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포뮬러 1 여덟 번째 그랑프리는 유럽에서 잠시 벗어나 대서양을 건너 캐나다에서 열렸습니다. 하긴 뭐, 유럽은 지금 월드컵 때문에 열광의 도가니탕일 테니 본선 진출도 못 했고, 축구가 별로 인기 있는 동네는 아닌 캐나다로 잠깐 벗어나는 것도 괜찮겠죠. 질 빌리누브 서킷은 차량에게는 그야말로 지옥과 같은 코스로 악명이 높습니다. 특히 극악의 브레이크 테스트 서킷으로 명성이 자자한지라 팀에서는 캐나다용 특제 브레이크 패키지를 쓰고, 이러한 서킷의 특성은 타이어에게도 많은 부담을 주게 됩니다. 이미 팀에서는 연습 주행 과정에서 심각한 타이어 마모 문제 때문에 도대체 타이어 작전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지에 대해서 무척이나 골머리를 앓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 레이스 도중 재급유가 금지되면서 피트스톱을 한 번만 해서 타이어를 바꾸는 작전을 거의 모든 팀에서 채택했습니다만, 캐나다에서는 아무래도 타이어를 한 번은 더 바꿔야겠다는 게 예선이 끝나고 팀들의 중론이었습니다.
여기서 미리 말씀드립니다만, 정말 이번 리뷰는 자신 없습니다. 24시간 먹는 시간과 자는 시간 빼고는 F1만 생각하고 사는 각 팀들의 엘리트들도 타이어 작전을 망친 판에 저같은 덜 떨어진 일개 블로거가 알아 봤자 얼마나 알겠습니까? 그래도 올해 전 경기 리뷰는 꼭 하겠다고 다짐한 만큼, 어설픈 지식으로나마 최대한 망신 덜 당하기 위해서 노력해 보겠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경기에서는 타이어 작전이 승패를 갈랐다고 봐도 좋을 결과였기 때문에, 리뷰에서도 타이어 얘기를 엄청 많이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좀 까다로운 리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점도 이해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올 시즌, 레드 불이 독차지했던 폴 포지션 자리가 드디어! 다른 팀에게 넘어갔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맥클라렌의 루이스 해밀튼입니다. 해밀튼에게 캐나다는 참으로 뜻깊은 곳입니다. 2007년 이곳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이번이 세 번째 폴 포지션입니다. 작년에 캐나다 그랑프리가 없었으니까 해밀튼은 데뷔 후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폴 포지션을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셈입니다. 비록 2008년에 피트 레인 출구에서 키미 라이코넨을 들이받은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면서 리타이어하긴 했지만 여러 모로 해밀튼에게는 '약속의 땅'인 셈입니다. 한편 레드 불의 마크 웨버는 2위를 차지했지만 예선이 끝'나고 기어박스를 바꾸는 바람에 5 그리드 페널티를 받아서 7위로 밀려났습니다. 참고로 기어박스 하나로 네 경기를 소화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그 전에 기어박스를 바꾸는 경우에는 5 그리드 페널티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웨버가 밀려나면서 베텔이 2위, 페르난도 알론소가 3위 그리드를 차지했고 해밀튼의 팀 동료인 젠슨 버튼이 네 번째 그리드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포스 인디아의 비탄토니오 리우치가 다섯 번째 그리드를 차지한 것도 상당히 인상 깊습니다. 같은 팀의 아드리안 슈틸도 9위에 포진해 있으니 가장 좋은 예선 성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포스 인디아 팀은 올해 고속 서킷에서 꽤 강세를 보이는 편입니다. 어쨌거나 요 2-3년 동안 확실히 중위권 팀으로는 발돋움한 모습입니다. 일단 윌리엄스보다는 나으니까 뭐. 반대로 메르세데스 GP는 미하엘 슈마허가 2차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13위로 밀렸고 니코 로즈베르크도 10위로 턱걸이하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질 빌리누브 서킷은 전체적으로 직선 또는 고속 곡선 구간이 많기 때문에 다운포스의 비중이 낮은 서킷입니다. 하지만 직선이나 고속 커브의 끝에서 급커브가 요소요소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브레이크에는 엄청난 부담을 주는 지옥의 서킷입니다. 