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외교가 그야말로 망신살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2003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일 결과를 놓고 한나라당에서는 이런 말을 했죠.
한나라당 이상배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대통령의 이번 방일 외교는 한국 외교사의 치욕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고 '등신외교'의 표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렇게 기세등등했던 한나라당이 이번에는 뭐라고 그럴까 참 궁금합니다. 당시 한나라당이 '등신외교'라고 막말을 했던 건 아무런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었는데, 이번에는 성과가 아주 듬뿍 나왔기 때문입니다. ARF에서는 의장성명에서 10.4 문제와 금강산 문제가 한꺼번에 빠진 사실이 들통나서 제대로 망신을 당하는 판이고, 미국에서는 지명위원회에서 독도가 '한국령'에서 '분쟁지역'으로 전락했는데 주미 대사관이 이를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혁혁한 성과를 거둔 한국 외교는 등신 망신 다 합쳐도 모자랄 판입니다.
그래서 이제 문책론이 슬슬 나오고 있습니다. ARF를 진두지휘했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독도 문제를 제대로 관리 못한 주미대사에 대한 경질론이 터져 나오고 있고, 여당에서까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는 문제 제기가 나오는 판입니다. 아무래도 이명박 정부가 뭔가 조치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아마 외교 라인 경질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 대상은?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의 인사 스타일로 보았을 때 아마도 외교통상부 차관, 그리고 주미국 한국 대사관의 정무공사가 물갈이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경제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물어서 총 책임자인 강만수 장관이 아니라 최중경 차관을 '대리 경질'했고, 촛불시위 폭력진압 문제가 시끌시끌하니까 어청수 경찰청장은 놔두고 슬그머니 한진희 서울경찰청장만 바꿨습니다. '사람 바꾼다고 문제가 해결되느냐'는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로 볼 때, 게다가 장관 세 명 바꾼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장관을 바꿔? 라는 투정이 나올 게 뻔하기 때문에 이번 파문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실무자들이 또 한번 덤터기를 쓰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몸통은 닭인데 깃털만 제비 깃털로 바꿔 붙인다고 그게 하늘을 날겠냐고요... 에이 닭머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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