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레이스 리뷰를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일 때문에, 그리고 게으름 때문에 리뷰를 쓰지 못했는데, 물론 많은 분들께 사랑받는 리뷰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기다렸다는 글을 방명록에 남겨주신 분들도 있고 하니 한 분이라도 제 게으름 때문에 섭섭했다면 사과 말씀 올립니다.
이제 올 시즌 포뮬러 1도 종반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벨기에 그랑프리가 끝났으니 다섯 경기 남았`네요. 유럽 라운드는 다음 주 이탈리아 그랑프리만이 남아 있습니다. 이제는 슬슬 챔피언십의 향방이 압축되어 가는 분위기입니다. 일단 로베르트 쿠비차는 멀어진 분위기고 키미 라이코넨도 조금씩 뒷걸음질을 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해밀튼-마사가 왕좌에는 가장 근접해 있고 라이코넨도 어느 정도 희망은 가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벨기에 그랑프리가 열리는 스파-프랑코샹은 워낙에 명경기가 많이 나오는 서킷으로 유명합니다. 특히나 이 블로그의 타이틀이기도 한 오 루즈(Eau Rouge)는 드라이버들이 최고의 코너로 손꼽기에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지요. 오르막을 타고 올라가다가 정상에서 꺾이는 코너는 드라이버의 담력을 테스트하기에 충분합니다. 정상 너머에 무슨 일이 있을 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간이 작은 드라이버들은 불안감에 브레이크를 밟게 마련입니다. 까짓거 될 대로 되라고 전력 질주를 하는 드라이버들에게만 축복을 주는 코너이지요. 또한 이 서킷은 포뮬러 1 경기가 열리는 서킷 가운데 가장 긴 거리인 7.004km입니다. 그래서 레이스도 다른 경기에 비해서 크게 적은 44 바퀴만을 달리게 됩니다. 호켄하임을 비롯해서 원래 긴 편이었던 서킷들도 길이를 줄이는 경향인데 이곳은 오히려 개보수 공사를 통해서 6.9km에서 길이가 더 늘어가서 7km를 넘어갔습니다.
이곳은 고속 서킷으로 타이어는 하드와 미디엄이 제공됩니다. 챔피언십을 놓고 다투는 맥클라렌과 페라리가 올해 타이어 재질에 따라서 그 성적이 극명하게 엇갈려 온 점을 생각해 보면 타이어에서는 맥클라렌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키미 라이코넨이 성적이 좋지 않을 때에도 늘 좋은 성과를 거둬 온 곳이라서 요즘 들어서 좋지 못한 성적으로 챔피언십 경쟁에서 조금씩 밀리고 있는 키미에게는 대세를 바꿔놓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예선 결과는 해밀튼-마사-코발라이넨-라이코넨. 예선 4위로 밀린 라이코넨으로서는 불리한 상황으로 출발하게 됐습니다. 물론 벨기에는 앞지르기 기회가 많은 곳이라서 레이스 운영에 따라서 충분히 역전 우승을 노려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해밀튼이 예선 내내 페라리를 리드했고 3차 예선에서도 0.3초나 앞서는 기록으로 폴 포지션을 차지한 것으로 봐서는 만만치 않을 듯합니다. 게다가 기온도 최고 기온이 20도에 미치지 못해서 페라리로서는 더 불리한 조건을 안고 시작하는 셈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날씨도 비가 예보되었고 올해 빗속 레이스에서 타이어 그립 부족과 작전 실패가 겹쳐서 경기를 망쳐온 페라리로서는 더더욱 불리한 상황에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일기예보대로 경기 시작 전부터 비가 내려서 트랙을 촉촉하게 적신 상황입니다. 아예 그냥 주룩주룩 내리면 속 편하게 웨트 타이어로 가면 되는데 오락가락 하는 상황에서는 타이어 작전이 더 골치아파집니다. 트랙 좀 말랐다고 드라이로 신발 갈아 신고 나갔다가 비가 쏟아지면 완전 망하는 곳이 벨기에입니다. 트랙이 길기 때문에 한 바퀴를 도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잘못된 타이어 작전은 더 큰 피를 보게 됩니다. 빗속 레이스는 언제나 드라이버들에게 까다롭습니다만, 빗속 벨기에 그랑프리에서는 포뮬러 1 역사에 남을 만한 유명한 사건이 있었죠. 바로 1998년에 있었던 대박 연쇄 추돌 사고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동영상을 링크합니다.
