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식당에서 굴러다니던 동아일보를 보니, 큼직한 광고가 있더군요.
날짜를 보니 5월 18일입니다. 무슨 날인지 말 안 해도 아실 겁니다. 이제는 공식 명칭도 '광주 민주화운동'이 되고 대통령도 기념식에 참석하는 5월 18일입니다. 그런데 그 날 서울시청 광장을 차지하고 국민화합과 경제발전, 교회부흥을 위해서 기도하겠답니다. 그리고 북한 핵 폐기, 미안마와 중국 이재민을 위해서 기도를 하겠다는군요. 구색으로라도 5.18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멘트라도 넣을 생각은 하지를 않네요.
'국가안정과 경제부흥', 냄새 폴폴 나지 않습니까? 기도회 임원을 보니 조용기 목사를 비롯해서 잘 나가는 교회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기도회가 어떤 분위기인지는 이미 여러 차례 보아온 바가 있습니다. 요즘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다가 이명박 정권의 잇따른 삽질 때문에 '장로 대통령'이 위기 상황을 맞으니까 응원해 주기 위해서 나서는 모양입니다. 보나마나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좌파들의 책동 쯤으로 몰고 가면서 국가안정을 외치겠죠. 아예 이참에 기도회 대신에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라도 하시지 말입니다.
뭐, 보수주의자들이건 기독교인이건 표현의 자유도 있고 집회 시위의 자유도 있습니다. 그런데 민주화의 상징과도 같은 기념일인 꼭 5월 18일날 그 짓을 해야 되겠습니까? 그 날 시민들을 총칼로 짓밟았던 정권의 하수인들이 국보위 출신이신 한승수 국무총리를 비롯해서 이명박 정부에 줄줄이 깔려 있습니다. 그 때의 추억을 되살리고 싶은 건지 마치 공안정국이 부활한 듯 수업 중인 고등학생을 데리고 가서 조사를 하지 않나, 국민들의 분노를 불법이니 엄정대처니 하면서 협박을 늘어놓는, '민주화'와는 참으로 거리가 먼 이 정권을 옹호하기 위한 그놈의 특별기도회를 하필 왜 5월 18일에 하겠다는 건지, 참 분위기 파악 못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하지 말란다고 기도회 안 할 사람들도 아니니, 제발 부탁인데 그 자리에서 성조기 흔드는 뻘짓은 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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