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명박 정부의 모습을 보면 딱 '숫자놀이'입니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해서 대통령으로 만들어 줬더니 모든 것을 숫자에만 집착해서 숫자에 아둥바둥하다가 망하고 있는 꼴입니다. 그야말로 초등학생 수준, 아니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사교육으로 숫자놀이는 할 만큼 하고 입학하니까 초등학생만도 못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집착하고 있는 숫자들을 보면 이명박 정부의 모습이 보입니다.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가 집착하고 있는 숫자는 네 가지, 7, 500, 30, 그리고 21입니다.


1. 7

이명박 정부가 줄기차게 떠들어 온 747 공약, 그 중에서도 핵심은 7% 성장입니다. 애초부터 국제 경제 상황을 봤을 때 턱도 없는 소리라는 지적이 안팎에서 이구동성으로 나왔지만 이명박 정부는 이 말을 무시하면서 성장제일주의자인 강만수 장관을 중심으로 경제 정책을 이끌어 왔습니다. 그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게 '고환율 정책'이죠. 환율이 높으면 수출에서는 덕을 봅니다. 대기업은 엄청난 이득을 본 셈이죠. 하지만 그 덕택에 기름값을 필두로 물가는 치솟아 오르고 서민 경제는 그야말로 파탄날 지경입니다. 7% 성장률에 무리하게 집착한 덕택입니다.

뒤늦게 이명박 정부는 경제 기조를 성장에서 물가 안정으로 바꾸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강만수 경제팀은 바꿀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문제가 있다고 장관을 바꾸면 한 달에 한 번은 바꿔야 할 것"이라고 변명합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문제 정도가 아니라 정책 기조를 바꾸는 문제입니다. <소림축구>를 찍겠다고 주성치를 주연으로 캐스팅했다가(사실은 주성치가 직접 제작했지만), 코미디 영화 흥행 안 된다면서 주성치를 그대로 주연으로 놓고 <색,계>를 찍으면 영화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양조위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지만 주성치는 한 장르의 거장입니다. '장르'가 바뀌었으면 주연 배우도 바꿔야 하는 법입니다. 김영삼 정권 시절 이미 외환 위기에 한 몫 했던 강만수 장관은 올 라운드 플레이어가 아닙니다. 성장에만 꽂히다가 외환 문제를 엉망으로 만드는 데에나 거장이라 할 수 있는 강만수 장관을 그대로 둔다는 것은 결국 이명박 정부가 여전히 7이란 숫자에 미련을 못 버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2. 500

이명박 정부가 그동안 공기업 사유화, 대운하를 비롯한 정책을 밀어붙이려고 할 때 단골로 써먹던 숫자가 바로 500입니다. 2등과 500만 표 차이로 당선된 압도적 지지를 받은 정권이니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은 다 국민 다수가 원하는 것이라고 떠들면서 밀어 붙였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500만표 차이라는 숫자에만 매몰되어 있었지 그 500만 표가 이명박 정부 정책을 지지해서가 아니라는 사실은 깨닫지 못했습니다. 결국 500이라는 숫자만 믿고 "국민들이 지지했기 때문에 대운하를 한다"는 식으로 대운하와 사유화 정책을 밀어 붙이다가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치고 지지율을 홀라당 까먹었습니다. 그렇게 졸속으로 쇠고기 협상을 타결시킨 것도, 결국 500이란 숫자만 믿고 이래도 저래도 우릴 지지해 줄 거라고 착각한 덕분입니다.

500이란 숫자만 믿다가 제대로 코가 납작해졌지만 여전히 이명박 정부는 방송 때문에 이렇게 된 거고, 방송만 우리 것으로 만들면 된다는 식으로 공상을 하고 있습니다. 방송국 사장으로 자기 측근들을 앉히고, 자신들을 비판했던 방송과 프로그램에는 고소와 협박을 늘어 놓고 있습니다. 여전히 500만 표 차이로 자신을 지지했던 국민들이 방송만 뒤집어 놓으면 다시 자기 편이 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3. 30

이명박 정부가 추가협상이니, 뭐니 하면서 계속 꼼수를 부리면서 집착하고 있는 숫자는 30입니다. 30개월 이상 쇠고기만 막으면 문제가 끝날 것처럼 떠들면서 추가 협상에서도 이 문제에만 집착했습니다. 지금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추가 협상 결과를 90점 짜리라고 자화자찬하면서 이제 촛불을 끄라고 호통을 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축구 경기에서 5-0으로 지던 팀이 4-1로 져 놓고서 한 골 넣었으니까 우리는 최강 팀이다! 라고 자화자찬하는 꼴입니다.

아시다시피 협상 결과라는 것도 예전의 수출증명보다도 못한 수준인 데다가 SRM 수입을 막았다고는 하지만 거의 먹지 않는 부분들이고 여전히 내장을 비롯한 위험 물질은 수입이 됩니다. 거기에 대해서 이것도 모호한 시한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30이라는 숫자에만 집착하고 혼자서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이 한심한 자뻑을 어째야 좋나요?


4. 21

요즘 이명박 정부가 집착하고 있는 숫자는 21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다시 한번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고, 청와대 비서실을 전면 개편한 뒤에 20% 아래로 쑥 떨어졌던 지지율이 조금 올라서 21%를 기록했습니다. 그랬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이명박 정부는 고시 강행, 촛불 시위 엄단, 조중동 불매운동 네티즌 수사와 같은 칼을 꺼내들고 있습니다. 지지율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79%가 '잘 못하고 있다'고 대답을 했는데도 말입니다.

지지율 21%를 발표했던 CBS-리얼미터 여론조사가 그 전에 내놓았던 결과가 19%입니다. 겨우 2% 올랐다고 국민들이 자기 편으로 돌아선 것인 양 칼춤을 추는 유치한 이명박 정부의 행태를 보고 있자니, 한숨만 나올 따름입니다. 촛불이 꺼지지 않게 기름을 뿌리는 건 언제나 이명박 정부이니까요. 기름값도 비싸다는데 뭔 기름을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끼얹는지 모르겠네요.


지금도 이명박 정부는 매일매일 촛불집회 숫자가 얼마나 되나, 이것만 보면서 좀 줄어든다 싶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망나니 칼춤을 추고 있습니다. 이미 국민들은 지난 주말에 시청광장을 가득 채움으로써, 뻘짓하면 언제든지 촛불이 다시 타오른다는 사실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숫자가 아니라 숫자 뒤에 숨어 있는 뜻을 읽어야 합니다. 언제까지 숫자에 춤을 추고, 숫자에 집착하면서 우왕좌왕할 겁니까? 숫자놀이는 유치원에 가서 할 일이지 청와대에 앉아서 할 일이 아닙니다.
Posted by M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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