당시 사고의 발단이 되었던 드라이버는 지금은 레드 불에서 뛰고 있는, 당시에는 맥클라렌 드라이버였던 데이빗 쿨타드였죠. 이 대박 사고가 난 지도 벌써 10년이 지났고 이제 쿨타드도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게 됐으니 참 격세지감입니다. 참고로 사고는 대박이었지만 다치거나 죽거나 한 드라이버는 없었고 레이스가 재개되어서 조던 팀의 데이먼 힐이 우승했습니다. 당시에는 2 바퀴 전에 적기가 나와서 레이스가 중단되면 경기 시작 자체가 무효가 되었기 때문에 예비 차량으로 다시 나올 수가 있었지요.
일단 경기 직전에 30분 안에는 비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기상예보가 나왔습니다. 물론 변덕이 심한 산 속이라서 이 예보를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겠지요. 실제로 맥클라렌은 올해 빗속 모나코에서 자체 판단을 통한 작전으로 성공을 거둔 바 있습니다. 톱 클래스 팀들은 경기장을 중심으로 일정한 간격으로 요원들을 배치해서 구름 상황을 보기도 합니다. 일단 모두들 드라이 타이어, 그 중에서 소프트 옵션(미디엄 컴파운드)으로 시작합니다. 딱 한 사람, 르노의 넬슨 피케 주니어만이 웨트 타이어를 끼고 나왔습니다. 이 도박으로 독일 그랑프리에서 원 스탑 덕택에 2위를 차지했던 대박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안 그래도 기온이 낮고 비 때문에 트랙 은 더 식어서 온도가 좀처럼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페라리로서는 초반 페이스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지난 헝가리에서 보여준 것처럼 마사가 멋진 출발로 해밀튼은 제칠 수 있다면 판세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드디어 레이스가 시작되었습니다. 해밀튼이 좋은 출발로 선두를 지키고 마사 역시도 2위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뒷줄은 출발이 좋지 않습니다. 라이코넨은 트랙을 이탈했고, 코발라이넨은 혼란스러운 와중에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엉키는 바람에 뒤로 한참 밀려났습니다. 해밀튼이 앞으로 치고 나오고 마사가 그 뒤를 따릅니다. 트랙을 이탈하긴 했지만 금방 자리를 되찾은 라이코넨이 마사 뒤를 바짝 쫓습니다. 헤이키는 13위까지 밀렸습니다만, 일단 정신 차리고 세바스티안 베텔을 제칩니다.
자... 출발 때 약간 실수하긴 했지만 키미 라이코넨이 어떤 인물이겠습니까? 벨기에 해트트릭을 기록한 스파-프랑코샹의 사나이입니다. 아무리 상황이 안 좋을 때라고 해도 이상하게도 벨기에만 오면 물만난 고기처럼 펄펄 뛰는 드라이버가 바로 키미입니다. 벨기에 산신령의 기를 받는지 괴력 모드가 발동한 키미는 곧바로 마사를 따라잡아서 제쳐버리고 맙니다. 금방 격차를 벌린 키미, 이제는 선두 해밀튼을 추격합니다.
꽤 벌어져 보였던 해밀튼과 키미의 격차가 어느샌가 순식간에 거의 사라져 버렸습니다. 어?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키미가 해밀튼을 이기는 건 시간 문제로 보입니다. 역시나 해밀튼은 얼마 못 가서 직선에서 간단하게 키미에게 농락당하고 맙니다. 다시금 벨기에에서 키미의 전설이 막이 오르는 순간입니다.
개러지에서는 '역시 키미!'란 듯한 여유만만한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출발은 좋아 보였던 해밀튼의 몸이 어쩐지 무거워 보입니다. 출발은 좋았으나 뭔가 문제가 있는 걸까요? 첫 바퀴 랩 타임을 보니 라이코넨보다 기록이 너무 떨어지는 모습입니다. 이러다가는 아무래도 마사한테도 밀릴 것 같은 느낌입니다. 비는 내리지 않지만 트랙이 어쨌거나 좀 젖어 있는 상태인데 해밀튼이 그립을 못 찾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이유가 따로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라 쏘르에서 그만 스핀을 하고 말았네요. 하지만 키미에게 선두를 내어 준 뒤에 의욕을 잃은 듯 뒤처지던 해밀튼도 다시 정신을 차린 듯 기량을 회복합니다. 1 섹터에서 다시 라이코넨과 격차를 줄이지만 2 섹터에서는 다시 키미가 월등한 격차로 앞서 나갑니다.