브레이크에게 부담이 심하다는 것은 급제동이 많다는 것이고, 이는 타이어에게도 큰 부담이 됩니다. 게다가 펠리페 마사를 비롯해서 드라이버들은 트랙 표면이 영 안 좋다고 불평하고 있습니다 워낙에 이곳 트랙 포장도 타이어 마모를 많이 일으킨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 보너스 설상가상으로 브리지스톤에서는 하드 옵션으로 미디엄 타이어를, 소프트 옵션으로 수퍼 소프트 타이어를 공급해서 연습 주행 때부터 수퍼 소프트 타이어의 급격한 마모 때문에 드라이버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역으로, 이런 문제점이 캐나다 그랑프리를 그 어느 때보다도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올해 재급유가 금지되면서 사실 팀들의 작전이 좀 밋밋해진 경향이 있습니다. 거의가 예선에서 소프트 옵션 타이어를 쓰고 첫 피트스톱을 일찍 가져간 다음 하드 옵션 타이어로 피트스톱 없이 끝까지 완주하는 형태로 경기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비가 오거나 하는 변수가 없는 경우에는 경기가 좀 밋밋하게 흘러가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예선 뒤에 일단 1 스톱 작전은 물 건너갔다는 말이 많이 나왔습니다. 수퍼 소프트 타이어로는 잘 해야 10 바퀴나 버틸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고, 게다가 3차 예선을 뛰었던 차량들은 최고 기록을 낼 때 썼던 타이어를 가지고 레이스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3 바퀴(물론 그 가운데 플라잉 랩은 한 바퀴지만)를 쓴 타이어로 경기를 시작하면 10 바퀴도 못 버틸 게 뻔합니다. 그렇다고 미디엄 타이어가 60 바퀴를 버텨줄 리도 만무하니, 올 시즌 들어서 처음으로 모든 팀들이 적어도 2 스톱을 하는 광경을 보게 될 듯합니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올 시즌 챔피언십을 다투는 상위 3개 팀 사이에서 타이어 작전이 엇갈렸다는 사실입니다. 맥클라렌과 페라리는 다른 그랑프리 때처럼 3차 예선 때 수퍼 소프트 타이어를 썼지만 레드 불은 미디엄 타이어를 썼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면 폴 포지션 해밀튼의 타이어에는 사이드월 쪽에 원주를 따라서 녹색 줄이 그어져 있지만 2위 베텔의 타이어에는 그런 줄이 없습니다. 녹색 줄이 있는 게 소프트 옵션, 없는 게 하드 옵션입니다. 레드 불이 올 시즌 처음으로 폴 포지션을 놓친 것도 이러한 타이어 차이가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코너링에서 그립이야 소프트 옵션이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하드 타이어를 쓰고도 예선 2, 3위를 기록한 것도 좋은 성적이고 충분히 우승권입니다만, 어쨌거나 왜 레드 불은 예선에서 손해를 볼 것을 감수하고 하드 옵션을 선택했을까요?
레드 불의 생각은 이랬을 거라고 봅니다. 수퍼 소프트 타이어로는 70 바퀴 가운데 10 바퀴도 소화할 수 없다면 미디엄 타이어로 달리는 주자들과 충분한 격차를 내기에는 너무 짧은 바퀴 수입니다. 다시 말해서, 수퍼 소프트 타이어로 레이스를 시작하게 될 맥클라렌이나 페라리는 일찍 피트스톱을 할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피트에서 나올 때에는 중위권에 머무르면서 앞에 있는 더 느린 차량들에게 발이 묶여서 제 성능을 내지 못할 것입니다. 그 사이에 레드 불이 격차를 듬뿍 벌려 놓은 다음에 20-25 바퀴 쯤에서 피트스톱을 하면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었던 것이죠. 어차피 1 스톱으로는 힘들고, 첫 피트스톱에서 다시 미디엄 타이어를 장착하고 30 바퀴 가량을 소화한 다음에는 수퍼 소프트 타이어를 장착해도 레이스 후반이니까 대부분은 페이스를 조절하는 분위기로 가기 때문에 초반처럼 전력 질주를 하지 않아도 되고 남은 바퀴 수를 버텨줄 것이라는 계산을 한 겁니다. 컴파운드의 종류가 하드 - 미디엄 - 소프트 - 수퍼 소프트이기 때문에 수퍼 소프트보다 두 단계나 더 단단한 미디엄 컴파운드는 적어도 20 바퀴는 넘게 버텨줄 거라는 복안이 있었을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레이스가 계속 진행되면 트랙에 마찰로 타이어 고무가 깔리는데 이게 그립을 좋게 하면서도 트랙과 타이어 사이에 완충 작용을 하기 때문에 후반부로 갈수록 그립은 유지되면서 타이어 마모도가 줄어듭니다. 그러니까 후반부에서는 수퍼 소프트를 써도 초반보다는 더 버텨줄 거라는 생각도 했겠지요. 정리하자면 레드 불의 작전은 이런 거였죠.
