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에서 결국 정연주 사장 해임 제청을 통과시켰습니다. 방송장악 음모라는 거센 비난에도 불구하고, 여의도를 '실효적 지배'하겠다는 이명박 정권의 음모가 점점 노골화되고 있습니다. KBS 안에 경찰이 투입된 게 도대체 얼마만이던가요. 그동안 정연주 쫓아내는 데에만 정신 팔려서 정권의 음모를 방관하다시피 한 KBS 노조는 이제 와서 삭발을 하네 뭐네 법석을 떨고 있습니다만 이제는 KBS 직원들이 별도 투쟁 단체를 결성할 정도로 비웃음을 사고 있습니다. 아마도 KBS도 이제 YTN처럼 기나긴 싸움을 해야 할 겁니다.
그런데, 도대체 사장 해임 제청을 통과시킨 주역인 여섯 명 이사가 도대체 어떻게 생겨 먹었나 하나 하나 살펴 보다가, 아주 낯익은 얼굴과 이름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이 분!
혹시 이 멘트 기억하시나요?
"유방암 진단 결과 무사하다는 판정을 축하하는 의미로 남편이 오피스텔을 선물로 줬다."
이명박 정부 첫 내각 후보자가 발표됐을 때 강부자 내각 논란이 일면서 여러 후보자들이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였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유독 두각을 나타냈던 두 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와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였죠. 투기도 투기지만 변명이라고 던진 멘트가 더 황당했습니다. 박은경 후보자는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할 뿐, 투기는 아니다"라는 시적인 표현으로 많은 사람들을 어이없게 만들었고 이춘호 후보자는 "유방암이 아니라고 해서 축하 선물로 받은 오피스텔"이라고 말해서 많은 사람들이 선물가게에서 오피스텔을 찾게 만들었습니다. 어쨌거나 당시 둘 다 어설픈 개그만 치다가 결국 조중동 한테까지도 십자포화를 맞으면서 장관 자리에는 앉아 보지도 못하고 물러나게 됐는데... 아하, 바로 그 이춘호 씨가 KBS 이사회에 있었습니다.
당시 땅투기 의혹과 수준 이하의 멘트로 국민들을 실망과 분노에 빠뜨렸던 이 사람이 공영방송 KBS의 이사 자격이 있는 것일까요? 어쩌면 이춘호 씨는 '너 잘 걸렸다'고 복수심에 칼을 갈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 KBS 역시도 당시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복부인 두 명의 땅투기 의혹을 날마다 보도하면서 공격을 퍼부었으니까요. 다시 말하면 부정부패 의혹으로 방송의 보도와 비판 대상이 되었던 사람이 그 방송의 사장을 좌지우지하는 자리에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사람이 이사 자리에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어불성설이고 이런 사람은 자신에게 비수를 꽂은 방송국에 대해서 절대로 공정한 판단을 내릴 수 없습니다. 또한 정신 상태를 의심하게 할 정도로 '선물' 운운하면서 황당한 멘트를 날렸던 그 분이 과연 제 정신으로 이번 결정을 내렸을지도 의심스러운 일입니다.
불과 몇 달 전 방송의 부동산 투기 집중 의혹 보도 대상이 되어서 결국 장관직에서 낙마했던 사람이 어떻게 그 보도를 했던 방송국의 이사로 있을 수 있는지 정말로 궁금합니다. 여의도에 부동산 투기라도 하러 오신 겁니까? 도대체 도덕성에 커다란 흠집을 안고 있으며 KBS에 대해서 깊은 감정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립적인 결정을 내릴 수도 없는 이춘호 이사가 어떻게 KBS 이사로 앉아서 지금까지 자리를 유지했던 것인지, 그리고 과연 이번 사태에서 이춘호 이사는 어떤 노릇을 했는지, 이 점은 분명하게 규명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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