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와 아세안 지역 포럼(ARF)에서 양쪽 싸대기를 다 얻어 맞은 이명박 정부의 외교 능력이 그야말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에게 호된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어차피 어느 나라나 철저하게 자기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이는 법입니다. 서울만 눈 뜨고 코 베어가는 데가 아닙니다. 국제 무대는 눈 깜짝할 사이에 얼마든지 독도를 베어갈 수 있습니다. 하긴, 기분으로는 벌써 일본이 독도를 베어간 듯한 썰렁한 느낌입니다.

그야말로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감정 배설 뿐인 구호만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정작 해야 할 일은 농땡이를 치고 있는 사이에 세계무대에서 '독도'란 이름은 하나하나 지워져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사실도 우리 정부는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했고 급기야는 미국 지명위원회에서 독도를 한국령에서 빼 버렸는데도 그 사실을 새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정말 독도 영유권 문제에 관심은 있는 걸까요? 우리나라 방송에 대한 서슬푸른 탄압과 비교하면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솜방망이처럼 한없이 나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이 정부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명박이 '어떤 섬'의 영유권 문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거의 정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서 이 섬의 영유권을 확실하게 확보하려고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당연한 얘깁니다만 독도는 아닙니다. 독도에 그렇게 관심 가지고 공들였으면 이 지경까지는 안 갔을 겁니다. 그럼 도대체 어느 섬 영유권에 그렇게 정신을 팔고 있는 걸까요?




이명박에게 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는 독도보다 여의도 영유권을 차지하는 것입니다. 이미 국회는 장악했고, 이제 KBS와 MBC만 손에 넣으면 여의도는 확실히 이명박 소유가 되는 것입니다. 이미 국민들은 <PD수첩> 문제에서는 떠난 지 오래입니다. 졸속협상과 외교 무능이 속속 드러나고, 요번에는 소의 소장 끝 부위를 2 미터가 아니라 4 미터까지는 잘라야 한다는 것을 수의과학검역원이 밝혀 내고도 쉬쉬하면서 입 싹 닦아버렸다는 사실까지도 드러났습니다. <PD수첩>이 처음부터 끝까지 몽땅 거짓말이었다고 해도 정부가 지금까지 국민들을 속여 왔던 거짓말이 훨씬 크고 광범위하다는 사실은 날마다 펑펑 터진 졸속 협상의 실상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PD수첩>을 붙잡고 늘어지는 이유는 '너희들 때문에 우리가 새됐다'는 단순히 감정적인 문제만은 아닙니다. 이걸 구실로 MBC를 길들여서 손아귀에 넣겠다는 계략이 훨씬 더 크게 작용하는 문제입니다. <PD수첩> 문제를 물고 늘어져서 사장까지도 사퇴로 몰아가면서 MBC 사장도 낙하산으로 바꿀 수 있다, 이런 계산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역량을 총동원해서 여의도 영유권 장악에 눈을 부라리고 있는 사이에, 독도 영유권은 한켠으로 밀려나 버렸습니다. 이 정권의 안위를 위해서는 여의도 영유권을 차지하는 게 훨씬 중요할 테니까요. 어차피 우리나라 경찰이 진지 세우고 지키고 있는 독도, 임기 안에 당장 뺏길 확률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의도를 장악하지 못하면 5년 내내 웃음거리만 되면서 비참한 임기를 보낼 게 너무나 뻔합니다. 그러니 이명박에게는 독도보다 여의도가 훨씬 크게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습니다.

저렇게 정부에서 여의도 영유권을 차지하려고 난리를 치고, 그 작업이 하나하나 착착 진행되고 있으니 정말로 멀지 않은 시기에 정권과 시민들 사이에 영유권 분쟁이 크게 한 번 터질 것 같습니다. 아마도 어청수 청장이 장군으로 나서서 전투경찰 데리고 정말 '전투' 한 번 피터지게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사이에 독도는? 글쎄요 뭐... 지금 정부가 '그깟 섬쪼가리'에 관심 둘 정신이 있겠어요? 한승수 총리처럼 독도에 마실 나가서 인증샷이나 찍으면 된다는 마인드죠.
Posted by M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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