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이명박 씨에 대한 잡설을 하나 썼는데, 그 뒤에 리퍼러 기록을 보다 보니까 올블로그에서 많이 검색이 됐더라고요? 얼래? 해서 올블로그를 가봤지요. 아예 '이명박'이 주요 키워드로 대문에 나와 있더군요. 대체로 최근 이명박 씨에 대해서 비판적인 얘기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는데, 그 중에 이런 흐름에 저항하는 글도 눈에 뜨였습니다. 그 글에서 한 가지 눈에 들어온 것은 '좌파'란 말이었습니다. 사실 왜 자기 기분을 상하게 만든 사람들이 좌파가 되는지, 거기에 대해서는 별다른 근거는 없습니다. 그냥 이명박 씨를 비판했으니까 좌파입니다. 나중에 글쓴 분은 댓글로 '어쨌든 좌파는 이명박을 비판하지 않는가', 라고 했습니다. 한 가지 이 분이 착각하는 것은 많은 우파들도 이명박 씨를 비판한다는 것입니다. 박근혜 편에 서 있는 사람들은 '좌파'들보다 더 나서서 이명박 씨를 비난하지 않습니까? 그럼 박근혜 씨도 좌파가 되는 건가요? 거참 희한한 일입니다.
제가 그동안 궁금했던 것은, '좌파'란 말을 많이들 쓰기는 하는데, 그렇게 '좌파'란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도대체 '좌파'가 뭔지는 알기나 아는지, 이런 점입니다. 마르크스가 쓴 책이나 글 한 줄은 읽어나 보고 '좌파'를 떠드는 건지, '좌파'가 사회와 경제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관점은 무엇인지, 이거나 제대로 알면서 '좌파'를 입에 달고 사는 건지가 궁금하다 이겁니다. 경제학을 전공했다는 사람조차도 '좌파'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무지한 상태로 '노무현 정권은 좌파다'라고 떠들고 있더군요.
지금 아주 편하게 나누기는 '성장 위주=우파', '분배 위주=좌파'입니다. 그럼 그 관점에서 봐도 노무현 정권이 좌파입니까? 아닙니다. 사회 양극화가 훨씬 더 심해졌습니다. 좌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거죠. 경제 정책은 재벌 위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좌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죠. FTA를 통해서 아예 무역 관계에서 경쟁력 없는 사업, 그러니까 농업 같은 건 제거하고, 무역해서 많이 벌 만한 것만 살리겠다. 이것도 전혀 좌파스럽지 않은, 그 반대 방향 정책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전체 흐름은 굉장히 우경적이고, 다만 그렇게 갔을 경우에 사회가 망가지는 수준이 되는 걸 막기 위해서 몇 가지 왼쪽 정책을 양념 삼아서 뿌리는 정도입니다. 이런 식으로 양념 치기 정책 쓰는 건 어느 나라 우파 정권이나 다 합니다. 요즘 자본주의 초기 시대 같은 그런 100% 우향우 하는 우파가 어딨습니까? 차라리 프랑스 우파가 우리나라의 우파니 좌파니 하는 정당들보다 훨씬 왼쪽에 있습니다.
아, 북한에 퍼주니까 좌파라고요? 에이... 그럼 노태우 김영삼 선생님 때는 안 퍼줬나요? 자기들도 퍼줘 놓고서는 왜 남만 걸고 넘어져요? 앞에서만 기세등등하고 뒤로는 잘만 퍼줘놓고서는 시치미 떼긴!
우파니 좌파니 말 하는 거야 자유겠습니다만, 좌파가 뭔지는 좀 알고 나서야 떠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좌, 우에 대한 개념은 하나도 없고 그 실체가 뭔지 알려고도 안 하면서, 뻑하면 우파니 좌파니 하고 싸우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보세요. 사르코지와 루아얄. 얼마나 선명한 정책으로 맞붙나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잘난 신문들은 그들이 그렇게 치밀하고 신중하게 짠 정책을 내세우면서 접전을 벌였던 사실보다는 "봐라! 프랑스도 사르코지가 이겼잖아! 우리도 그 뒤를 따라야 한다!" 하면서 나팔이나 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사르코지의 반에 반이라도 되는 정책을 가진 그런 우파가 있다면 제가 한 표 찍어 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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