[ 레이스 시작 (미디엄) → 20~25 바퀴 피트스톱 (미디엄) → 55~60 바퀴 피트스톱 (수퍼 소프트) → 체커 ]
아무튼 월드컵 기간입니다만 캐나다 그랑프리 티켓은 매진됐다고 하네요. 하긴 뭐, 캐나다가 월드컵에 진출한 것도 아니고 캐나다야 축구보다는 아이스 하키가 훨씬 인기가 좋으니까.
드디어 레이스가 시작됐습니다. 폴 포지션의 해밀튼은 좋은 출발로 선두를 지켜 냅니다. 베텔과 알론소도 그대로 2, 3위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중위권에서는 혼전이 벌어집니다. 후미 쪽에서 르노 차량과 BMW 자우버 차량이 스핀해서 트랙을 이탈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시케인을 빠져 나올 때에는 이번에는 페라리의 펠리페 마사와 포스 인디아의 비탄토니오 리우치가 부딪쳐서 리우치가 스핀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시작부터 상당히 혼란 상황입니다만 금방 정리되고 해밀튼 - 베텔 - 알론소 - 버튼 - 웨버 - 쿠비차 - 슈틸 - 슈마허 - 훌켄베르크 - 고바야시 순서로 경기가 진행됩니다. 13위로 예선을 출발한 슈마허가 8위까지 올라오는 기염을 토했습니다만, 진짜 대단한 로켓 스타터는 BMW 자우버의 고바야시 카무이로 18위에서 10위까지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훌켄베르크와 경쟁하던 도중에 연석을 잘못 타는 바람에 차량이 떠서 컨트롤을 잃고 방호벽을 들이받아서 앞쪽 날개를 날려먹고 게임 오버. 나중에 팀 단장 페터 자우버도 멍청했다고 한 마디 하더군요.
피트가 시작부터 바쁩니다. 사고로 앞쪽 날개에 손상을 입은 페드로 데 라 로사와 비탄토니오 리우치가 앞쪽 날개를 바꾸고 나갑니다.
잠시 후에는 펠리페 마사도 역시 앞쪽 날개를 바꾸고 피트 아웃합니다. 이 참에 아예 타이어도 수퍼 소프트에서 미디엄으로 바꿔버리네요. 정말 브레이크에 잔인한 서킷답게 휠을 바꿀 때 카본 가루가 확 피어오릅니다.
3 바퀴째입니다. 해밀튼이 일단은 베텔을 여유 있게 리드하고 있습니다. 일단 피트스톱 전까지 최대한 벌려 놔야 하는데 글쎄, 몇 바퀴나 돌 수 있을지... 한편 그 뒤에서는 버튼과 웨버의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웨버로서는 기어박스가 새것이라서 좀더 쌩쌩한 건지, 어쨌거나 페이스는 웨버가 더 좋아 보입니다.
