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의 정연주 사장 해임 제청안 의결을 놓고 여야가 성명전으로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야당들은 언론에 대한 계엄이 선포되었다고 강력하게 반발하는데 한나라당은 좌파, 코드와 같은 해묵은 레퍼토리만 되뇌이면서 이제는 이런 말까지 하고 있습니다.
김정권 원내공보부대표도 의총 브리핑에서 "정연주 사장이 물러난 것이 세상이 바뀌었다는 신호"라면서 "검찰 출석 요구를 거부한 채 자신의 무능력을 방송 중립 운운하며 호도하는 것을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관련 기사 : 야 3당 “언론에 대한 계엄령” 여 “세상이 바뀌었다는 신호”
뭐, 아직 물러나지도 않은 정연주 사장을 물러났다고 단정하는 오버도 한심합니다만, 정권 잡고 국회 장악했다고 '세상이 바뀌었다'는 말을 서슴치 않고 있는 판입니다.
하긴 그렇습니다. 세상은 바뀌었습니다. 바뀌어도 많이 바뀌었죠. 경제 살리기란 달콤한 구호에 속아서 이명박을 찍어 주었을 지언정, 그렇게 속는 기간이 오래 가지는 않습니다. 취임 석 달만에 20%대로 추락해서 지금도 그 언저리에서 기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지지율을 봐도 정말 세상이 바뀌었다는 신호입니다. 멍청해 보이는 국민일지 몰라도 그래도 옛날보다는 훨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YTN 사장으로 방송특보를 지낸 구본홍 씨를 앉히려고 술수를 부리고 있습니다만 노조에서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KBS도 노조에서는 정연주 해임 제청안 가결에 축배를 들고 있습니다만 직원들이 노조를 제껴 놓고 아예 별도 조직을 결성해서 싸움에 나설 채비입니다. 시민들도 이를 응원하기 위해서 촛불을 들고 YTN로, KBS로 모이고 있습니다. 옛날처럼 그렇게 정권이 방송을 장악하기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이 바뀌었으니까요.
설령 방송을 장악하는 데 성공한다고 해도, 정권의 나팔수한테 그렇게 쉽게 속아 넘어가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은 조중동 불매 운동을 통해서 조중동이 미친 듯이 발악하도록 위협을 가했던 그 힘을 맛보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힘 없어 보일 지는 모르지만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방법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세상 바뀐 줄 모르는 사람들은 <PD수첩>만 때려 잡으면, 자기들의 꼭두각시를 방송사 사장으로 앉히면 나치 시절 괴벨스처럼 대중들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이 정권 뿐입니다.
세상은 바뀌었습니다. 아주 많이 바뀌었습니다. 세상이 바뀌는 줄 모르는 사람들은 그 옛날 독재정권 시절에 쓰던 수법이 지금도 그대로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 정권과 여당일 뿐입니다. 세상 바뀐 줄 모르고 좌파, 빨갱이, 이런 소리나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면 그게 다 먹힐 거라고 생각하는 그들의 착각은 별로 먹혀 들어가고 있지 않습니다. 권력이란 게 그렇게 길지도 않고 이미 많은 것을 알아버렸고, 많은 행동을 해 온 대중들을 당신들에게 조종당할 만큼 멍청한 수준으로 되돌려 놓기에는 그 시간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당신들의 무사한 노후를 위해서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제는 당신들이 그 오랜 세월 동안 달콤한 권력을 날로 먹었던 그 시절로부터 세상이 한참 바뀌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적당히 까부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해 놓은 짓거리만 해도 주워 담으려면 어떤 꼴을 당해야 할 지 답이 안 나오는 판인데, 얼마나 더 업보를 쌓아 가시려고 그러시는지요?
'혹세무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잃버버린 10년, 사실은 잃어버린 10조? (2) | 2008/08/11 |
|---|---|
| 여전히 정신 나간 KBS 노조 (0) | 2008/08/11 |
| 그렇소이다, 세상은 바뀌었습니다 (1) | 2008/08/09 |
| 유방암이 아니라서 오피스텔 선물 받았다던 그 분, KBS 이사회에 있었다 (5) | 2008/08/08 |
| 출총제 폐지가 민생법안? (0) | 2008/08/08 |
| '작은 정부'가 아니라 '자근 정부' (3) | 2008/08/0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