한편 뒤에서는 바쁜 코발라이넨 닉 하이드펠트를 제치고 9위까지 올라옵니다. 이쯤에서 연료 작전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벨기에는 피트가 긴 편이고 한 바퀴의 길이가 7km가 넘습니다. 따라서 피트스탑 한 번에 까먹는 시간이 많은 서킷에 속하기 때문에, 또한 타이어가 하드-미디엄이기 때문에 1 스탑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데다가 오늘같이 기상 상황이 불안정할 경우, 만약에 갑작스럽게 비가 내린다면 타이어를 바꾸기 위해서 피트로 들어가기까지 엄청난 시간을 까먹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면을 생각해 보면 2 스탑이 더 안전한 작전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역시 벨기에는 앞지르기가 많이 일어나는 재미있는 서킷입니다. 코발라이넨은 고속 커브를 타면서 피케를 앞지릅니다. 한편 선두권에서는 키미가 계속 가장 빠른 랩을 연발하면서 해밀튼과 격차를 조금씩 벌려 나갑니다. 하지만 아직 트랙이 완전히 정상 컨디션은 아니라서 기록은 1분 51초대로 썩 좋지 않습니다. 일단 비가 오지 않는 상황에서 트랙이 점점 말라가므로 기록은 계속 빠르게 향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해밀튼도 1:50.364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기록하면서 다시 페이스를 올립니다.
5 바퀴째부터 해밀튼이 빠르게 키미를 따라잡기 시작합니다. 일단 마사는 앞의 두 주자에 비해서 확실히 처지는 분위기입니다. 최근에는 계속 마사가 키미를 리드해 나갔는데, 이번 만큼은 상황이 역전되어 있습니다. 키미는 해밀튼보다 2 섹터에서 월등히 앞서지만 1, 3섹터는 해밀튼이 좋습니다.
하지만 해밀튼이 다시 1:49.895로 가장 빠른 기록을 내면서 둘 사이 차이가 1초 안쪽으로 좁아집니다. 다시 접전 모드로 들어가는 듯한 분위기. 과연 해밀튼이 추격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벨기에의 사나이 키미가 호락호락할 리가 없죠. 6 바퀴째에는 키미가 1:49.710으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갈아치웁니다.
한편 코발라이넨은 쿠비차의 턱밑까지 쫓아왔습니다. 바짝 붙어서 공략해 보려고 하지만 여의치 않습니다. 한편 베텔이 피케를 파고 들어가는 와중에 피케가 트랙 이탈면서 베텔은 편안하게 10위로 올라섬.
결국 코발라이넨이 오 루즈를 벗어나면서 쿠비차를 이깁니다. 해밀튼은 1:48.892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기록합니다만, 섹터 2가 많이 처지는 관계로 라이코넨을 따라잡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상황이 계속 된다면 키미가 우승이 유력합니다만, 결국 날씨와 피트스탑이 관건이 될 듯합니다. 특히 키미와 해밀튼 모두 언젠가는 하드 옵션 타이어를 장착하고 나와야 하기 때문에 이 때 상황에 따라서도 판세가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한참 물이 오른 레이스를 펼치던 코발라이넨. 하지만 그 자신감이 너무나 꽉 차 있었던 것일까요? 그만 사고에 휘말리고 맙니다. 10 바퀴 째, 마크 웨버와 헤이키가 다투던 중 시케인에서 먼저 한 발 앞으로 들어온 웨버를 헤이키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옆을 들이받게 됩니다. 웨버는 스핀하고 헤이키도 쿠비차에게 자리를 내어 주게 됩니다.
11 바퀴째에 해밀튼이 피트로 방향을 돌립니다. 이렇게 일찍? 일단 소프트 드라이 타이어를 유지한 상태에서 6.8 초 스탑합니다. 아무래도 언제 비가 올 지 모르기 때문에 굳이 연료통을 무겁게 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듯합니다. 이렇게 되면 키미보다 일찍 들어온 해밀튼이 조금 더 불리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헤이키에게는 드라이브-스루 페널티가 내려졌습니다.
페라리 미케닉도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선두 라이코넨이 피트로 들어옵니다. 드라이 소프트를 유지하고 7.1초 스탑으로 해밀튼보다는 약간 깁니다. 라이코넨은 알론소 뒤에 3위로 복귀했고 해밀튼은 코발라이넨 뒤로 들어와서 7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해밀튼이 더 불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라이코넨 앞에 있던 마사와 알론소가 잇달아 피트로 들아왔습니다. 마사도 드라이 타이어 소프트 옵션을 유지한 상태로 7.6초 머무르고 나갑니다. 이렇게 되면 라이코넨은 앞에 아무도 없는 상황입니다만 해밀튼은 여전히 앞에 부르대와 쿠비차가 있으니 무척 불리해지게 됐습니다.
코발라이넨도 피트스탑합니다. 하지만 좀 있다가 드라이브-스루 페널티를 치르기 위해서 다시 들어오셔야 할 텐데... 참고로 드라이브-스루 페널티든 스탑-앤-고 패널티든 페널티를 치르기 위해서 피트로 들어왔을 경우에는 작업이 금지됩니다.
