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말합시다. F1에서 올해 루이스 해밀튼이 챔피언이 된다면 그건 F1 전체로 보면 재앙입니다. 제가 맥클라렌 단장 론 데니스라면 어떻게 해서든 해밀튼이 챔피언이 되는 건 막겠습니다. 왜냐고요? 그건 F1의 권위를 심각하게 상처내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안 그래도 요즘 F1을 보십쇼. 엔진은 2.4 리터가 됐고, 엔진 개발은 동결됐고, 앞으로도 F1 머신의 성능을 떨어뜨리기 위한 다양한 메뉴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F1이 GP2보다도 느려지는 거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는 판입니다. 그런데 해밀튼이 챔피언이 된다? 이건 해밀튼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F1을 우습게 만드는 일입니다.
이번 모나코 그랑프리에서 대놓고 실망감을 표현하고 기자회견에서는 아예 팀에게 의심을 품는 발언까지 하는 루이스 해밀튼. 이게 과연 좋은 모습인가 싶습니다. 이건 좀 아닙니다. 설령 마음 속으로는 의심을 했다손 치더라도, 정확하게 팀으로부터 해명을 듣지 않은 상태에서 덮어놓고 기자 회견에서 의혹 제기 하는 거, 전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나 론 데니스는 그런 행동을 아주 좋아하지 않는 타입입니다. 물론, 졌을 때 분개하는 마음은 당연한 파이터 기질입니다. 신인이건 아니건, 그렇게 승리를 위한 불같은 기질은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마음 속으로 그런 성질을 갖는 것과, 밖으로 그걸 표출시키는 문제는 다른 문제입니다. 아무튼 루이스의 그런 태도가 영국 언론을 자극했고, 결국 FIA에서 팀 오더 여부를 조사하는 단계까지 나아겠습니다. 이게 루이스가 원하는 그림이었던가요? 팀을 욕먹이게 해서 압박을 줌으로써 앞으로는 이런 상황이 안 생기도록 하는? 혹시 그렇다면 신인 치고는 너무 약은 것 아닌가요? 제2의 슈마허가 탄생하는 걸까요? 안 좋은 점까지도 배워버린.
뭐 설마 그럴 건 아닌 듯합니다. 그저, 어린 거죠. 자기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모나코에서 유독 방호벽을 치고 라스카세에서 급정거를 하는 식으로, 불안한 모습을 많이 보였던 것도 결국은 이런 마인드 컨트롤 부족인 듯 싶습니다. 실력은 분명 그 누구보다도 출중하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은 어린 거죠.
올해 루이스 해밀튼이 F1으로 올 것인가에 대해서 대부분 예상은 아마 오더라도 하위 팀으로 올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맥클라렌은 기본적으로 F1 경험이 없는 신인을 잘 태우려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예상을 깨고 그를 MP4-22에 태운 것만 해도 론 데니스로서는 대단한 도박이었습니다. 물론 그 도박은 성공을 거두었죠. 하지만, 루이스는 욕심 낼 처지는 아닙니다. 물론 그는 대단한 드라이버입니다. F1 역사를 송두리째 바꾸어 놓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드라이버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아직은 경험이 부족한 신인입니다. 영국 언론들은 그가 실수가 거의 없는 드라이빙을 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죠. 마지막 라스카세 코너에서 여러 차례 급정거를 했고, 방호벽을 여러 번 스치는 장면도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아무리 그에게 온갖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하더라도. 적어도 루이스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모나코에서만큼은 욕심을 부리지 않았어야 했습니다. 만약 그렇게 과격한 드라이빙을 했던 루이스가 모나코에서 알론소와 배틀을 했다면... 그 결과는 상상하고 싶지도 않네요. 거기다가, 론 데니스가 없었다면 그가 이렇게 빨리 F1에 데뷔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이번 한 경기에서, 팀에서 알론소와 배틀하지 말라고 한 걸 두고 그렇게 대놓고 팀에게 불만을 터뜨리는 건 아주 안 좋은 태도입니다. 심하게 말하면 대단히 거만한 태도입니다. 제가 아무리 루이스의 팬이라고 해도 이건 아닙니다.
수많은 언론의 띄우기 속에서 그가 너무 욕심을 부리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건, 지나친 욕심은 결국 자기 자신을 잡아 먹는다는 것입니다. 루이스는 지금은 착실하게 팀에서 자기가 할 일에 충실해야 할 때입니다. 첫 우승이 꼭 모나코일 필요는 없습니다. 올해 기회는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루이스가 언론에 휘둘리면서 너무 자만심에 빠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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