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국내 모터스포츠도 긴 겨울잠을 끝내고 슬슬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모터스포츠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CJ 슈퍼 레이스가 4월에 개최되고, 그에 앞서서 아마추어-세미 프로 레이스로는 가장 큰 경기인 DDGT가 3월 29일과 30일에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개최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거이거... 예선이 시작되는 토요일부터 일진이 좋지 않습니다.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하루 종일 비가 그치지 않았습니다. 일단 비가 오면 트랙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여러 모로 제한이 많고 타이어도 열이 오르지 않아서 미끄러지기가 더욱 쉽습니다. 게다가... 정말 추워서 혼났습니다. 물론 두꺼운 옷을 가지고는 갔습니다만 생각보다도 더 심했습니다.
그래도 폭우가 아닌 한은 경기는 계속 진행됩니다. 토요일은 연습 주행과 예선 위주로 진행됩니다. 따라서 비가 아니더라도 관중도 거의 없고, 진행되는 이벤트도 거의 없습니다. 비까지 내리니 좀 을씨년한 모습입니다만, 그래도 자동차는 달립니다.
작년보다 참가 대수가 좀 줄기는 했습니다만, 그래도 아침부터 한 대 두 대 도착한 차량들이 어느덧 개러지를 가득 메울 정도까지 늘어났습니다. 올해부터 DDGT에 몇 가지 변화가 있습니다. 각 종목 별로 클래스가 일부 조정됐고, 앞 경기 순위에 따라서 다음 경기에 상위권에게 핸디캡이 주어집니다. 무게에 관한 규정이나 몇 가지 안전 장치에 대한 규정도 개정이 이루어졌습니다.
비에 젖은 트랙 위에서 물보라를 뿜어 내면서 GT 예선이 예정대로 진행되었습니다. 사실 비가 오면 엔진 쪽으로는 유리한 점도 있습니다. 공기 속에 산소량이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연소 성능이 더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역시 미끄러운 만큼 코너링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직선 구간에서는 터보차저의 쉭쉭거리는 터빈음까지 토해 내면서 전력 질주를 합니다.
간밤에 비가 그치긴 했지만 토요일에 밤늦게까지 내린 비 덕분에 트랙이 여전히 젖어 있는 상태로 일요일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오전에는 드래그 레이스가 있기 때문에 차량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젖어 있는 트랙에서 자칫 사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먼저 워밍 업 삼아서 달리면서 트랙 표면을 말리는 주행을 한 번 치르고 본 경기에 들어갔습니다.
비는 그쳤지만 하늘은 계속 찌푸려 있었고 여전히 날씨는 을씨년스럽게 추웠습니다. 뼛속까지 파고 드는 듯한 추위 속에서도 드래그 레이스는 예정대로 치러졌습니다. 아마 타이어나 트랙 온도도 그렇고 해서 처음 출발 때 고생들 좀 했을 듯합니다.
드래그 레이스가 끝난 뒤에 참여 드라이버들을 모아서 시즌 시작을 기념하는 촬영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올해 DDGT에는 눈에 띄는 얼굴이 있는데, '국민약골' 개그맨 한민관 씨가 GT 200 종목에 참여합니다. 그래서인지 동료 개그맨 몇 명도 응원차 서킷을 찾았습니다. 비쩍 마른 국민약골이 거친 모터스포츠라, 좀 안 어울리는 것 같긴 하지만...
이날 MBC에서 녹화 중계차 팀이 왔는데, 마침 피트에서 후배들에게 깃발 흔드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깃발쇼를 하던 피트 오피셜이 리포터한테 딱 걸렸습니다. 계속 도망다녔지만 결국은 어쩔 수 없이 인터뷰을 했다는... 한 가지 말씀드리지면, 찍었다고 꼭 방송 나가는 건 아닙니다요.
DDGT에서 가장 볼거리라면 역시 타이어를 태우면서 끼기긱 거리는 타이어 비명음과 함께 미끄러지는 자동차의 묘기를 볼 수 있는 드리프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드리프트는 빨리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멋진 드리프트를 보여주는지 점수도 중요하기 때문에 꽤 볼거리가 좋습니다.
오후에는 마지막으로 GT 통합전이 치러졌습니다. 작년까지는 종목별로 분리했지만 올해부터는 전 등급이 한꺼번에 달립니다. 그래서 30여 대나 되는 차량들이 트랙을 메우고 달리는 모습이 꽤 볼 만했습니다.
역시 레이스 중에는 사고가 나는 법. 사고 때문에 뒷쪽 오른편 차체와 범퍼가 떨어져 나갔습니다. 뒷쪽 서스펜션까지 보일 정도로 큰 사고였는데, 이 차는 다시 트랙에 나가긴 했지만 결국 체커 깃발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전체 바퀴 수의 90%를 넘었으니 완주로는 인정이 됩니다.
비 때문에 2008년 첫 경기가 썩 좋은 출발은 아니었지만, 별 탈은 없이 무사하게 제1전을 치렀습니다. 올해 모두 일곱 경기가 벌어지는 DDGT. 비록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내 모터스포츠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DDGT의 몇 가지 장면들을 동영상으로 올립니다. 특히 마치 차량에 불이라도 난 듯 타이어로 흰 연기를 내뿜으면서 달리는 드리프트의 모습은 꽤나 볼 만합니다.
'광속질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성추문으로 코너에 몰리는 FIA 회장 맥스 모슬리 (0) | 2008/04/03 |
|---|---|
| 섹스 스캔들에 휘말린 세계 모터스포츠의 총수 맥스 모슬리 (0) | 2008/03/31 |
| 2008 DDGT 챔피언십 제1전 (0) | 2008/03/31 |
| 포뮬러 1 예선 규정 개정될 듯 (1) | 2008/03/29 |
| 2008 포뮬러 1 말레이시아 그랑프리 : 레이스 (1) | 2008/03/24 |
| 2008 포뮬러 1 말레이시아 그랑프리 : 예선 (0) | 2008/03/2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