넬시뇨가 스핀으로 트랙을 이탈해서 타이어벽을 들이받습니다. 물론. 리타이어죠. 한편 코발라이넨은 드라이브-스루 페널티를 이행하기 위해서 피트로 들어옵니다. 다시 나와 보니 중하위권으로 밀려 있습니다. 아무래도 포인트권에 들기는 만만치 않을 듯합니다. 한편 해밀튼은 쿠비차 뒤에 발이묶여 있습니다. 키미와 격차는 벌어지고.... 어쩌면 좋을까요.
드디어 부르대와 쿠비차가 피트스탑합니다. 이미 해밀튼과 키미의 격차는 5초가 넘은 상황입니다. 해밀튼이 쫓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뒤에서는 마사가 페이스를 올리면서 쫓아옵니다. 2위 자리를 지키는 것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그래도 해밀튼과 키미는 기록으로는 대등한 상황입니다. 일단 처음에는 키미에 비해서 많이 처졌던 섹터 2에서 해밀튼이 키미와 격차를 많이 따라잡았습니다. 하지만 해밀튼이 이득을 보았던 1, 3 섹터에서도 키미가 해밀튼에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게 그거란 얘기죠.
마지막 문제는 키미와 해밀튼이 모두 하드 옵션을 장착할 두 번째 피트스탑 이후가 될 듯합니다. 라이코넨도 해밀튼도 스탑이 짧았기 때문에 적어도 15 바퀴 이상을 하드 옵션으로 달려야 하는데 누가 유리할까요? 아무튼 라이코넨은 1:47.932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기록하면서 쾌속 주행을 계속해 나갑니다. 한편 바리켈로가 두번째 피트스탑을 이른 때에 합니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결국 리타이어합니다. 나중에 인터뷰를 보니 기어박스 문제로군요. 6단 기어가 안 들어간다니. 어차피 안 될 거, 이탈리아 그랑프리 때 지금 엔진을 써야 하니까 엔진 보호 차원에서 리타이어한 듯합니다.
아직 글록, 로즈베르크, 쿨타드, 버튼, 나카지마는 스탑하지 않았습니다. 이 드라이버들은 1 스탑이란 얘기죠. 하지만 별로 덕은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상황으로는 중위권 이하입니다. 한편 하늘을 보니 날이 개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비는 안 올 듯합니다. 이러면 키미로서는 더 편안하겠지요. 어차피 두번째 피트스탑도 해밀튼이 먼저 할 텐데... 슬로우 비디오가 해밀튼의 오른쪽 앞 바퀴가 락이 걸려서 흰 연기를 내뿜은 모습을 보여 줍니다.
한편 24 바퀴 째에 키미가 1:47.930으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기록합니다. 이제는 백 마커들이 도처에 득실거리고 있는 상황이라서 때로는 키미의 랩 타임이 뚝 떨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해밀튼의 랩 타임이 확 내려가기도 합니다. 누가 백 마커를 잘 빼는가 역시도 막판 결투에 중요한 변수가 될 듯합니다.
어라? 첫 피트스탑이 늦었던 키미가 20 바퀴를 남겨 놓고 먼저 스탑합니다. 하지만 해밀튼도 뒤따라서 들어옵니다. 키미는 9.1초, 해밀튼은 8.7초입니다. 이제 타이어는 둘 다 하드 옵션. 19 바퀴를 남겨 놓은 마지막 결투의 시간입니다. 두 주자가 먼저 피트스탑을 했으니 마사가 1위이긴 한데 언제쯤 스탑할까요?
개는 듯했던 하늘에 다시 구름이 들어오는 모습입니다. 20분 안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뜹니다. 19 바퀴 정도가 남았으니까 예보대로라면 7-8 바퀴를 남겨 놓고 비가 올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렇게 된다면 막판에 혼란이 장난이 아닐 듯합니다.
17 바퀴를 남겨 놓은 상황입니다. 키미와 해밀튼의 격차는 3초대로 첫 스탑 뒤보다는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해밀튼이 키미를 눈에 띄게 따라잡지는 못하는 상황입니다. 확실히, 하드 옵션에서는 해밀튼이 좀더 유리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노련한 키미도 페이스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는 모습입니다. 싸움이 조금 밋밋해지는 느낌입니다. 이대로 키미와 해밀튼이 1-2위를 차지할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날씨만 장난을 치지 않는다면...
그나저나, 오늘 또 한 명의 스타가 탄생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토로 로소의 세바스티앙 부르대가 4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미 팀 동료인 세바스티안 베텔은 뛰어난 기량을 여러 차례 선보이면서 내년엔 레드 불 팀으로 승격이 확정되었습니다만, 부르대는 아직 팀 단장인 게르하르트 베르거가 내년 시트에 대해서 확답을 주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지난 경기부터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는 모습이고, 마사와 많이 격차가 벌어지긴 했어도 4위로 베텔보다 좋습니다.
