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08년 포뮬러 1도 70일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작년에는 스파이 사건과 맥클라렌 팀의 드라이버 불화를 비롯해 수많은 사건과 논란이 가득한 정신없는 한 해였습니다. 올해는 과연 또 어떤 일이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그에 앞서서, 2008년 F1에는 중요한 변화가 여러 가지 있습니다. 그 변화들은 어떤 것인지를 간략하게 살펴볼까 합니다.


표준 ECU

2008년부터 F1에 들어올 가장 큰 변화는 전자제어유닛(ECU)입니다. 지금까지는 팀에서 ECU를 개발했지만 올해부터는 표준 ECU를 써야 합니다. 표준 ECU를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드라이버 지원 시스템을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지금까지 팀에서는 드라이버들이 코너링을 할 때 지나친 견인력으로 코너링이 불안해지거나 미끄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트랙션 컨트롤을 썼습니다. 트랙션 컨트롤은 코너링 때 엔진의 연료 분사량을 조절함으로써 견인력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적절하게 통제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기능이 삭제된 표준 ECU를 쓰면 드라이버들은 더 이상 트랙션 컨트롤의 도움을 받을 수없습니다. 또한, 출발 때 드라이버가 클러치를 조작할 필요 없이 버튼 조작만으로 출발을 할 수 있는 런치 컨트롤 기능도 표준 ECU 도입으로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좀더 드라이버의 기량이 승패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그런데, 이 표준 ECU 공급 업체로 낙찰되었던 '마이크로소프트-MES' 회사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이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맥클라렌 일렉트로닉 시스템즈(MES)의 합작 회사이기 때문입니다.MES는 F1에 참여하고 있는 맥클라렌 팀의 계열 회사입니다. 따라서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습니다. 특히 르노 팀 단장 플라비오 브리아토레는 2007년에 맥클라렌이 언급된 페라리 정보 유출 사건을 언급하면서 "이런 곳에서 만드는 장비를 믿을 수 있는가"라면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물론 MES 쪽에서는 어떤 팀도 이득이 없는 똑같은 ECU를 제공할 것이라고 이 주장을 일축하고 있습니다. 또한 르노 팀도 스파이 논란에 휘말리면서 브리아토레의 목소리도 좀 빛이 바랜 감이 있습니다.


4 경기용 기어박스

현재 엔진은 하나로 연속 2 경기 동안 써야 하며, 2 경기를 채우지 못하고 엔진을 바꾸면 결승 출발 순서가 10 단계 뒤로 물러나는 벌칙을 받습니다. 올해부터는 엔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기어박스 하나로 연속 4 경기를 써야 합니다. 만약 4 경기를 채우지 못하고 기어박스를 바꾸게 되면 결승 출발 순서가 5단계 뒤로 물러나는 벌칙을 받습니다. 다만, 결승 완주에 실패했을 경우에는 벌칙 없이 기어박스를 바꾸고 다음 경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예선 방식 변경

넉아웃 예선 방식에서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았던 부분은 이른바 '연료 태우기 주행'이었습니다. 예선 마지막 세션인 3차 예선에서 드라이버들은 레이스 첫 재급유 때까지 쓸 연료를 미리 싣고 15분 동안 주행을 한 다음에, 소비된 연료를 보충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다보니, 드라이버들은 차량 무게를 가볍게 하기 위해서 3차 예선 때 전체 15분 가운데서 초반 7-8분 정도는 아무 의미 없이 연료를 태우면서 트랙 유람을 했습니다. 이 점은 환경 오염과 에너지 낭비라는 비난을 받아 왔고, 2008년부터는 어떤 식으로든 이 부분이 고쳐질 것으로 예상되어 왔습니다. 2008년부터는 연료 보충 제도가 폐지됩니다. 따라서, 드라이버들은 더 이상 연료를 태우는 주행을 할 이유가 없고, 오히려 연료를 낭비하지 않도록 아껴야 합니다. 또한 3차 예선에서 15분에서 10분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드라이버들은 이 시간 안에 플라잉 랩을 돌아야 합니다. 아마도 지금처럼 2번 정도 플라잉 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신에 1차 예선은 15분에서 10분으로 늘어나므로, 예선 타임 스케줄은 다음과 같이 바뀝니다.(현지 시각 기준)
  • 14.00-14.20 1차 예선(7대 탈락)
  • 14.27-14.42 2차 예선(7대 탈락)
  • 14.50-15.00 3차 예선(최종 10대 경합)


야간 레이스

올해부터 처음으로 싱가폴 GP에서 야간 레이스가 있습니다. 최근 F1 경기에서 유럽 비중이 조금씩 줄어들고, 아시아권 비중이 조금씩 높아지면서 시차에 따른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F1은 규정에 따라서 통상 오후 2시에 레이스를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유럽권에서 규정에 따라서 경기가 열리면 우리나라에서는 오후 9시에 레이스 시작을 보게 됩니다. 거꾸로 우리나라에서 F1이 열린다면, 규정에 따라서 레이스가 시작될 경우에 유럽에서는 아침 7시를 전후해서 레이스 시작을 보게 됩니다. 이 시간대가 인기가 있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F1의 상업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FOA와 버니 에클레스톤 쪽에서는 아시아권 경기를 야간 개최하기 위한 작업을 해 왔는데, 그 결과 올해 처음으로 싱가폴에서 오후 8시에 레이스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오후 8시면 유럽에서는 낮 시간대이므로 유럽 중계료도 많이 올라갈 것이고, 또 야간 레이스가 나름대로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해 줄 것이라는 점, 덥고 습기찬 기후인 싱가폴에서 낮보다는 덜 더울 밤 시간대 레이스는 드라이버들에게도 더 좋을 것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실 르망 24시를 비롯해서 다른 모터스포츠 범주에서는 야간 레이스들도 꽤 있으므로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걱정도 만만치 않은데, 아무래도 야간 경기는 조명을 아무리 강하게 쓴다고 해도 태양광만큼 시야가 좋지 않고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으므로 특히나 빠른 코너링을 하는 F1에서는 위험하다는 주장입니다. 한편, 버니 에클레스톤은 시간대가 아시아와 같은 호주에 대해서도 야간 레이스에 대한 압력을 넣고 있습니다. 또한 싱가폴은 트랙이 아닌 시가지 서킷이기 때문에 안전 설비가 아무래도 부족하므로 더 위험성이 높다는 걱정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Posted by M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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