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더 도망갈 곳이 없다는 막다른 코너에 몰리면 어차피 질 싸움인 것을 알면서도 최후의 발악을 하게 마련입니다. 어차피 고양이한테 잡아 먹힐 거, 그냥 잡아 먹히느니 고양이라도 한 번 물어보자는 오기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거의 이성을 잃고 광기로 치닫는 이명박 정권의 폭력성을 바라보면서 자꾸 떠오르는 속담이 바로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입니다.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이명박 정권이 '혹시 저들을 때리고 짓밟으면 공포에 질려서 촛불이 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쥐가 고양이를 물듯이 시민들을 잡아 족치는 지금의 풍경을 보면서, 이명박이 국민들에 대해서 느끼는 절망이 읽힙니다.
아마도 이명박은 청와대에 앉아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왜? 도대체 촛불이 꺼지지 않는가? 추가협상 해서 나름대로 괜찮은 성과도 거두고, 취임 석 달 만에 청와대 수석도 싹 갈아치우고, 두 번이나 머리 조아리면서 사과도 했는데, 왜 도대체 촛불이 꺼지지 않는가? 좀 꺼져가는 줄 알았더니 왜 다시 타오르는가?" 이건 이명박에게는 절망적인 상황입니다. 이런 절망 속에서 조금이나마 올라간 지지율, 그리고 촛불시위 자제해야 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니까 조중동은 기다렸다는 듯이 법질서 타령을 하면서 국민들을 짓밟으라고, 이명박에게 동아줄을 내려 보냈습니다. 지금 이명박은 그 동아줄을 붙들고 대롱대롱 매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은 알까요? 그 동아줄이 사실은 곧 끊어질 썩은 동아줄임을? 자신이 썩은 동아줄을 붙들고 바닥으로 추락할 것임을?
어제 또다시 세종로 일대를 가득 뒤덮은 10만 단위의 촛불을 보면서 느꼈을 이명박의 절망감, 그것이 쥐가 고양이를 물듯이 국민들을 이겨 보겠다는 극악한 폭력진압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절망감이 더 커질 수록, 자포자기한 폭력은 더더욱 극악한 모습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지금 경찰의 폭력은 그야말로 '더 이상은 국민의 마음을 잡을 카드가 없다'는 절망의 폭력인 것입니다. 이제 이명박에게 뭐가 남았습니까? 달랑 재협상 하나 남았습니다. 그리고 재협상은 결국 '항복선언'입니다.
하지만 결국, '이렇게 국민들을 때려잡아도 안 되는구나'란 것을 깨닫는다면 다시 한번 이명박이 국민들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겠죠. 온갖 감성으로 잔뜩 처바른 이른바 '사과'을 하면서 소통이니, 반성이니 하는 말들을 내뱉을 것입니다. 그리고 장관 몇 명 바꾸면서 진정성을 보이려 할 것입니다. 늑대가 밀가루 바른 발을 문틈으로 양들에게 내밀듯이...
하지만 그때엔 지난 번처럼 속지 말아야 합니다. <아큐정전>을 지은 루신은 "물에 빠진 개는 두들겨 패라"고 했습니다. 지난 번 감성으로 가득한 이명박의 사과문에 마음이 좀 움직여서, '이제는 좀 지켜 봐 줄까?' 하고 여론이 조금 물러서자마자 이명박은 견(犬)찰청장 어청수를 앞세워서 날카로운 이빨 번득이면서 달려들고 있습니다. 잠깐 엎드려서 사과하는 척, 국민들과 소통하는 척을 했던 '물에 빠진 개'를 두들겨 패지 않은 결과를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촛불이 다시금 크게 타오르고, 폭력진압으로 촛불을 끌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할 때, 이명박은 아마도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국민들 앞에서 고개를 숙일 것입니다. 그 때, 우리는 다시 한번 '물에 빠진 개는 두들겨 패라'는 그 말을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자잘한 꼼수 따위에 넘어가지 않고 국민들에게 '재협상'이라는 백기를 들 때까지 우리는 계속 촛불을 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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