14 바퀴를 남겨 놓았습니다. 해밀튼과 라이코넨의 격차가 어느 새 1초대로 줄어들었습니다. 하드 타입에서 뭔가 역전이 나올 조짐일까요? 하지만 그것보다는 백마커가 문제인 듯합니다. 아직까지 해밀튼이 확실하게 라이코넨을 추격할 만한 페이스를 보여주는 상황은 아닙니다.
33 바퀴 째에 BMW 자우버의 로베르트 쿠비차가 두번째 피트스탑을 합니다. 다음 바퀴에는 헤이키 코발라이넨도 피트에 들어옵니다. 나와 보니 9위. 과연 포인트권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잘 하면 될 듯합니다만 8위와 격차가 상당하기 때문에 쫓아가려면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할 겁니다.
라이코넨과 해밀튼은 다시 2초대로 벌어집니다. 해밀튼이 조금 페이스가 나아 보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키미가 잘 리드하고 있고, 백마커를 얼마나 잘 요리하느냐에 따라서 계속 둘 사이 격차가 오락가락하는 상황입니다. 이제 8 바퀴 남았습니다.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아무래도 키미가 다시 한번 벨기에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 듯합니다. 이렇게 되면 4연속 우승. 정말 키미는 벨기에에만 오면 아드레날린 수치가 2배로 치솟나 봅니다.
37 바퀴째에서 다시 격차를 0.5초 줄이고 포기하지 않는 추격전을 계속 이어 갑니다. 한편 피트 월에 있던 르노 팀 요원이 하늘로 손을 뻗치는 모습이 잡힙니다. 그렇습니다. 날씨의 신이 드디어 이 벨기에 그랑프리에 슬슬 손을 뻗치려는 듯합니다. 알론소와 팀의 무선 교신에서도 팀이 피트 월 쪽에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는 메시지가 나갑니다. 그냥 그 정도라면 괜찮겠습니다만, 문제는 갑자기 비가 강해질 경우입니다. 사실 15 바퀴 쯤 남았다면 미련 없이 피트로 들어가서 웨트 타이어로 바꾸고 나와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겨우 7 바퀴 남았습니다. 스파-프랑코샹이 트랙 길이가 길긴 하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비가 강해진다고 해도 4-5 바퀴 정도 남은 시점일 것입니다. 과연 20초 정도 시간 손해를 감수하고 웨트 타이어로 바꾸는 것이 옳을 지, 스핀이나 속도를 극도로 늦춰야 하는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드라이 타이어로 경기를 마쳐야 할 지, 굉장히 골치아픈 선택이 팀을 덮칠 판입니다.
5 바퀴 남았습니다. 피트 월에 있는 레드 불 스태프들이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기상 레이더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올해 정말 날씨의 신이 너무 장난을 많이 친다는 느낌입니다만, 이 경우는 정말로 대박 장난이 되는 셈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3-4 바퀴 남겨 놓고 트랙이 미끄러워서 드라이 타이어로 정상 주행을 하기 힘든 상황이 닥친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느리게 달리고 스핀할 위험을 감수하고 드라이를 계속 고수해야 할 지, 정말 판단하기 힘든 상황이 됩니다.
어느 새 해밀튼이 키미에게 1.2초 차이로 바짝 다가섰습니다. 다섯 바퀴 남았는데 과연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0.5초 정도까지 격차를 줄일 수 있다면 직선에서 슬립 스트림을 타고 역전을 노려볼 수도 있습니다. 해밀튼이 2 섹터에서 다시 0.4초를 줄였습니다. 이제 격차는 1초 안쪽! 접전 모드로 상황이 변하면서 페리리 쪽 피트 월이 분주해집니다.
네 바퀴 남았습니다. 39 바퀴와 40 바퀴째에서 해밀튼이 1초 가까이 격차를 줄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키미가 41 바퀴 째에서 1 섹터를 선방하고 2 섹터에서 격차를 0.4초 벌림으로써 다시 1초 바깥으로 해밀튼을 쫓아냅니다. 역시 위기 상황에서 힘을 내는 키미. 노련합니다. 사실 그에게는 이번 벨기에 우승이 너무나 절실합니다. 지난 번 유럽 그랑프리 리타이어로 마사와 격차가 확 벌어지면서 슬슬 챔피언 꿈은 접고 마사를 지원하라는 압박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키미는 '절대 포기란 없다'고 말합니다만, 페라리는 맥클라렌과는 다른 팀입니다. 맥클라렌은 산술적으로 챔피언을 할 수 없는 상황(남은 경기를 전부 우승해도 챔피언이 될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팀 오더를 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만, 페라리는 우승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지 마다하지 않는 팀입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 시점에서는 분명 팀은 한쪽에게 힘을 실어 줄 것이고, 그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우승을 차지해서 마사와 격차를 줄이고 다시금 챔피언십 경쟁를 3강 구도로 끌고 가야 합니다.
