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 <뉴스메이커> 커버 스토리를 보니까, 참 이런 얘기도 커버 스토리가 될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하기야, 의사 집안에서 의사가 나오는 경우도 많고, 교수 집안에서 교수가 나오는 경우도 많고, 그런 '환경'이란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만, 천재끼리 결혼하면 슈퍼 천재가 나올까? 그렇게 천재가 우생학으로 결정된다면 결국 천재를 대물림하기 위한 '그들만의 리그'가 만들어지겠죠.




그런데, 이른바 천재 집안에서 남매들이 다 천재인데 혼자만 아니라면? 이 사람이야말로 무척 불행해집니다. 제가 알던 후배도 부모님이 서울대 교수 부부였지요. 그래서인지 그 집 4남매가 다들 똑똑해서 위로 형과 누나는 서울대에 입학했습니다. 그런데 이 후배 녀석만 서울대를 못 들어가고, 남들은 그래도 못 들어가서 안달인 중상위권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재수를 한 번 했는데도 결국 서울대는 못 들어가고 '중상위권' 대학에 눌러 앉은 거죠.

그런데, 몇 년도인지는 가물가물하지만 대입시험이 끝나고 나서 다음날 신문 헤드라인에 '최초로 만점 나왔다'라는 문구가 줄줄이 박혔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예쁘장한 여학생이 전화받는 사진이 그 아래에 실려 있고요(왜 수석 합격자들 사진은 늘 전화 받는 포즈인지 궁금합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대단하네, 생각하고 동아리 게시판에 들어갔더니, 그 후배가 이렇게 썼더군요.

"젠장 우리 집안에 외계인까지 있을 줄 몰랐다..."

그 후배에게 하나 있던 여동생이 바로 그 만점 주인공이었던 겁니다.

어쨌거나, 이렇게 천재 집안에서 혼자만 천재가 아닐 때, 그 컴플렉스나 스트레스는 무척 심한 것 같습니다. 그 친구도 보통 집안이라면 그 정도면 나쁠 게 없었던 대학교지만 자기 혼자만 서울대를 못 갔다는 것에 상당히 컴플렉스가 많아 보였고 주눅 들어 보였으니까요. 사람의 능력이 다 똑같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후배는 나름대로 또 다른 영역에서 재능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집안에서 '나만 천재가 아니다'는 것에서 오는 컴플렉스를 극복하기란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또 집안에서도, 아무리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이 있다고 해도 왠지 집안의 흠집처럼 느껴지는 '평범한' 자식에게는 애정이 덜 가는 것도 현실이죠. 특히나 야단맞을 때 비교 당하곤 하면 뭐... 어쨌거나 사회에 와서도 이런 경우를 두세 번 더 봤는데, 확실히 천재들의 틈바구니에서 천재가 아닌 자녀는 스트레스나 컴플렉스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참, 그게 자기 잘못은 아닐 텐데.

김택진 윤송이 커플이 자녀를 몇 명이나 둘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렇게 잡지의 커버 스토리로까지 나올 정도로 슈퍼 천재를 은근히 기대하는 사회적 분위기나 주위 기대가 참 부담스럽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아이를 임신하고 낳는 것은 그야말로 자연의 뜻이지 어떤 아이가 나올 지에 대해서 이 부부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왠지, 저 커플에게서 평범한 아이가 나온다면, 아니 어지간한 천재로는 부족하고 서울대 수석 입학 졸업하고 미국 아이비 리그에 거의 발로 시험 쳐서 들어갈 정도로 뛰어난 아이가 나오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에이 뭐야...' 하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모보다는 특히 아이에게 그런 기대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무척 심할 거라는 걱정도 드네요.

그나저나, 천재와 천재가 결혼해서 태어나는 아이는 슈퍼 천재가 될 것이다? 그럼 남편 아이큐 200 잡고, 부인 아이큐는 조금 높여서 230 잡으면, 둘이 합쳐서 이런 분이...?




뭐... 너무 천재 천재 하지 말자고요...
Posted by M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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