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 Byron
Ivey-Divey
Blue Note, 2004

Don Byron(cl, ts), Jason Moran(p), Jack DeJohnette(dr), Ronnie Plaxico(b), Ralph Alessi(tp)


  1. I Want to Be Happy
  2. Somebody Loves Me
  3. I Cover the Waterfront
  4. I've Found a New Baby
  5. Himm (For Our Lord and Kirk Franklin)
  6. The Goon Drag
  7. Abie the Fishman
  8. Lefty Teachers at Home
  9. "Leopold, Leopold..."
  10. Freddie Freeloader
  11. In a Silent Way
  12. Somebody Loves Me [alternate take]
클라리넷이라는 악기가 요즘 재즈에서는 별로 쓰이지 않지만, 스윙 시대만 해도 지금 색소폰이 누리고 있는 자리를 바로 클라리넷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베니 굿맨, 아티 쇼와 같은 빅 밴드 시절의 리더들이 바로 클라리넷 주자였을 만큼 당시 그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돈 바이런이라는 인물은 이 클라리넷이 가진 고색창연한 미학을 포스트 밥이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격렬한 스타일과 조합하는 멋진 솜씨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여럿 냈습니다. 시치미 뚝 떼고 완전한 복고풍을 선보였던 <Bugs Music>과 비교하면, 이 앨범은 좀더 돈 바이런이 자신의 본색을 드러낸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더구나 세션도 상당히 기대되는 라인업입니다. 강력한 타건을 통해서 피아노가 가진 타악기 성향을 극대화하는, 그러면서도 인상파 클래식을 연상하게 하는 선명한 선율을 보여주는 제이슨 모런, 그리고 말할 필요도 없는 재즈계의 거물 드러머 잭 드조넷, 이 조합이 돈 바이런과 만나서 과연 어떤 느낌을 만들어낼지가 궁금합니다. 게다가 선곡도 스윙 시대를 대표하는 거쉬윈의 스탠더드부터 모던 재즈에 커다란 혁신을 가져 왔던 재즈 역사 최고의 걸작, 마일즈 데이비스의 <Kind of Blue>에 수록된 'Freddie Freeloader', 여기에 마일즈가 퓨전 재즈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빼 놓을 수 없는, 'In a Silent Way'까지. 다양한 흐름을 담은 수록곡들을 과연 돈 바이런은 어떤 개성으로 표현했을까 궁금합니다.

첫 곡, 'I Want to Be Happy'에서부터 돈 바이런이 자신의 느낌을 제대로 표현합니다. 처음에는 고풍스러운 느낌으로 시작하다가 점점 격해지는 리듬 섹션을 타고 점점 그 성깔을 드러내더니 절정부에서 마치 콜트레인을 떠올리게 하듯 결국은 화산처럼 폭발하는 음색을 들으면 클라리넷이 색소폰에 비해서 약하다거나 포스트 밥의 격한 느낌에 어울리지 않는다던가,이런 편견을 싹 없애기에 충분합니다.

'"Leopold, Leopold..."'에서도 제이슨 모런의 공격성 강한 피아노 터치, 여기에 로니 플락시코의 베이스 리프로 분위기를 잡아 놓은 다음 트럼펫과 클라리넷이 밀고 들어가면서 팔딱팔딱 뛰는 생생한 펑키감을 안겨줍니다.

클라리넷의 솔로 연주로 시작하는 'Freddie Freeloader'에서는 좀더 느슨한 스윙감으로 여유 있게 초반부를 이끌어 나가지만 역시나 그냥 그렇게는 못 가겠다는 듯 드럼의 비트가 좀더 복잡해지면서 점점 더 미로같은 즉흥연주로 변모해 나갑니다.

'Freddie Freeloader'도 괜찮지만 'In a Silent Way'가 돈 바이런한테는 좀 더 어울리는 옷 같습니다. 이 노래가 가지는 선율이 클라리넷과 꽤 잘 어울린다는 느낌입니다. 활로 연주하는 묵직한 베이스, 여기에 심벌과 벨을 활용한 드럼 연주가 이 노래가 가진 신비스러운 느낌을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물론 'Somebody Loves Me'에서 보여주는 아기자기하고 멋진 스윙감 역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클라리넷이 가진 다양한 면을 십분 활용하고 곡과 연주 컨셉이 가진 특성에 따라서 클라리넷의 다양한 느낌을 골라서 잘 빼먹을 줄 아는, 영리한 연주를 보여줍니다. 여기에 제이슨 모런의 맑으면서도 묵직한 음색, 그리고 돈 바이런 만큼이나 변화무쌍하면서도 오밀조밀한 터치가 돋보이는 잭 드조넷의 드럼 연주가 어울려서 다양한 스타일의 곡들이 원래 가진 느낌을 많이 잃지 않게 하면서도 그 안에 충분한 개성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Posted by M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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