맹추격을 벌이던 해밀튼이 마지막 버스 스탑 시케인에서 그만 컨트롤 실수를 하고 맙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저지른 실수. 아마도 트랙이 좀 미끄러운 상태에서 무리한 듯합니다. 격차가 금새 2.0초로 벌어지면서 남은 바퀴 수는 겨우 셋. 아무래도 키미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이대로 경기는 끝날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날씨의 신은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듯 겨우 3 바퀴를 남기고 더욱 많은 비를 뿌립니다. 트랙 상황이 급속하게 나빠집니다. 어느 새 키미가 2 섹터에서 해밀튼에게 1초 넘게 따라잡히면서 다시 격차가 확 줄어듭니다. 해밀튼이 드디어 키미의 꼬리에 붙었습니다. 이 위험한 상황에서 기회를 노리는 해밀튼.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드디어... 그 문제의 장면이 시작됩니다.
버스 스탑 시케인을 앞두고 코너에 먼저 들어가기 위한 두 드라이버의 경쟁이 벌어집니다. 해밀튼이 슬립 스트림을 타고 키미의 왼쪽을 공략합니다. 하지만 키미가 아주 간발의 차이로 발을 먼저 들여 놓습니다. 하지만 해밀튼이 아웃이기 때문에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 여기서 라이코넨은 트랙을 가로질러서 해밀튼을 블로킹합니다. 당시 상황은 브레이킹만으로는 충돌을 피할 수 없었던 때였고, 결국 해밀튼은 트랙을 이탈해서 숏컷을 하게 되는데 이 장면이 바로 문제입니다.
트랙을 이탈했다가 다시 들어온 해밀튼은 키미보다 앞서게 됩니다. 하지만 규정에서는 이런 식으로 숏컷으로 이득을 보았을 경우에는 위반이 되어서 벌칙 대상이 됩니다. 단, 고의가 아니라 경쟁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숏컷이었을 경우에는 앞질렀던 드라이버에게 순위를 다시 내어 주면 벌칙을 면제해 줍니다. 만약 이런 면제 규정이 없다면 1 코너에서 차량들이 엉킬 때 대형 사고를 피할 수가 없을 뿐더러, 이렇게 위험 부담을 안고 경쟁을 하려 들지 않기 때문에 레이스가 재미없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해밀튼은 속력을 늦추어서 키미에게 자리를 내어 주는데...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순위를 내어 주고 곧바로 키미의 뒤에 붙은 해밀튼은 키미가 아웃으로 빠질 때에 인코너를 파고 들어서 역전에 성공합니다. 이 상황에 대해서는 좀 있다가 더 자세히 얘기하기로 하고 일단 숨가쁜 상황을 계속 쫓아가 보겠습니다. 일단 역전에는 성공한 해밀튼이지만 트랙 상황은 급속도로 미끄러워지고 있고 단 두 바퀴를 남겨 두고 웨트 타이어로 바꿀 수도 없게 됐습니다. 그냥 이대로 위험 부담을 안고 달리는 수밖에... 역시나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휘청휘청합니다.
두 바퀴 남았습니다. 키미가 코너에서 그만 트랙을 이탈해서 크게 돌지만 다행히 스핀은 하지 않아서 트랙으로 복귀합니다. 이번에는 다행이지만 아차 실수가 그대로 리타이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해밀튼도 무사하지는 못해서 다음 코너에서 트랙을 이탈해서 그라벨에서 덜컹거리면서 페이스를 잃는 사이에 키미가 두 차량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비집고 들어가서 선두를 나꿔챕니다. 그야말로 조금만 실수했어도 3중 추돌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살벌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서 이번엔 코너를 빠져 나오던 키미가 컨트롤을 잃고 크게 스핀합니다. 다시 선두는 해밀튼이 차지하고 상황은 점점 위험하게 돌아갑니다. 이제는 더 이상 드라이로는 속력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이럴 때 몇몇 드라이버는 과감하게 웨트 타이어를 장착하는 결정을 내리는데 그 덕분에 대박을 거둔 드라이버가 있었으니 잠시 후에 소개해 드리죠.
자... 이번 그랑프리의 최고 반전 장면입니다. 선두를 내어 주고 해밀튼을 추격하던 키미가 그만 코너를 빠져 나오면서 스핀합니다. 트랙 오른편으로 이탈한 키미, 하지만 컨트롤을 잃으면서 트랙을 가로지릅니다. 그리고는...
