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08년 포뮬러 1 시즌이 두 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3월 16일, 호주 멜버른 알버트 파크에서 2008년 포뮬러 1의 첫 레이스가 시작됩니다. 경기 일정으로 본다면 3월 14일부터 연습 주행이 시작되니까 실제로는 2주도 남지 않은 셈입니다.
루이스 해밀튼이라는 거물 신인이 나타났고, 스파이 사건으로 맥클라렌 팀은 컨스트럭터 포인트 박탈과 함께 1억 달러라는 사상 초유의 벌금을 무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진 2007년 시즌을 겪은 F1은 올해 중요한 몇 가지 변화를 안고 코앞으로 다가온 2008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08년에 올 중요한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 드라이버 지원 장치 금지와 표준 ECU
- 4 레이스 동안 써야 하는 기어박스
- 예선 방식 세부 사항 변경
- 야간 레이스 첫 시작
자세한 내용은 이곳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겨울 기간이 각 팀들이 새로운 머신을 속속 발표하고, 이 차량들로 여러 차례 테스트를 계속 하면서 올 시즌 판도가 어떻게 될지 그 윤곽도 슬슬 드러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바로는 페라리와 맥클라렌의 페이스가 좋습니다. 이미 바레인 테스트에서 작년 폴 포지션 기록을 뛰어넘은 페라리는 작년 키미 라이코넨이 대역전극으로 월드 챔피언을 차지하면서 그 분위기도 한껏 고조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올해도 월드 챔피언 1순위로 손꼽히고 있는 상황입니다.
작년에 가장 큰 실패를 겪었던 맥클라렌도 위기를 잘 극복하고 다시금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고, 작년에는 신인이었던 루이스 해밀튼도올해는 좀더 적응된 모습으로 더 나은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 듯합니다. 페르난도 알론소의 말처럼 작년에는 처음 뛰어보는 서킷이 많았고, 특히 중국과 브라질에서는 경험 부족이 제대로 드러났던 해밀튼이었지만 올해는 그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테스트 결과로 보면 1 바퀴를 달리는 능력은 맥클라렌이, 레이스 거리만큼 장거리를 뛰는 능력은 페라리가 더 나아보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페라리가 더 유리해 보이지만, 1바퀴를 달리는 능력은 예선 성적과 직결되기 때문에 요즘처럼 앞지르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는 꼭 유리하다고만 볼 수가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가장 주목할 상승세를 보이는 팀은 윌리엄스입니다. BMW와 결별하고 나서 한동안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윌리엄스지만 토요타 엔진에 어느 정도 적응하는지 테스트에서 무척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인 드라이버인 나카지마 카즈키가 테스트에서 여러 번 톱 타임을 기록하면서 더욱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일본인 드라이버들이 F1에서는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는데, 올 시즌 나카지마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일본에서 무척 기대가 클 듯합니다.
2년 연속으로 양대 월드 챔피언십을 거머쥐였던 위세가 무색하게 알론소가 맥클라렌으로 이적하면서 2007년에 무너졌던 르노는 알론소가 1년만에 복귀하면서 다시금 상승세를 노리고 있지만 현재 성적으로 봐서는 쉽지 않을 듯합니다. 알론소 역시 올 목표를 우승보다는 포디움으로 두고 있을 만큼, 올해 르노는 작년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이겠지만 우승권으로 분류하기는 좀 어려울 듯합니다. 그래도 경험 많고 뛰어난 알론소가 있으니 두세 차례 정도 레이스 우승은 노려볼 만합니다.
그런가 하면 한참 상승곡선을 그리던 BMW의 기세는 조금 꺾인 듯합니다. 올해 프론트 노즈 위로 사슴 머리 모양의 날개를 붙여서 화제는 꽤 되었지만 테스트 기록이 생각보다는 썩 좋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토요타 쪽이 좀더 나아 보입니다. 테스트 기록이 꼭대기와 바닥을 오갈 정도로 들쭉날쭉하긴 하지만 작년보다는 확실히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보다는 나아졌다고는 해도 우승권으로 분류하기는 어렵고 포디움 정도는 노려볼 수 있을 듯합니다.
작년에 그야말로 엉망인 시즌을 보냈던 혼다는 페라리의 전성시대를 이끈 기술 감독 로스 을 영입하면서 다시 한번 80년대의 영광을 노리고 있지만 당장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로스 이 영입된 것도 작년 말이니 올 시즌 머신 설계에는 별로 관여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F1 머신은 시즌 중에도 조금씩 개발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앞으로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혼다는 올 시즌에서 뭔가 괄목할 만한 성적을 보이기보다는 로스 이 제 실력을 발휘할 내년 시즌으로 가는 교두보로 올 시즌을 보낼 것입니다.
차량 설계 쪽에서는 스타라고 할 수 있는 애드리언 뉴이가 버티고 있는 레드 불은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썩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겠습니다. 레드 불의 B 팀이라고 할 수 있는 토로 로소 역시도 마찬가지일 듯합니다. 인도의 백만장자 비자이 말랴가 스파이커 팀을 인수해서 올 시즌 새롭게 출발하는 포스 인디아는 토요타의 기술 감독이었던 마이크 가스코인을 끌어들이고 팀의 재정도 넉넉하게 함으로써 올 시즌 하위권에서 좀더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포스 인디아의 목표는 2차 예선까지 올라가는 것. 충분히 승산은 있어 보입니다. 어쩌면 포인트도 조금 챙길 수 있을 듯합니다.
가장 문제는 수퍼 아구리 팀입니다. 작년에 꽤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시즌 중에는 형님 팀이라 할 수 있는 혼다보다도 컨스트럭터 순위에서 앞설 정도로 대박을 기록했습니다만, 재정 문제가 계속 발목을 잡고 있는 듯합니다. 아직까지 새 머신도 발표를 못 하고 있는 상황이고, 올 겨울 테스트에 한 번도 참여를 못할 정도로 재정이 많이 안 좋습니다. 팀에서는 올 시즌에 개막전부터 참여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사람들은 의심하는 눈초리로 수퍼 아구리 팀을 보고 있습니다.
팀들나 드라이버들이나 저마다 자기를 나름대로 올 시즌 전망, 그리고 자기 팀들이 얼마나 성적을 거둘지를 점치고 있습니다만, 결국은 개막전을 봐야 진짜 전망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성큼 코앞으로 다가온 2008년 F1 시즌은 작년 같은 시끄러운 소동 없이 오로지 서킷 위에서 모든 승패가 가려지는 열띤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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