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주한미군 두 명이 사복을 입고 있었던 여자 경찰을 공용화장실에서 성폭행하려다가 붙잡힌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같은 날 낮에는 주부를 성추행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한 사람은 무죄, 또 한 사람은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무죄 판결은 뭐, 공모했다는 증거가 없다니 그렇다고 칩시다. 그런데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보니까 황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베이즐 병장에 대한 감형 사유에 대해서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또는 술 때문에 심신 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라크전 참전 이후 미국 병원에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은 바 있으며 이런 증세를 잊기 위해 현재 알코올 의존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한마디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알콜중독인 셈입니다. 사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교전국에 파병된 미군들에게는 종종 나타나는 문제이고, 그래서 여기에 대해서는 주둔 중이거나 귀환 후에 검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튼 재판부 판결문만 봐도 이미 미국에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판정을 받았다는 얘긴데, 그런 사람을 주한미군으로 보냈다는 겁니다. 백번 양보해서 증상이 가벼워서 보냈다고 칩시다. 그런데 알코올 의존증후군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정신병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관리 대상에 놓고 주기적으로 문제는 없는지 검사를 했어야 옳은 일입니다. 한마디로 주한미군에서 관리 안했다는 겁니다. 군인이란 보통 직업과는 크게 다른 겁니다. 사람 죽이는 무기까지 가질 수 있는 게 군인 아닙니까? PTSD에 알콜중독이라면 보통 심각한 상태가 아니었다는 건데, 주한미군은 이걸 몰랐다는 건 거짓말 아니면 군인들 관리가 엉망진창이라는 얘기입니다.
관련기사 : ‘사복 여경 성폭행 미수’ 미군2명 항소심서 감형·무죄 선고
어쩌면 PTSD 자체가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술수일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연쇄살인범이 PTSD를 주장하면서 면책을 노렸지만, 재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경우들도 있었습니다. 하여간, 주한미군 범죄가 심심하면 한번씩 터져서 사람들 열받게 하는데, 그때마다 항상 솜방망이 처벌로 한번 더 열받게 만들곤 했지요. 이번 재판부의 뻔한 봐주기 판결도 불쾌하기 짝이 없지만, 정신병자를 주한미군으로 보낸 미군 쪽은 더더욱 어이가 없군요. 아무튼 풀려났으니 축하하는 의미에서 최연희 의원하고 술 퍼마시고 노래방이나 가시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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