콘크리트 방호벽을 들이 받고 멈춰섭니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요? 리타이어. 너무나 허망한 파국입니다. 해밀튼의 팬들이라면 환호성을 올릴 일이고, 키미의 팬들은 땅을 치고 통곡을 할 일입니다. 아마 마사의 팬들도 화장실에서 웃고 있었을 지도 모르죠. 덕분에 키미는 챔피언십 경쟁에서 치명타를 맞았고 3위 마사는 2위로 올라서면서 2 포인트를 더 벌게 되었으니... 어쨌거나 키미는 리타이어 뒤에 "나는 2위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안전하게 2위에 만족해서 포인트를 벌자는 생각보다는 내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라는 불타는 투지로 달렸습니다만 결국 결과는 이렇게 된 것이죠.
극명하게 분위기가 엇갈리는 맥클라렌과 페라리 팀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트랙 상황이 너무나 나쁘기 때문에 자칫 아차 실수로 키미와 같은 파국을 맞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누구에게도 없기 때문입니다. 선두 해밀튼도 마찬가지입니다.
단 한 바퀴. 7km가 아마도 해밀튼에게는 70km보다도 더 길었을 것입니다. 한편, 이렇게 되고 보니 세바스티앙 부르대는 3위로 올라서면서 올해 유난히 많이 터지는 대박 대열에 설 판입니다. 계속 베텔의 그림자에 가린 부르대가 아직 베텔도 오르지 못한 포디움에 오를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 실수로 부르대는 뒤로 처지면서 포디움의 꿈을 날립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나꿔챈 드라이버는 바로...
닉 하이드펠트 되시겠습니다. 과감하게 웨트 타이어로 신발을 갈아 신은 그는 드라이에 머물러 있는 차량들이 거북이 주행을 하는 틈을 타서 거침없이 하나하나 앞에 있는 차량들을 잡아 나갑니다. 결국 올 시즌 첫 포디움을 노렸던 알론소까지 잡으면서 3위를 차지하는 데 성공합니다.
결국 해밀튼이 벨기에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같은 팀 동료인 헤이키 코발라이넨은 풀발에 멈춰 서면서 마지막 바퀴에서 결국 리타이어하고 맙니다. 같은 팀의 두 드라이버가 천국과 지옥을 나눠 가진 셈이 되었습니다. 마사가 2위, 하이드펠트가 3위를 차지하면서 이 엽기적인 벨기에 그랑프리는 이렇게 대역전극과 키미의 파멸로 마무리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대박의 기쁨도 잠시. 심사위원회에서 해밀튼과 키미의 자리 다툼에서 벌어진 숏컷을 놓고 두 드라이버를 모두 소환했습니다. 몇 시간 후에 결국 해밀튼에게 드라이브-스루 페널티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레이스가 끝난 뒤, 또는 레이스 종료 3 바퀴 이내에 이 결정이 나오면 기록에 25초를 가산하게 됩니다. 따라서 해밀튼은 3위로 밀리고 펠리페 마사가 1위, 닉 하이드펠트가 2위가 되었습니다. 한편 티모 글록 역시도 황색 깃발이 나온 구간에서 다른 차량을 앞질렀다는 이유로 25초가 가산되어서 8위 자리를 잃고 말았습니다.
맥클라렌 쪽에서는 숏컷 뒤에 키미에게 자리를 내어 주고 다시 앞지르기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만 심사위원회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숏컷으로 얻은 이익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았기 때문에 페널티가 내려진 것인데, 맥클라렌에서는 숏컷 이후 자리를 내어 주고 결승선을 통과할 때 루이스 해밀튼이 키미 라이코넨보다 6km/h 느렸다는 사실, 또한 당시 숏컷 직후에 해밀튼이 키미에게 자리를 내어줬을 때 팀에서 FIA 레이스 관제에게 문의를 해서 두 번이나 '문제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항소를 제기했습니다. 결국 벨기에 그랑프리 결과는 국제 항소 심판원 심리 뒤에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는 잠정 결과로 남게 됩니다.
