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서 국제자동차연맹(FIA)에서 F1으로부터 돈을 잔뜩 울궈내려고 하는 듯합니다. 올해부터 F1 드라이버들이 반드시 받아야 하는 면허증인 수퍼라이센스 비용을 대폭 올린 데 이어서 이번에는 내년부터 F1 팀들이 경기 때마다 내는 참가비를 대폭 올릴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FIA가 autosport.com에 보낸 세계 모터 스포츠 평의회 회의 의제에 따르면 FIA는 다음과 같이 참가비 대폭 인상 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 레이스 관제실에서 차량들에게 트랙 위 차량의 장소와 유효한 신호등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내주는 안내와 위치 시스템(F1MS로 알려진). 이에 대한 전체 비용은 1,026,000 유로.
- 깃발 신호를 보충하기 위하여 트랙을 둘러서 라이트 패널 사용이 늘어남 - 단지 드라이버들에게 더 좋은 시야를 제공하는 것만이 아니라 레이스 관제실에게도 언제 신호가 나갔는지에 대한 더 정확한 기록을 제공하기 위함. 이에 대한 전체 비용은 1,232,000 유로.
- 충돌이 일어났을 경우 차량의 변수들을 모니터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하여 차량에 설치된 감시 데이터 기록(SDR). 이는 지난 6년 동안 쓰여 왔으며, 전에는 공급자에게 팀들이 직접 비용을 지불했지만, 이제는 FIA를 통해서 직접 지불될 것임. 이에 대한 비용은 130,900 유로.
- 레이스 관제실이나 심사위원들로부터 나오는 문서의 종이 사본에 대한 필요를 대체하는 완전한 보안 메시징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피트 레인과 개러지 네트워크. 팀들과 모든 FIA 교신은 이 네트워크를 통해서 이루어지며 팀들은 이를 수신했음을 통지해야 하는데, 이는 지난 해에 페라리가 웨트 타이어 사용에 대한 자세한 내용에 들어 있는 이메일을 받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한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함. 이 네트워크는 F1MS 정보, 날씨 정보, 그리고 SDR과 표준 ECU에서 나오는 차량 정보를 전송함. 이에 대한 비용은 각 팀마다 70,400 유로.
- 날씨 예보. 날씨 정보를 팀에게 제공하기 위하여 FIA가 해마다 485,000 유로를 지불함.
- 피트 월 인터콤 시스템. 이 인터콤 시스템은 팀들이 지난 6년 동안 레이스 관제실과 직접 얘기하기 위하여 써 왔으며 780,000 유로 비용이 들어감. 이 비용은 팀들이 나눠 내며, FIA 또한 똑같은 비율로 지불할 것임.
- 10 팀 참가를 기준으로 안전과 물류에 대한 각종 비용은 한 해에 각 팀마다 428,700 유로 비용이 들어감.
사실 이 문제는 콩코드 협정과도 연관되어 있습니다. 콩코드 협정이란 포뮬러 1에 대한 수입 배분, 참가 자격, 운영 원칙과 같은 큰 틀에 대하여 국제자동차연맹과 F1 상업권 보유자인 버니 에클레스톤, 그리고 참가 팀들과 엔진을 공급하는 자동차 회사를 비롯한 관련 당사자들이 맺은 협정입니다. 지금 F1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콩코드 협정은 1997년에 맺은 것인데 이미 2007년을 끝으로 만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새 콩코드 협정이 합의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일단은 기존 협정으로 끌고 가고 있는 형편입니다.
새 콩코드 협정이 난항을 겪고 있는 이유는 다른 팀이나 회사로부터 새시를 사서 참가하는, 이른바 커스토머 카 문제와 기술 제원을 비롯한 문제들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수입 배분입니다. F1에서는 입장 수입과 중계권료, 개최국 프로모터로부터 받는 개최비를 비롯한 막대한 수입이 생기는데 팀들은 이 수입 가운데서 버니 에클레스톤이 가져 가는 몫이 너무 많다고 불만을 터뜨려 왔습니다. 그래서 한때 자동차 회사들을 중심으로 GPWC라는 별도 시리즈를 만들겠다는 위협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새 콩코드 협약에서 팀들이 가져가는 몫이 더 많아질 것은 확실한데 그 폭이 얼마인가를 놓고 밀고 당기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F1을 주최하는 프로모터인 포뮬러 1 매니지먼트(FOM)의 최대 주주가 CVC 캐피털이라는 투자 회사가 되었기 때문에 돈 문제는 더욱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입니다. FIA는 일단 팀에게 돌아가는 몫을 대폭 올리지 않으면 협정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FIA에서 팀 참가비를 대폭 올리게 되면 표면으로는 팀에게 부담이 될 것 같지만 오히려 FOM이나 CVC 캐피털을 더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팀에게 반드시 손해라고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또는 버니 에클레스톤에게 위에서 FIA가 제시한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대신 내라고 압력을 넣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FIA 회장 맥스 모슬리의 성추문을 둘러싸고 40년 친구 사이였던 맥스와 버니 에클레스톤의 사이가 급속히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고, 버니나 팀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아예 에클레스톤 주도로 별도 시리즈를 만들 지도 모른다는 소문까지 도는 상황이라 FIA에서 무리하게 밀어붙이기 식으로 나아간다면 자칫 시한폭탄과도 같은 상황에 스위치를 누르는 꼴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하튼 요즘 포뮬러 1의 앞날을 둘러싸고 있는 두 거물의 샅바싸움에서 누가 이길지 지켜 보는 것도 F1을 보는 또다른 재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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