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가 다가오면서 각 후보에 따라서, 참여정부 5년에 대한 평가와 견해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나, 문국현 후보가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을 계속 하다보니까, 이 비판에 대한 논란들도 꽤 있는 듯합니다. 또한 문국현 후보만이 아니라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반박을 하는 논리들 가운데 제일 지겨운 레퍼토리가 바로 이겁니다. "참여정부가 인기가 없는 건 다 조중동 때문이다. 조중동이 왜곡을 일삼으면서 사람들이 조중동의 논리에 갇혀있다." 한마디로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란 말만큼이나 지겨운 레퍼토리입니다.
생각해 봅시다. 조중동은 언제나 그래왔던 매체들입니다. 수십 년을 하던 짓을 그대로 했던 매체일 뿐입니다. 심지어, <한국논단>(내용은 거의 <한국농담>이었지만)을 필두로 한 수구언론들은 97년 대선 때는 DJ를 놓고서 이른바 '사상검증 토론회'라는 희대의 코미디까지 벌였습니다. 그냥 걔들은 언제나 그랬습니다. 그래서 항상 먹혔던가요? 두 번이나 패배했습니다. 이회창을 두 번이나 밀었는데 두 번 다 졌습니다. 국민들은 더 이상 조중동이 사슴을 말이라고 왜곡해도 그렇게 속지 않습니다. 오히려, 국민들이 조중동과 같은 보수언론들한테 놀아나서 참여정부를 실패한 정부로 착각하고 있다고 말하는 건, 국민들 다수를 바보 멍청이라고 깔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이제는 이른바 진보적이라는 언론들까지 참여정부를 비판하니까 언론 전체를 적으로 세우고 '다 똑같다'고 외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분명히, 보수언론과 진보언론은 똑같은 이슈를 두고도 그 비판이 논리와 지점이 다른데도 '무엇을 비판하는가'는 사라지고, 비판 여부를 두고서 적이냐 아니냐를 구분합니다. 무슨 캐논 광고 합니까? "비판인가, 비판이 아닌가?"
야당이 딴지 건 탓이라고요? 그네들도 언제나 그랬습니다. 그냥 옛날부터 그랬듯이, '생긴대로 논 것' 뿐입니다. 물론 참여정부 때는 탄핵 같은 대단한 사고를 쳤죠. 그 댓가는? 탄핵도 실패하고 총선 때 그야말로 '아작'이 났죠. 국민들은 속을 만큼 속아 왔고, 그렇게 만만하게 속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난 총선 때까지 국민들이 그만큼 해 줬습니다. 그 정도면 국민들은 해줄 만큼 해 준 거 아닌가요? 그런데 왜, 이제 안 밀어준다고 국민들을 바보 취급을 하나요?
조중동보다 더한, 참여정부의 인기를 진짜로 깎아먹는 주범은 일부 개념 없는 노 대통령 지지자들의 '자뻑' 행태입니다. 예를 들어서, 참여정부에서 경제 문제를 지적할 때 항상 단골로 나오는 반박이 경제성장률, 수출, GDP, 이런 겁니다. 그런데,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 아닙니까? 그렇죠. 박정희 시대 성장주의 시대 때의 단골 레퍼토리입니다. 그런데 21세기인 지금 서민들한테 이런 거 들이대면서 참여정부의 경제 성과를 자랑한다면 돌아오는 대답은 이럴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GDP가 오르고 경제가 좋아졌다는데 왜 내 아들은 취직이 안 되고, 왜 내 남편은 비정규직으로 전락했으며, 집값은 치솟고 사회 양극화는 더욱 더 극심해졌는가?"
지금 경제의 최대 문제는 GDP도 아니고 수출도 아닙니다. 실업과 고용 없는 성장, 비정규직 양산, 중산층 붕괴와 같은 문제들, 특히 점점 심해지는 양극화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경제 문제입니다. 조중동만이 아니라 대부분 언론이 이를 주요한 문제로 거론합니다. 최소한 '개혁'이란 말을 입에 올리는 사람들이라면 경제의 중심을 박정희 시대의 단순 성장 논리가 아닌, 성장과 분배의 균형에 대한 문제로 봐야 합니다. 그런데, 겉으로는 '개혁'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서민들의 아우성에 한다는 소리가 박정희 식 성장논리니, 의식 수준 높아진 국민들 화만 더욱 돋구는 꼴입니다. GDP 타령하면 사람들은 더 열받는 겁니다. "그 GDP는 다 어디 갔는데?"
게다가 참여정부가 지지를 못 받고 있는 이유를 언론 탓이라면서, 국민들 다수를 조중동에 놀아나는 우매한 대중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자살골 해트트릭 수준입니다. "조중동이 왜곡보도를 일삼고 있다"고 말하는 것과, "국민들이 조중동의 논리에 갇혀 있다"는 것은 크나큰 차이가 있습니다. 전자는 조중동을 타겟으로 하지만 후자는 국민들을 타겟으로 하는 겁니다. 조중동의 그 극렬한 증오의 왜곡보도를 물리치고, DJ와 노무현 정권을 2연속으로 탄생시킨 국민들입니다. 왜 이제 와서 그 국민들을 조중동에 놀아나는 바보 취급을 합니까? 갑자기 폭격이라도 맞아서 뇌 구조가 변하기라도 한 겁니까?
만약에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이 그렇게 여러 각도에서 나왔을 때, 언론을 비롯한 외부한테 들이받는 에너지 가운데 많이도 필요 없고, 10분의 1만 자기 반성에 썼더라도 이 지경까지는 안 됐을 겁니다. 누구나 실수가 없겠습니까? 잘못이 없겠습니까? 그런 점들은 충분하게 바로 잡을 시간이 있었습니다. 언제까지 그렇게 '다 언론 탓'이라는 자뻑에 취해 있을 건가요? 정말로, 이 상황이 너무도 안타깝고 속상해서 그렇습니다. 어째서, 그 몰지각한 사람들을 그 자뻑에서 깨어나게 하기 위해서 앞으로 5년이란 금쪽같은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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