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깜빡 들었다가 깨어 보니 태백역입니다. 헉헉거리면서 부지런히 오르막길을 타고 온 열차가 이제 고개 위에 올라온 거죠. 이제는 아래로 쭈욱~ 동해 바다를 향해서 내려가야 합니다.
사실 태백은 몇 차례 와본 적이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도 자동차 경기장이 있기 때문에 몇 차례 경기 참가하느라고 온 적이 있지요. 뭐랄까, 옛날에 탄광이 번성하던 때에는 꽤 큰 도시였다고 하는데, 지금 모습은 힘이 쭉 빠져 버린, 바람빠진 풍선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지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소고기. 무슨 참숯 같은 것도 아니고 그냥 연탄불에다가 별 소스도 없이 달랑 기름장 뿐입니다만... 정말 서울에서는 도저히 먹어 보지 못할 느낌이었습니다. 소고기가 꼭 불판 위에서 팔딱팔딱 뛰는 느낌이랄까요?
이제 강릉까지는 두 시간 남았고, 아마 한 시간 반쯤 뒤에, 묵호역을 지나면 차창 가득하게 새벽 어슴푸레한 바다가 들어찰 겁니다. 조금 있으면 나뭇잎이 떨어지듯이 왼쪽 오른쪽 지그재그로 열차가 내려가는, 그 뭣이냐... 스위치백 구간도 나오겠네요. 아마 얼마 있으면 그런 스위치백도 없어질 겁니다. 아예 터널을 뚫고 있는 중이니. 혹시 언젠가, 다음 번에 다시 열차를 타고 바다를 보러 올 때는 좀 빨라지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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