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이라고 생각했지만 늦게 일어난 관계로 11시가 넘어서 숙소를 떠났습니다. 그래도 일어나자마자 떠난 건데...
속초에서는 좀 알려진 막국수 집이 그린막국수, 또는 실로암막국수 같은 곳들이 있습니다만, 거기는 맛이 없다는 현지 분들의 말씀에 따라서, 한 때 맛이 없어졌지만 지금은 꽤 회복이 됐다는 백촌막국수로 떠났습니다. 속초에서 간성 방향으로 10분 쯤 가면 백촌이라는 마을이 나오는데 마을 꼭대기 쯤에 있습니다.
동치미 국물과 국수를 따로 내고, 입맛에 맞게 부어 넣는 식입니다. 이쪽 막국수들은 다들 그렇죠. 동치미는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곳은 배추가 들어간 백김치 국물을 내기도 합니다. 이곳 동치미 맛은 깔끔합니다. 동치미를 조금만 잘못 만들면 군내가 풀풀 나면서 맛이 텁텁해지기 쉽습니다. 이곳은 참 깔끔하게 잘 만들더군요. 약간 단맛이 있으면서도 처음부터 끝맛까지 잡스런 맛이 없이 시원합니다.
막국수는 메밀과 여러 가지 잡곡을 섞어서 뽑습니다. 이곳 국수는 딱 그런 느낌이네요. 별로 찰기가 없이 끊어 보면 툭툭 끊어집니다. 여기에다가 차가운 동치미 국물을 넣으면 더 툭툭 끊어지는 듯한 맛이 됩니다. 막국수는 딱 그런 맛으로 먹지요. 냉면처럼 찰진 면발을 쓰시는 곳이 있다면 막국수로서는 아웃입니다.
막국수에 동치미 국물을 붓고, 여기에 매콤한 양념장을 넣습니다. 국물 맛이 정말 시원합니다. 계속 술을 들이 부었던 속에는 딱 좋은 해장감이죠. 여기에 명태 삭힌 고명을 조금씩 올려 놓아 가면서 먹으면 정말 술술 잘 들어갑니다.
이런 곳에 오면 국수 삶은 물을 빼놓을 수가 없죠. 참 고소하면서 맛있습니다. 밥집에서 밥을 다 먹고 숭늉을 마시듯이 여기서는 국수 삶은 물을 마시는 거죠.
이곳 분들은 이 국수 삶은 물에다가 간장을 풀어서 마시더군요. 간장을 꽤 풀었는데도 짠 맛이 없이 이것 역시도 독특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저한테는 그냥 간장을 풀지 않은 그대로가 좀 더 좋더군요.
막국수로 아점을 먹고, 다시 방향을 남쪽으로 돌려서 낙산사로 갔습니다. 우와... 정말 사우나가 따로 없을 정도로 덥더군요. 몇 년 전에 큰 산불로 잿더미가 됐지만, 한창 복구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주차료는 받지만 입장료는 무료더군요. 거기다가 일요일에는 점심에 공짜 국수 공양까지 합니다. 비록 국수는 먹지 않았지만, 요즘처럼 국립공원 사찰 관람료 문제로 등산객들과 절이 티격태격하는 모습들을 보다 보면, 여긴 괜찮군,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홍련암 쪽에서 바다를 보면서 한 장 찍어 봤습니다.
날은 무척 더웠지만 바다는 정말 멋있더군요. 맑게 개인 날씨 아래로 끝까지 파랗게 펼쳐진 바다. 정말 보고 있으면 가슴 속이 훤하게 뚫리는 듯한 느낌이지요.
여기가 홍련암입니다. 같이 간 분들 말씀에 따르면, 이곳이 기도가 잘 받는 곳이라서 수능 시험 때가 되면 정말 전국에서 무지하게 몰려 온답니다. 이 홍련암 마룻바닥에는 구멍이 뚫려 있는 곳이 있는데, 들여다보면 바로 정자 아래까지 바닷물이 철썩 철썩 들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암자 안을 사진으로 찍을 수가 없게 되어 있어서 먼 발치에서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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