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를 듣는 재미는 청취자들의 사연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죠. 특히나 내가 쓴 사연이 소개가 된다면 방송으로 이름도 타고, 덤으로 괜찮은 선물도 받고, 정말 재미난 일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편지로 사연을 올리지만 아무래도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사연이 쉽게 소개되기는 어렵죠. 특히나, "나는 왜 항상 사연 소개가 안 되는 거야?"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사연 소개 확률을 높이는 방법 몇 가지를 적어 봤습니다. 물론 프로그램들마다 제작진들 사이에 차이는 있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공통점도 있으니, 한번쯤 참고해 보시기 바라겠습니다.
중복 사연은 두고두고 찍힌다
사연을 여러 곳에 올려서 하나는 낚이겠지, 하는 저인망식 사연 올리기 수법을 하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요즘은 그런 식으로 하면 찍히기 쉽습니다. 작가들 사이에서도 이런 짓을 많이 하는 사람들의 블랙 리스트가 있고, 요즘은 다른 청취자들이 바로 '중복 사연'이라고 글 올립니다. 이렇게 한번 찍히면 앞으로도 소개될 확률은 희박합니다. 한 사람이 여러 아이디를 가지고 선물을 노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걸 잡아내는 방법도 점점 정교해는 편입니다. 옛날에는 속칭 '꾼'들이 선물이나 공연 티켓을 많이 타갔지만 이런 꾼들이 설 자리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편입니다.
인터넷 말투는 마이너스
인터넷 게시판 사연들을 보면 딴에는 재미있게 한다고 인터넷 말투를 종종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했어염', '그랬삼'... 하지만 이런 말투는 확실한 마이너스입니다. 방송에서는 이런 말을 그대로 쓰기가 곤란하기 때문에 작가들이 이런 인터넷 말투를 다 고쳐야 합니다. 물론 DJ가 직접 모니터를 보면서 읽거나 그냥 웹 상태에서 출력해서 사연을 넣을 수도 있지만 많은 사연들은 어느 정도 방송에 맞게 수정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런 인터넷 말투는 그만큼 손이 많이 가고 안 좋습니다. 물론 '했삼' 같은 건 재미를 위해서 어쩌다 쓰기는 하지만 남발하면 방송 심의에서 지적받기 딱 좋습니다. 라디오는 TV보다 언어 심의가 좀더 철저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인터넷에서만 쓰는 말투는 삼가하는 게 좋습니다.
사연 길이는 짧게
자기 딴에는 재미있다고 사연을 길게 쓰는 분들도 마이너스입니다. 방송에서 사연 하나 읽는 데 그렇게 시간이 많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재미있는 사연이라도 너무 길다보면 대폭 줄이거나 아예 소개를 못 합니다. 그리고 길이를 너무 줄이다보면 얘기가 이상하게 꼬이거나 재미가 없어져서 탈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A4 용지에 12포인트 크기, 행간을 최소 150%로 해서 썼을 때 대략 2/3 페이지 정도 되는 길이를 최대치로 삼으면 좋을 겁니다. 그리고 한 문장이 길게 늘어지게 되면 그것도 읽기에 힘들기 때문에 짧고 간결한 문장을 쓴다면 선택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너무 노골적인 선물 요구는 금물
어떤 선물을 달라는 요구를 노골적으로 하는 경우도 금물입니다. 물론 그래서 당첨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때문에 당첨 안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왜냐하면 한 프로그램에서 줄 수 있는 선물의 개수는 제한이 되어 있고, 보통 원하는 선물은 개수는 적은데 인기는 높은 비싼 선물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선물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원치 않는 선물이 왔을 경우에 항의를 하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아서 제작진으로서는 오히려 선물 주고도 기분 나쁜 상황이 됩니다. 그러니, 노골적으로 비싼 선물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꺼려지게 마련입니다.물론 원하는 선물을 얘기하라는 프로그램도 있고, 정 원하는 선물이 있다면 그런 경우라면 두 가지 정도, 인기 있는 것 하나와 덜 인기 있는 것 하나씩을 얘기하면 제작진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겠죠. 아무튼 수많은 청취자들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수 없는 제작진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런 얘기입니다. 그렇게 배려해 주는 청취자의 사연은 뽑힐 확률이 올라갑니다.
이 프로그램의 팬이란 사실을 드러낼 것
요식행위 식으로 가장 앞에서 이 프로 자주 듣습니다, 이렇게 쓰는 것보다는 구체적으로 언제 이런 얘기 아주 웃겼다, 아니면 DJ는 이러이러해서 좋더라, 이런 식으로 자신이 정말로 이 프로그램을 즐겨 듣는 청취자라는 사실을 사연 속에서 드러내는 것은 플러스가 됩니다. 아무래도 프로그램을 자주 듣고 기억해 주는 사람들에게 마음이 끌리는 것은 누구에게나 인지상정이니까요.
지나친 오버는 금물
공연/이벤트 관련 신청 사연을 올리는 경우에 너무 심하게 티나는 오버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애인이 외국으로 떠나는 사람들은 왜 그렇게 많으며, 뭐가 그렇게 감동적인 인간 드라마들이 많은지... 이렇게 지나치게 극적인 얘기들을 쓰는 사람들 중에는 이른바 티켓을 전문적으로 노리는 '꾼'들이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제작진 쪽에서는 아무래도 한번 의심을 해 볼수밖에 없습니다. 혹시나 뭔가 감동적이거나, 뭔가 대단한 이벤트가 있어야 뽑힐 거라고 생각해서 지나치게 과장한 사연을 올리게 되면 오히려 마이너스입니다. 또한 친척이나 친구한테 선물을 한다는 사연도 '꾼'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요즘은 공연/이벤트의 경우에는 '꾼'들이 티켓 장사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자기가 공연날 현장에서 티켓을 수령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누구한테 선물한다는 식으로 신청하면 아무래도 의심을 사기 쉽습니다.
아무튼 솔직한 자기 얘기를 너무 길지 않게, 방송에서 쓸 수 있는 문체로 재미나게 쓴다면 사연이 방송을 탈 확률은 그만큼 올라가게 됩니다.그리고 자주 써서 이름을 자주 알리는 것도 좋습니다. 짤막하게 자기 일상을 밝히는 것도 그냥 DJ가 모니터 보면서 이름이라도 소개해 줄 확률이 생각 밖으로 꽤 높습니다. 라디오가 TV과 비교해서 갖는 장점은 청취자가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는 폭이 훨씬 넓다는 점일 것입니다. 재미나고 솔직한 이야기로 방송도 타고, 덤으로 선물도 받고, 재미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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