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간만에 머리나 뽀글뽀글 해볼까... 해서 미용실을 갔는데, 기다리는 시간에 잠시 에스콰이어를 봤습니다. 근데, 올해 말레이시아 그랑프리 관전기가 있는데, 이런 대목이 있더군요.
페르난도 알론소는 지금은 맥클라렌 (물론 그 책에는 '맥라렌'이라고 써 있었죠)에 있지만 작년까지는 페라리에 있었다. 그는 최고 금액의 이적료를 받고 페라리에서 맥클라렌으로 이적한 것이다...
뭡니까? 이거.
"이건 페르난도 알론소도 아니고 키미 라이코넨도 아니여~"

요즘 들어서 F1에 관련된 기사가 신문이나 잡지에 자주 나옵니다만, 순 엉터리인 것도 종종 있고, 아주 기본적인 문제를 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른바 전문가란 분들조차도 아주 기본적인 문제를 틀립니다. 더 문제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게 아니라 전문가란 타이틀 뒤로 숨어버리는 뻔뻔함입니다. 예를 들어서, 올해 모나코 그랑프리에서 맥클라렌이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한 것을 놓고, 어떤 전문가는 '수퍼 소프트 타이어가 열쇠'였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맥클라렌은 수퍼 소프트를 세번째 스틴트에서만 썼습니다. 그러니까, 맥클라렌은 주 컴파운드로는 소프트를, 옵션으로는 수퍼 소프트를 선택하고, 1, 2 스틴트에서는 소프트를, 3 스틴트에서만 수퍼 소프트를 썼습니다. 오히려 페라리의 펠리페 마사가 1 스틴트에서만 소프트를 쓰고, 2, 3 스틴트에서는 수퍼 소프트를 썼습니다. (키미 라이코넨은 1 스탑이었으므로 소프트와 수퍼 소프트를 한 번씩 썼습니다) 3 스틴트 째에는 이미 차이가 많이 벌어진 다음이라서, 수퍼 소프트가 맥클라렌 승리의 열쇠였다는 말은 어이가 없는 소리죠. 구별은 눈으로도 금방 할 수 있습니다. 레이스에서 쓰는 두 가지 컴파운드 옵션 중에서, 더 무른 쪽은 타이어 홈에다가 흰색으로 띠를 두르기 때문입니다. 뭐, 그 분이 초보적 사실을 방송이나 글에서 틀리게 말한 게, 솔직히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저도 자그마한 F1 관련 사이트 하나 운영하고 있습니다만, 혹시 잘못된 소리를 하고 있는 거 아닐까 싶어서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아는 사람들이야, 자기가 맞고 틀린 거 구분하겠지만, 초보자들은 그냥 다 믿어버릴 거 아니겠습니까. 이른바 '기자'나 '전문가'란 꼬리표 달고서, 기본적인 수준조차도 틀린 소리를 해 대는 건 '범죄'입니다. 물론, 저도 그렇고 누구도 그렇고, 까다로운 문제들, 좀 더 깊숙한 문제로 들어가면 의견 차이도 있을 수 있고, 실수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보 수준 문제에서 그래서는 안 됩니다. 실수로 그랬다면 빨리 인정하고 바로 잡아야죠. 제가 실수로 잘못 얘기한 게 있다? 그럼 당연히 욕 먹어야 하는 거고, 오히려 잘못을 지적해 주는 사람한테 고마워해야 할 일입니다. 그냥 놔뒀다면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절 비웃었겠습니까?

'전문가'란 타이틀 뒤에 숨어서 헛소리 하고. 그거 비난하면, 전문가를 떠받드는 분들이. "그럼 니가 해설 해 봐라!" 라고 전문가 사수 투쟁을 하고, 또 성인군자들은 "너나 잘 하지 뭘 남을 헐뜯냐?" 하고 훈계하고, 이런 문화 속에서 F1에 대한 수많은 헛소리들은 오늘도 방송과 네트워크, 활자를 타고 대한민국의 순진한 팬들을 속이고 있습니다.

우... 짜증나.
Posted by MP4/13

BLOG main image
Drive with your sense. by MP4/13
Add to Technorati Favorites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202)
광속질주 (205)
취생몽사 (160)
주지육림 (3)
독서삼매 (10)
음담패설 (28)
전광석화 (146)
우매상자 (66)
포장후면 (20)
악마사전 (6)
팔도유람 (20)
혹세무민 (508)
일상포착 (30)
Total : 3,964,691
Today : 313 Yesterday : 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