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7일과 18일에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는 CJ 슈퍼레이스 두 번째 경기가 열렸습니다. 이번 경기는 일요일날 하루 종일 쏟아진 비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환경 속에서 치러졌습니다.

올해 국내 모터스포츠의 상황은 썩 좋지가 못합니다. 레이싱 팀 캠프의 불법 정비 논란 때문에 경기 운영이나 팀 운영에도 여러 가지로 지장이 많은 데다가 주최측과 일부 팀 사이 트러블로 이번 경기에서는 GT 클래스에 참여한 차량이 달랑 한 대 뿐이었습니다.




역시 토요일 아침부터 류시원 선수를 보러 온 일본 아줌마 팬들이 일찌감치 진을 치고 있습니다. 참 대단한 열정들입니다. 이렇게 류시원 선수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일본 팬들이 우루루 몰려다니는데 심지어는 류시원 선수가 화장실에 가면 화장실 앞에도 진을 칩니다. 그러다보니 아래 동영상과 같은 광경도 펼쳐집니다.




류시원 선수로서는 좀 난처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화장실 앞에까지 이렇게들 진을 치니... 팬들한테 눈길도 주지 않는 류시원 선수가 좀 매정하다 싶은 생각을 하실 분도 있겠지만 괜히 이런 상황에서 제스처라도 보였다가 아줌마들이 몰려들거나 하면 괜히 사고가 날 수도 있으니 이런 상황에서는 그냥 이러는 편이 낫습니다. 경기장 질서란 것도 있으니... 팬 서비스 해 줄 시간은 나중에 다 있습니다.




원래 이번 경기부터 투입되기로 한 슈퍼 6000 차량입니다. 브라질 스톡 카 레이스에서 쓰이고 있는 배기량 6000cc 차량을 수입해서 쓰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클래스에서는 어느 팀이든 차량은 같은 것이죠. 모양은 보통 차량과 비슷합니다만 프레임부터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가만 겉껍데기만 일반 차량처럼 씌우는 것인데 그래서 속은 같지만 겉은 얼마든지 다른 차량처럼 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NASCAR가 그런 식이죠.




올해 이 차량에 씌우는 겉껍데기는 모두 똑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수제 스포츠카를 만드는 어울림모터스의 스피라입니다. 물론 어울림모터스에서 스폰서도 하고, 팀을 구성해서 출전도 합니다. 아쉽게도 이번 경기에서는 아직 차량 셋업이 완전하게 끝나지 않아서 데뷔는 다음 경기로 미뤄졌습니다.






아마 다음 경기에서는 10대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류시원 선수도 이 클래스로 올라갈 예정인데 그밖에도 여성 드라이버로서 방송도 꽤 탔던 강윤수 선수도 참전할 예정입니다. 강윤수 선수의 아버지도 드라이버인데, 참 터프(?)해서 그동안 오피셜과도 많이 싸웠습니다. 그런 조금은 거친 아버지와 꽤 곱상한 딸이 영 매치가 안 됩니다. 바로 위에 있는 차량이 강윤수 선수가 소속된 CJ 레이싱 팀의 슈퍼 6000 차량입니다.





안쪽 모습입니다. 완전하게 레이싱을 위해 만들어진 차입니다. 스티어링 앞쪽으로 오일통이 보이는 것도 독특합니다. 이 녀석들은 브레이크와 스티어링 쪽으로 연결되어 있는 듯합니다. 한 가지 독특한 것은 기어 체인저 옆에 뭔가 레버가 하나 더 있는데 앞쪽과 뒷쪽 스태빌라이저를 조절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반 자동차라면 조수석이 있을 공간에는 이렇게 배터리와 소화기가 있습니다. 소화기는 자동 장치이기 때문에 불이 나거나 할 때 지정된 버튼만 누르면 엔진을 비롯해서 불이 나기 쉬운 곳에 소화제를 뿌려 줍니다.




일요일에는 비가 하루종일 뿌리면서 천둥 번개까지 쳤기 때문에 각 팀들은 젖은 트랙에서 쓸 웨트 타이어를 준비해야 합니다. 왼쪽이 마른 트랙에서 쓰는 슬릭 타이어, 오른쪽이 젖은 트랙에서 쓸 웨트 타이어입니다. 마른 날씨에서라면 트레드가 없는 슬릭 타이어가 가장 접지면이 넓어서 그립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겠지만 트랙이 젖어 있으면 배수가 되지 않아서 수막 현상 때문에 핑그르르 미끄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배수 트레드가 있는 웨트 타이어를 써야죠.





아침부터 비가 뿌리다 말다 하고 있습니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오후부터는 상당히 많이 올 거라고 하는데... 오늘 하루는 선수들이나 팀이나 오피셜들에게나 힘든 날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경기는 계속 해야지. 팀들도 기상 상황에 맞춰서 타이어를 바꿔 끼기 위해서 미리 준비를 해 둡니다.




이제 결승 레이스를 앞두고 차량들이 그리드이 정렬했습니다. 역시 류시원 선수 차량에는 일본 팬들이 잔뜩 몰려와 있습니다. 감히 비 따위가(가수 비 아닙니다) 우리를 막을 수 있겠느냐...




류시원 선수가 소속된 알-스타즈 팀의 개러지 기둥에 이렇게 종이학 다발이 걸려 있습니다. 아마도 일본 팬들이 접어서 보내 준 것 같은데 그만 비를 홀라당 맞아 버렸습니다. 좀 아깝네요.





빗속이라고 해서 경쟁이 없을 수는 없죠. 비록 속력은 느릴 수밖에 없지만 쫓고 쫓기는 치열한 경쟁은 물보라를 가르면서 이어졌습니다. 때로는 그립을 잃고 비틀거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전력 질주를 하는 선수들, 멋집니다.





관중석에 진을 친 일본 아줌마 팬들. 류시원 선수가 지나갈 때마다 막대 풍선을 두들기면서 열광합니다. 우승을 하건 꼴찌를 하건 그건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이 열심히 달리고 있다는 것, 그게 중요한 거죠. 언제쯤 일본이 아닌 한국팬들의 이런 열띤 응원으로 경기장이 가득할 수 있을 지...

빗속이지만 경기는 무사히 막을 내렸습니다. 비록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참가 대수가 작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든 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치열하고 박진감 있는 경기는 여전합니다. 여러 가지 꼬여 있는 문제가 풀려서 좀 더 많은 차량들이 트랙을 질주하는 모습을 다음 경기에서는 꼭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Posted by M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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