일단 항소 심리 기일은 싱가포르 그랑프리를 앞둔 9월 22일로 잡혔습니다만, 이번 일을 두고 많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일단 현재 F1에 참여하고 있는 드라이버들이나 팀은 '결국은 심사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을 아끼고 있는 편입니다만, 대체로 중론은 '해밀튼이 좀 이득을 보긴 했다. 하지만 25초 페널티는 심한 거 아니냐'는 분위기입니다. 팀의 고위급 인사 가운데서는 당사자인 맥클라렌과 페라리를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르노의 기술 감독인 팻 시몬즈만이 '해밀튼은 잘못한 게 없으며 이번 페널티는 F1을 질식시킬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지금 F1에 직접 몸담고 있지 않은 인사들에게는 이번 페널티에 대해서 좀더 강한 비난이 나오고 있는데, 역시 입 걸기로 유명한 월드 챔피언 니키 라우더는 이번 일을 두고 "F1 역사에서 가장 추악한 결정"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또한 작년에 은퇴한 드라이버로 미하엘 슈마허의 동생인 랄프 슈마허 역시도 "해밀튼은 정당하게 앞지르기를 했다"면서 "내 경험으로 페라리는 포뮬러 1에서 언제나 우선권을 가졌고, 많은 경우에서 이를 보아 왔다"고 공격했습니다. 게다가 지난 번 경기에서는 피트에서 나오던 페라리의 펠리페 마사가 아드리안 슈틸과 거의 부딪칠 뻔한 위험한 상황을 연출했을 때 벌칙 없이 경고로 끝났기 때문에 이번 일로 '페라리를 편애한다'는 비난을 종종 받아 왔던 FIA의 공정이 다시금 논란에 휩싸이게 되었는데, FIA 회장인 맥스 모슬리는 이 주장을 반박하면서 "우리는 완전하게 중립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어쨌거나, 맥클라렌의 항소가 기각되어서 이번 결과가 그대로 확정된다면 해밀튼과 마사는 겨우 2 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습니다. 남은 경기 중에서 싱가포르와 브라질은 날씨만 장난을 치지 않는다면 페라리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이고 중국과 일본은 맥클라렌 쪽이 좀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키미는 해밀튼과는 19 포인트, 마사와는 17 포인트 차이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습니다. 자력으로 챔피언을 차지하기란 거의 어려워졌고 앞에 두 인물들이 적어도 한 경기 씩은 리타이어나 노 포인트라도 돼야 희망을 가져 볼 상황입니다.
이제 유럽 라운드도 마지막 이탈리아 그랑프리만을 남겨 놓고 있고, 나머지 경기는 아시아와 남미에서 열립니다. 이탈리아 몬짜에서도 빗속 레이스가 예상되어 있는데, 과연 날씨의 신은 누구에게 웃음을 보내 줄까요? 싸움은 점점 점입가경이 되어 가고 있고, '챔피언은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있지만 올해는 유난히 하늘에서 챔피언에 관심을 많이 보여 주고 있습니다. 달갑지는 않지만...
| Pos | No | Driver | Team | Laps | Time/Retired | Grid | Pts |
|---|---|---|---|---|---|---|---|
| 1 | 2 | Felipe Massa | Ferrari | 44 | 1:22:59.394 | 2 | 10 |
| 2 | 3 | Nick Heidfeld | BMW Sauber | 44 | +9.3 secs | 5 | 8 |
| 3 | 22 | Lewis Hamilton | McLaren-Mercedes | 44 | +10.5 secs | 1 | 6 |
| 4 | 5 | Fernando Alonso | Renault | 44 | +14.4 secs | 6 | 5 |
| 5 | 15 | Sebastian Vettel | STR-Ferrari | 44 | +14.5 secs | 10 | 4 |
| 6 | 4 | Robert Kubica | BMW Sauber | 44 | +15.0 secs | 8 | 3 |
| 7 | 14 | Sebastien Bourdais | STR-Ferrari | 44 | +16.7 secs | 9 | 2 |
| 8 | 10 | Mark Webber | Red Bull-Renault | 44 | +42.7 secs | 7 | 1 |
| 9 | 12 | Timo Glock | Toyota | 44 | +67.0 secs | 13 | |
| 10 | 23 | Heikki Kovalainen | McLaren-Mercedes | 43 | Transmission | 3 | |
| 11 | 9 | David Coulthard | Red Bull-Renault | 43 | +1 Lap | 14 | |
| 12 | 7 | Nico Rosberg | Williams-Toyota | 43 | +1 Lap | 15 | |
| 13 | 20 | Adrian Sutil | Force India-Ferrari | 43 | +1 Lap | 18 | |
| 14 | 8 | Kazuki Nakajima | Williams-Toyota | 43 | +1 Lap | 19 | |
| 15 | 16 | Jenson Button | Honda | 43 | +1 Lap | 17 | |
| 16 | 11 | Jarno Trulli | Toyota | 43 | +1 Lap | 11 | |
| 17 | 21 | Giancarlo Fisichella | Force India-Ferrari | 43 | +1 Lap | 20 | |
| 18 | 1 | Kimi Räikkönen | Ferrari | 42 | Accident | 4 | |
| Ret | 17 | Rubens Barrichello | Honda | 19 | Gearbox | 16 | |
| Ret | 6 | Nelsinho Piquet | Renault | 13 | Accident |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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