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촛불정국이 조금은 잠잠해진 듯한 상황에서 지난 번 지자체 보궐 선거에 이어서 민심의 흐름을 판단할 수 있는 선거이기 때문에 보수와 진보 양쪽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선거운동에 적극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이제는 색깔 공세까지도 대놓고 벌어지면서 국회의원선거 저리가라 할 정도로 정치적인 싸움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많은 학생을 거느리고 있는 서울의 교육 정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선거입니다. 또한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 '자율'과 '경쟁'을 내세워서 교육 정책에 대대적으로 손을 대려는 판인 만큼,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이명박 정권의 교육 정책이 과연 순풍을 탈 지, 역풍을 맞게 될 지를 가늠케 하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중요한 선거입니다.
그런데, 이런 선거운동 과정을 보면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학생들의 목소리는 어디에 있는가?"입니다. 촛불집회의 근원이 되었던 학생들이 들고 나왔던 구호는 "밥 좀 먹자, 잠 좀 자자"였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미국산 쇠고기 문제만이 아니라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이명박식 무한경쟁 교육 정책에 대한 반발이기도 했습니다. 어떤 교육정책이 들어서든,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청소년들입니다. 생각해 보면 조금 이상한 선거인데, 사실 누굴 찍느냐에 따라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사람들은 정작 투표권이 없는 게 교육감 선거입니다.
물론 학부모들로서도 사교육비 문제나 내 아이의 앞날과 같은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교육감 선거가 남의 얘기일 수만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교육의 당사자인 학생들보다는 덜 절박할 수도 있으며, 이해관계가 정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학생들은 학원 영업을 24시간 허용하는 것에 대해서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반대하지만 부모는 '내 아이를 조금이라도 경쟁에서 앞서가게 하기 위해서' 찬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도, 토론에서도, 청소년들은 소외되어 있는 것이 지금 상황입니다. 언론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번 교육감 선거와 후보들이 내세우고 있는 교육정책을 청소년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언론들은 썩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아 보입니다. 제가 구독하는 <한겨레신문>이나 <경향신문>과 같은 신문들은 이런 면에서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가장 많이 전달할 만한데도 그런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촛불집회에서 보여준 청소년들의 모습을 본다면, 충분히 그들도 이번 선거와 교육정책에 대해서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칠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아이들을 위해'라는 얘기를 하는 글은 많지만 정작 그 위한다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청소년들에게 교육감 투표권을 주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도 있고, 또다른 문제점을 야기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교육감 선거에서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유권자들이 이들의 목소리를 투표에서 고려할 수 있는 기회 정도는 주어지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 고려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토론회에서 청소년 패널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서 후보들에게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던가, 청소년을 상대로 후보와 정책에 대한 여론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는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언론들도 교육감 후보와 교육정책에 대해서 청소년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좀더 적극 알릴 필요도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앞날을 결정하는 교육감 선거가 어른들만의 리그가 된다면, 결국 어른들의 생각과 어른들의 이해관계로 교육정책이 결정될 것이고, 선거에서 잘못된 선택을 할 경우에 가장 큰 피해자는 선거에서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청소년들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선거는 이미 투표일이 거의 다 되어서 늦었다고 하더라도 다음에는 청소년 학생들의 목소리가 좀더 선거에 많이 반영될 수 있는 방법들이 모색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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