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조중동하고 경제신문들 신났습니다. 날마다 명비어천가와 삼비어천가를 부르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특검 때문에 삼성이 해외활동을 못하네 우는 소리 하는 꼴 보니까 이명박 정권 들어서면 특검도 어찌 될지 뻔하고, 설령 기소한다고 해도 제대로 단죄될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더 뻔뻔한 건, 언제나 그놈의 법질서는 언제나 없는 사람들한테만 들이대면서 윽박지릅니다. 이명박과 민주노총 간담회가 하루 전날에 깨진 것도 민주노총 위원장이 '불법 시위' 때문에 출석 요구 받은 것 때문에, 그놈의 법질서 타령하면서 이명박 쪽에서 깬 겁니다. 당선되자마자 전과자에 범죄자가 득실득실한 재벌 총수들한테 알랑방구 낀 것과는 천지 차이죠. 사실 이명박 자신도 위장 전입, 위장 취업과 같은 건수로 법질서 어겨서 여러 번 사과했고 특검 조사 대상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참 직함도 길지) 사공일 씨란 분이 정권과 재벌의 대표적인 나팔수인 한국경제신문의 밀레니엄 포럼인지 뭔지에서 이런 소리를 했더군요.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약 10%에 불과하다"면서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90%의 근로자들을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를 국민들이 이해하고 도와준다면 노조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자, 과연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법이 뭐가 있겠습니까? 한마디로 사용자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입 닥치고 살고, 니들 받는 돈 좀 깎아서 나눠 먹자는 겁니다. 노조만 없으면 외국인들이 다들 돈 싸들고 한국에 투자하러 몰려올 것처럼 말하는 것도 검증된 바 없고, 과연 노동자들이 월급 깎으면 일자리 창출이 될까요? 100만 명의 노동자가 월급을 10%씩 깎았다고 칩시다. 그럼 일자리 몇 개나 생깁니까? 10만 개 생깁니다. 그런데 진짜로 10만 개 생기냐. 그렇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노동자 한 사람을 고용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단지 월급만이 아니라 관리 비용, 일하는 데에 필요한 도구와 기자재비, 복리 후생비, 4대 보험료를 비롯해서 상당히 많습니다. 사실 고용을 될 수 있는 대로 안 하려고 하는 것은 사용자입니다. 이런 제반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차라리 시간당 1.5배짜리 수당 주고 적은 인력을 야근시키는 게 훨씬 남는 장사입니다. 게다가 퇴직금은 원래 기본급 기준이기 때문에 더더욱 남는 장사입니다. 이런 것들을 따져보면 100만명이 10%씩이나 월급 깎아도 그걸로 일자리 창출할 수 있는 건 10만 개에도 못 미칩니다.5년 동안 일자리 300만 개 창출하겠다는 원대하신 목표에는 새발의 피도 안 되는 수치입니다.
관련 기사 : "한국의 노조가입률 10%에 불과…국민이 도와주면 노조설득 가능"
사공일 위원장의 말은 따지고 보면 대단히 치사한 소리입니다. 없는 사람들끼리 쪼개서 니들끼리 나눠 먹으라는 소리입니다. 사용자들한테 노동자들을 위해서 좀더 쓰라는 얘기는 절대 안 합니다. 이른바 임원급들한테 니들 돈잔치 그만 하라는 소리 들어보질 못했습니다. 실적이 별로인 기업들도 스톡옵션이니 성과급이니 해서 임원들한테는 아낌없이 돈잔치하고 월급 팍팍 올려도 아무 말 안 합니다. 없는 사람들이 나누는 것도 있는 사람들이 좀더 낸다는 전제에서 나오는 거지, 있는 사람들은 마음대로 다 챙겨먹게 내버려 두면서 없는 사람들한테만 니들끼리 나누라는 거, 얼마나 치사한 짓인가요? 언제나 없는 사람들이 좀더 가지려는 거 가지고 뭐라고 하고 서로 이간질해서 없는 사람들끼러 서로 미워하고 싸우게 만드는 게 가진 사람들을 대변하는 정권의 수작입니다.
노조 조직률 10%도 생각해 봅시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노조는 안 된다"던 이병철 선생의 모토가 우리나라 많은 경영자들의 마인드입니다. 일단 삼성 봅시다. 온갖 수단 방법을 다 동원해서 노조를 막습니다.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노조의 '노'자도 못 꺼내는 곳이 많습니다. 어떤 노동자든 원하면 자유롭게, 불이익을 받지 않고 노조를 만들 수 있는 조직률 10%면 말을 안 하겠습니다. 위원장님께서는 노조 말고 사용자도 좀 설득해 보시면 어떨까요? 이건희 회장을 만나서 노조 탄압 그만하고 삼성도 노조 인정하라고 설득 좀 해 보시지 그러십니까?
저도 요즘 대기업 정규직 노조들 하는 거 보면 비정규직 문제와 같은 부분들에는 관심 찔끔 주면서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 드는 모습 때문에 마음에 안 들지만, 경영자는 지 밥그릇만 챙겨도 아무 말 안 하고 노조만 욕하는 건 뭐하자는 플레이입니까? 노동자도 국민이고 노조에 가입한 10%도 국민입니다. 설득하고 싶으면 댁이 직접 찾아가서 설득하던가, 왜 자기는 같은 편들끼리 모인 곳에 숨어서 떠들면서 국민들 등 떠밉니까? 요즘 노조에 대한 국민들 보는 눈이 곱지 않다고, 이런 어설픈 헛소리를 대충 해도 다 먹어 줄 거라고 생각하신다면 그 빛나는 학벌과 경력과 직함에 참으로 걸맞지 않으십니다. 사람들 속여 먹으려면 좀더 그럴싸하고 세련된 뻥을 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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