고란 것입니다. 특히 나쁜 화이트 와인일 수록 뒤로 가면서 맛이 지저분해지게 마련이고, 특히 온도를 올려보면 이런 문제점이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그렇다면 이 와인은 어떠냐... 일단 처음 시작에서는 괜찮은 모습을 보여 줍니다. 싸구려 화이트 와인에서 종종 느끼는 인공감미료같은 불쾌한 단맛도 느껴지지 않고, 꽤 깔끔한 편입니다. 감귤향, 사과향과 함께 약간 연기 같은 느낌을 담고 있습니다. 맛을 보니 농축미도 살짝 느껴지고 뒤에서 약간 깔끔함이 떨어지고 시럽같은 단맛이 나타나지만 대체로 드라이하고 자연스러운 단맛이 가미된 레몬맛과 함께 산미가 느껴집니다. 그래도 역시 샤르도네여서일까요? 차갑고 냉정하기보다는 약간 따뜻한 기운도 감돌고 있습니다.
이 녀석이 진짜로 좋으냐 나쁘냐... 하는 문제는 온도가 좀 올라가 봐야 알 수 있습니다만, 온도가 좀 올라간 상황에서 그다지 큰 문제가 드러나 보이지 않습니다. 아까보다 깔끔한 느낌이 좀 모자란 건 어쩔 수 없겠습니다만(이 가격에 뭘 더 바라냐...) 그렇다고 맛을 해칠 정도는 아닙니다. 좀더 시트르 쪽이 강해지고 과즙감이 늘어나서 좋아지는 점도 있습니다. 입에 좀 머금고 있어 보면 상당히 무기질이 많이 잡히고 미세한 오일감이 있을 정도입니다. 힘 없이 물 같은 느낌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제값은 넘는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전반적으로 단순한 느낌입니다만 차갑게 마실 때에는 가격은 잊어도 좋을 정도로 오크 숙성하지 않는 샤르도네 와인의 미덕을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적어도 싸구려 화이트 와인에서 종종 느끼게 되는 감기약 시럽 같은 느낌이 거의(아주 조금 있긴 합니다) 없다는 점만으로도 합격점을 주기에는 충분하겠습니다.
- bottled by: Foncalieu
- grape variety: chardonnay
- appellation: Vin de Pays d'Oc
- alchol: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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