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법원이 '법 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하다'라는 사법정의를 우뚝 세웠습니다. 오늘 법원은 시위 참가 도중 전경버스 방어판을 훼손한 윤 모씨에게 다음과 같은 판결을 내렸습니다.

시위 참가자 윤 모씨의 혐의 : 윤씨는 지난 8일 오전 1시께 서울 세종로에서 다른 시위자 9명과 함께 차벽용 경찰버스 위에 올라가 방어판 5개를 떼어내 훼손하는 등 5월30일부터 8일까지 일몰 이후 집회에 참석해 교통을 방해하고 공용물을 손상함.

판결 : 징역 8월(집행유예 2년) + 벌금 30만 원 + 사회봉사 160시간

이로써 법원은 재벌과 시위대가 법 앞에서는 죄에 관계 없이 형량만큼은 평등함을 보여 주었습니다. 잘 와닿지 않으시나요? 요 근래 들어서 재벌 총수들이 저지른 사건 사고들에 대한 판결을 보시면 우리 사법부가 얼마나 평등한지, 찐~하게 느끼실 수 있습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혐의 : 2007년 3월 8일 자신의 차남과 몸싸움을 벌인 유흥주점 S클럽 종업원 찾아가 이들 7명을 청계산 인근 공사장으로 데려가 감금한 뒤 쇠파이프 등으로 때려 상해를 입히고, S클럽으로 찾아가 다른 종업원 2명을 폭행함.

판결 : 징역 1년 6월(집행유예 3년) + 사회봉사 200시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혐의 : 2001년 4월부터 2006년 3월까지 비자금 1153억 원을 조성한 뒤 계열사 자금 798억 원을 횡령했으며 부실계열사 지원을 위해 현대자동차 계열사를 유상증자에 참여토록 해 계열사에 1670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힘.

판결 : 징역 3년(집행유예 5년) + 사회봉사 300시간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혐의 : 차명주식 거래로 양도소득세 456억 원 포탈. (무죄 받은 부분은 빼 주자고요. 그럼 세금 456억 원 떼먹은 건 작은 죄인가요?)

판결 : 징역 3년(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 원

이거 뭐... 대단하지 않습니까? 판결 내용을 보면 어쨌거나 일단 풀려나게 되는 집행유예에다 보너스로 사회봉사 또는 벌금이니까 거의 도찐개찐 평등합니다. 그리고 초범인 것으로 보이는 시위대 윤 모씨와는 달리 재벌 회장님들은 대부분 뇌물이나 불법 정치자금, 분식회계, 비자금과 같은 문제로 전과가 몇 개씩은 있는 상습범들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법원은 재벌총수와 보통 사람을 가리지 않고 만인에게 평등한 양으로 판결을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평등이 죄나 전과에 상관 없이 똑같은 양으로 판결하는 그런 뜻인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그동안 평등에 대해서 개념이 잘못 되어 있었나 봅니다.

법원에서 항상 재벌총수들 판결에서 하는 말이 국가에 봉사, 경제 발전에 기여... 뭐 이런 겁니다. 하지만 재벌이든 보통 사람이든 맡은 바 자기 일 열심히 하고 살았으면 국가에 봉사하고 경제 발전에 기여한 겁니다. 밤에 촛불 들고 거리에 나서는 사람들, 다들 낮에는 자기 자리에서 할 일 하고 오는 사람들입니다. '주경야독'이 아니라 '주경야초'인 셈입니다. 만인에게 평등하신 법원의 판결을 보고 있자면 평범한 사람이 그동안 이 사회에 기여해 온 바를 법원에서 얼마나 하찮게 보는지 새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나저나 앞으로 촛불시위 때문에 재판을 받게 될 분들이 많을 줄로 압니다. 아마 지금 조계사에 계신 분들도 언젠가는 저 정의로운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되겠죠. 그 때, 촛불시위를 주도했다는 혐의로 그 분들이 재판을 받으러 나가실 때 우리 네티즌들이 십시일반 모금해서 이거 하나씩 선물로 사 드리면 어떻겠습니까?




또 압니까? 우리도 회장님들처럼 휠체어 타고 법정 나가면 형량 확 깎아줄 지. 재벌 회장님만 법원에 휠체어 타고 나가란 법 있습니까? 앞으로 재판 받으러 나갈 촛불 시위 참가자들에게 휠체어 하나씩 사드립시다. 참! 자매품으로 환자복에 마스크도 하나씩 사서 법정 출두를 위한 휠체어 3종 세트로 선물해 드리면 효과가 더 좋을 것 같네요.




우리도 평등하게 휠체어 타고 재판정에 나가 봅시다!
Posted by MP4/13

BLOG main image
Drive with your sense. by MP4/13
Add to Technorati Favorites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202)
광속질주 (205)
취생몽사 (160)
주지육림 (3)
독서삼매 (10)
음담패설 (28)
전광석화 (146)
우매상자 (66)
포장후면 (20)
악마사전 (6)
팔도유람 (20)
혹세무민 (508)
일상포착 (30)
Total : 3,916,074
Today : 563 Yesterday : 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