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보다 보면 "도대체 왜?"라는 생각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계속 반대율이 높아져만 가는 한반도 대운하가 그렇고, 최근 논란이 되는 건강보험 민영화가 그렇습니다. 특히나 민간보험사에게 민감한 개인정보인 국민들의 건강 정보를 통째로 넘겨주겠다는 발상에 와서는, 그리고 이미 거품이 잔뜩 끼어 있는 부동산에 대한 규제를 대부분 풀고 뉴타운 얘기를 퍼뜨리면서 벌써부터 부동산 시장을 요동치게 하고 있는 정책에 가서는 "도대체 왜?"라는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물음을 조금만 바꿔서 생각해 보면 의문은 생각보다 쉽게 풀립니다. "왜 이런 정책을 펴는 걸까?"란 물음을 "누구의 이익을 위해서 이런 정책을 펴는 걸까?"로 바꾼다면 쉽게 풀리는 문제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줄곧 'CEO형 대통령'을 표방해 왔습니다. 여기서 'CEO'란 말이 가진 다른 뜻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CEO란 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이는 사람입니다. 곧, CEO의 결정에 대해서 "왜 이런 결정을 내렸지?"라는 물음을 던지기보다는 "이 결정이 누구에게 이익이 되지?"라는 물음을 던져 보면 쉽게 풀립니다. 이명박을 CEO로 만들어 준 '주주'는 주로 부동산 부자들, 대기업들을 비롯해서 박정희 시대 때부터 뿌리 깊게 우리 사회를 지배해 오면서 많은 이익을 챙겨 온 기득권층입니다. 우리나라의 대기업을 보면 대부분 그 중심축은 건설과 금융 쪽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성장한 대기업이 대부분이고, 또한 비자금과 같은 각종 은밀한 돈줄의 원천도 주로 건설과 금융 쪽에서 나왔습니다. 곧, CEO 이명박의 정책이 자신들의 주주가 최대한 이익을 누릴 수 있는 방향으로 펼쳐지는 것은 당연한 얘기일 것입니다.

"왜 대운하를 하려는가?"라는 말을 "대운하를 하면 누구에게 이익이 돌아가는가?"라는 말로 바꿔 보면 답은 쉽게 나옵니다. 기업이란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때때로 비상식적인 일을 하기도 합니다. 몇몇 거대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환경을 파괴하듯이, 대운하 역시도 환경 파괴와 건설사가 보게 될 엄청난 이익을 맞바꾸는 셈입니다. 그리고 그 멍에는 후대 정권이 짊어지겠죠. 그런 식으로 당장의 이익을 미래의 멍에와 맞바꾸는 폭탄 돌리기식 성장을 했던 건 박정희 시대 때부터 내려온 오랜 '전통'입니다. 건강보험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에게 이익이 되는가?"를 짚어 본다면 손쉽게 보험사를 중심으로 한 금융권과 재벌급 병원이라는 점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주주'들의 이익 앞에서 국민들이 누려야 할 기본권인 건강권은 손쉽게 엿바꿔 먹을 수 있는 상품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부동산 정책 역시도 서민보다는 주주들의 이익에 충실한 방향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런 면으로 본다면 앞으로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지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 펼쳐질 정책도 재벌과 기득권층의 이익을 더욱 철저하게 추구하는 쪽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참여정부 역시도 정책들을 되짚어보면 결국 서민보다는 기득권층에게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갔지만,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의 기본권조차도 주주의 이익에 봉사할 수 있다면 어렵지 않게 시장에 내놓아서 팔려고 할 것입니다. 도덕성에 그렇게 많은 흠집을 가지고 있던 이명박이란 인물을 한 나라의 최고 권력자로 앉혀 준 기득권층이 무엇을 요구하겠습니까? 투자가 있으면 이익으로 돌아와야 하는 법입니다.

아마도 이명박 정부는 이렇게 얘기할 것입니다. 기업이 잘 되면 고용이 많아지고 서민들도 잘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이미 '사회 양극화'라는 문제는 이런 단순 논리가 틀렸다는 것을 오랫동안 보여 주었습니다. 기업이 잘 된다고 고용이 크게 늘어날까요? 삼성이 반도체 풍년으로 잘 나갈 때 고용이 크게 늘어났던가요? 고도화된 사회에서 생기는 고용 문제는 성장을 안 하기 때문이 아니라 '고용 없는 성장' 때문입니다. 세계화 시대에 기업은 더 싼 자원을 찾아서 해외로 눈을 돌리게 마련이고, 우리가 아무리 임금을 낮춰 봤자 제3세계의 헐값 노동력과는 절대 경쟁할 수 없습니다. 결국 사교육을 듬뿍 받고 영어몰입교육에 조기유학에, 엘리트 코스를 밟은 '고급 인력'들은 더 많은 돈을 받고, 실업 문제는 더 심각해지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기업이 잘 되면 당연히 서민들에게 그 돈이 팍팍 유입될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나 순진무구한 얘기입니다. 오히려 해외로 더 많이 쏟아져 나간다면 모를까... 주주들의 이익을 노골적으로 챙기기 위한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얄팍하게 포장하려는 꼼수일 뿐입니다.

어쨌든, 자신을 CEO로 만들어준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서 5년 동안 열심히 봉사할 이명박 정부의 정책들은 이제 '베타 버전' 수준입니다.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면 이제 '베타'라는 꼬리표를 떼고 본격적인 이익 챙겨주기 정책이 쏟아질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서민이 어떻게 될 지에 대한 문제는 그저 '립 서비스' 차원에 그칠 뿐입니다. 그저 주주들이 돈 많이 벌면 떡고물을 듬뿍 던져 줄 것이라는 '떡고물 경제론'으로 사람들을 속이려 들겠죠. '주식회사 이명박 정부'에 주식 하나 없는 저는 이런 판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그저 '주식회사 이명박'의 주주들이 던져주는 떡고물이나 겨우 받아먹으면서 살게 되는 건 아닐 지, 지금으로서는 답이 잘 안 나오는 게 사실입니다.
Posted by M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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