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속초를 오갈 때, 주로 이용하던 도로는 미시령을 넘는 국도였습니다. 요 녀석, 가파르기도 하지만 눈만 좀 많이 오면 바로 꼼짝마라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가보니 미시령에 터널을 뚫었더군요.  눈이 웬만큼 와도 문제가 없을 거고, 시간도 많이 단축되겠더군요. 하여간에, 미시령 터널 매표소 옆쪽에 조그마한 계곡이 하나 있습니다. 여기는 사유지라고 하는데, 작년까지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장난이 아니네요. 벌써 주차장이 꽉 찼고 계곡은 정말로 사람 반 물 반이더군요. 어쩌면 물보다 사람이 더 많을 지도...




될 수 있으면 사람이 안 나오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물이 맑네요. 아직까지는 많이 더럽혀지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하지만 물이 아주 차가울 거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그냥 시원한 정도였습니다. 위로 죽 올라가면 조그만 폭포도 있다던데... 한동안 비가 많이 왔는데도 계곡물은 발목이 잠길 정도보다 조금 위 정도입니다.




참... 여기까지 와인잔을 들고 오신 우리의 장한 호스트! 그 분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서 잔을 계곡물에 담가 놓고 한 장 찍었습니다. 저기 담긴 내용물은 와인은 아니고 크로넨부르그 1664 맥주입니다.




반쯤 마시고 다시 띄워보니까 이번에는 둥실, 물 위에 뜨네요. 물살이 별로 없는 곳에 띄워 놔서 떠내려가지는 않고 둥실둥실 떠다닙니다. 이거 무슨 신라시대 포석정 흉내내는 것도 아니고.




와인잔을 그득 채운 요 녀석. 크로넨부르그 1664 캔도 물에다 담가 보았습니다. 약간 공기도 있을 거고, 내용물에 탄산가스가 들어 있어서인지 물에 조금 뜨네요. 꾸 데굴데굴 굴러서 사진 찍는데 힘들었습니다. 옆에서 우리 일행이 진상 떠는 게 꽤나 신기했는지, 아마 내기를 했나봅니다. 와인 잔 좀 빌려달라고 하더군요. 빌려줬더니 뭐가 그렇게 신나는지... 무지하게 웃으시더라고요. 금방 도로 갖다 주셨습니다.




그냥 가기 뭐해서 부침개하고 검은콩 두부를 시켰습니다. 뭐 그다지 대단할 것까지는 없지만, 검은콩 두부는 담백하고 맛이 좋았습니다. 맥주도 있겠다, 이 녀석들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쑤욱쑥 자알 넘어가더군요.

Posted by M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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