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종상 영화제 개막식이, 참석하기로 예정됐던 배우들이 펑크를 내면서 썰렁해졌나봅니다.

이날 레드카펫을 밟은 배우는 이대근, 김영옥, 류덕환, 아역배우 신의재 정도다. ‘올드미스 다이어리’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예지원은 참석한다고 전해졌으나 아예 보이지 않았다. 변희봉, 천호진 등도 나타나지 않았다.

영화제 사무국 관계자는 “오후 5~6시까지만 해도 참석이 확정됐었다”며 “개막식 시작 직전에 불참을 통보해왔다”고 답답해했다.

그러고 보니까, 재작년인가요? 한 영화제 시상식 때가 생각이 나네요. 그때, 시상식 뒤 리셉션을 인터넷 중계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30분도 안 돼서 모두들 빠져나가버리는 겁니다. 배우고 감독이고, 그냥 인사말 끝나니까 하나 둘 가버리더군요. 원래 중계방송이 90분이 예정돼 있었는데, 30분도 안 돼서 파토가 나게 생긴 거죠. 그야말로 MC 두 명이서 열나게 잡담으로 60분 때운 꼴이 됐습니다.
 
글쎄요, 그 리셉션장에 오래 있으면 아마 할일 없는 배우처럼 보였나보죠? 다들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금방 빠져나가버렸습니다. 미국의 아카데미상 시상식도 끝나면 파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배우들보다 열배 백배 개런티 받는 배우들이 새벽까지 신나게 놀고 마시고, 정말 떠들썩한 파티라죠.

아마도 그때 영화제 끝나고 휭 하니 빠져나간 배우들은, 끼리끼리 모여서 어디선가 한잔씩 하고 있었겠죠. 영화계의 끼리끼리 문화, 약속 파토내는 거 우습게 아는 버릇. 가만 보면, 약속 시간 제대로 지키면 마치 안 바쁘고 할일 없는 사람으로 비쳐질까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

대종상이면 그래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 영화상의 첫손가락인데, 이렇게 영화인들한테도 우스운 대접을 받고 있으니. 참 씁쓸합니다. 요즘 한국 영화가 외국에서 상 좀 타고 하니까, 한국 영화상은 우스운가봐요. 맨날 우리 영화가 헐리우드에 밀리네 어쩌네 우는 소리 하면 뭐하겠습니까. 알고 보면 우리 영화계도 우리 것을 업신여기는데.

Posted by M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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