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커피를 줄였습니다...'란 대사로 시작하는 SK의 그룹 이미지 광고가 있었습니다. 하도 많이 나온 광고라서 다들 잘 아실 겁니다. 하여간에, 그 광고를 보면 '커피를 줄였습니다...' 부분에서 한 여성이 레스토랑인지 커피 전문점인지, 그 앞에서 살짝 멈칫하다가, 참고 지나가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곳은 대학로에 있는 <Il Pino>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었지요. 대학로를 지나가다가 자주 본 곳입니다.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뭐 당연히 커피도 팔겠죠. 아무튼, 지금 이 가게의 상황은 이렇습니다.
얼마 전부터 영업을 그만두고 <내부수리중>이란 팻말을 붙여 놨는데, 이제는 아예 업종을 커피전문점으로 바꿀 생각인 듯합니다. 들리는 얘기에 따르면 장사가 안 돼서 접고 다른 회사가 인수한 모양인데...
아무튼, 우연의 일치겠지만, 요런 생각도 들더군요. SK가 하라는대로 커피를 줄였더니 방글라데시의 한 소녀는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고, 이 가게는 그 덕분에 망했다는... 설마 그 광고 때문에 사람들이 이 가게를 안 찾게 됐을 리는 없겠지만, 하여간에, 광고가 나가고 몇 달 뒤에 이렇게 문을 닫은 모습을 보니까, 기분은 좀 묘하더군요. 원래 그 광고가 마음에 안 들어서이기도 하지만요.
자기들도 물건 팔아서 먹고 사는 기업이 남의 물건 사지 말라는 건 정말 싸가지 없는 행태죠. 그 광고에서 정작 핸드폰이나 기름 아끼란 말은 안 하면서 말이죠. 특히나 책 사지 말고 빌려 보라는 건 정말로 깼습니다. 게다가, 광고에서 빌려보는 책 가운데에는 SK를 씹어대는 내용이 있는 진중권의 <호모 코레아니쿠스>도 있었다는 사실. 뭐 우연의 일치려니 생각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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