4 바퀴째입니다. 턴 8을 앞둔 완만한 커브에서 웨버가 버튼의 오른쪽으로 튀어 나옵니다. 하지만 시케인에 먼저 들어가는 데에는 실패합니다. 이 전투, 만만치 않을 듯합니다. 버튼으로서는 수퍼 소프트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을 때 웨버와 간격을 벌려 놔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꽁무니를 잡히니 속이 탈 노릇이지요. 베텔도 해밀튼과 대등한 모습을 보이면서, 레드 불의 작전이 맞아들어가는 듯이 보이는 상황입니다.
5 바퀴째 들어서는 맥클라렌이 더 안 좋아 보입니다. 루이스 해밀튼의 1섹터 기록이 23.3인데 비해 베텔 22.9로 0.4초나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웨버가 아까 그 자리에서 똑같이 버튼의 오른쪽으로 튀어 나옵니다. 이번에는 턴 8에서 웨버가 이겼습니다.
5위로 떨어진 버튼 뒤에는 역시 미디엄 타이어를 장착한 르노의 쿠비차도 버튼 바로 뒤에 붙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거 수퍼 소프트가 벌써부터 한계에 온 느낌입니다. 그렇다면 레드 불과 르노의 작전이 제대로 맞아떨어진 걸까요?
6 바퀴째에 메르세데스 GP의 니코 로즈베르크가 수퍼 소프트에서 미디엄으로타이어를 바꾸고 나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메르데세스 GP는 3차 예선에 참가했던 니코에게는 수퍼 소프트 타이어를 썼지만 2차 예선에서 탈락한 미하엘 슈마허에게는 미디엄 타이어로 레이스를 시작하도록 했습니다. 한편 로터스의 야르노 트룰리 역시 피트스톱했습니다.
베텔도 해밀튼의 뒤를 노립니다. 직선에서 바로 뒤에 붙어서 슬립스트림을 타고 나가 보려 했지만 속도가 충분히 나지 않아서 결국은 공략에 실패합니다.
7 바퀴째 결국 젠슨 버튼이 피트스톱합니다. 역시 수퍼 소프트가 버텨주질 못하네요. 11위로 복귀하게 됐으니 레드 불의 계산대로 버튼은 중위권에 묶인 셈입니다.
한편 해밀튼은 여전히 베텔에게 계속 시달리고 있는 중입니다. 좋은 라인을 잡기 위한 자리 싸움이 정말 치열합니다. 랩 타임으로 보면 확실히 베텔이 좋아 보입니다.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버튼이 피트스톱했으니 아마 해밀튼 역시 곧 피트로 들어오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한편 마크 웨버는 어느 새 페라리의 페르난도 알론소 뒤에 바짝 붙었습니다.
알론소 역시 수퍼 소프트 타이어를 쓰고 있기 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 여섯 번째 바퀴에서는 알론소와 웨버의 랩 타임이 무려 2.193초나 차이가 났습니다.
결국 해밀튼과 알론소가 피트로 들어옵니다. 이렇게 되면 레드 불이 1, 2위를 차지합니다. 자, 이렇게 되면 결국 레드 불의 작전대로 굴러가게 되는 건데...
해밀튼이 약간 먼저 피트에 들어갔습니다만 나올 때는 오히려 알론소가 간발의 차이로 앞섭니다. 해밀튼은 어떻게든 순위를 되찾아 보려고 나란히 달립니다만, 결국은 출구 언저리에서 포기하고 알론소에게 양보합니다. 아무튼 최근 들어서 맥클라렌 피트크루들이 자꾸 크고 작은 삽질로 손해를 보게 만드는데, 정말 군기가 빠진 건지 어쩐 건지...
8 바퀴째입니다. 지금 순위는 베텔 - 웨버 - 쿠비차 - 슈마허 - 부에미 - 알론소 - 코발라이넨 - 해밀튼 - 버튼입니다. 한편 윌리엄스의 니코 훌켄베르크가 아드리안 슈틸과 경쟁을 하다가 헤어핀 언저리에서 뒤를 들이받고 앞쪽 날개 오른쪽 부분이 망가집니다.
10 바퀴째입니다. 수퍼 소프트를 장착한 르노의 로베르트 쿠비차가 피트스톱합니다. 가장 오래 버텐 편입니다만 그래도 10 바퀴를 못 넘기네요.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역시 레드 불의 작전이 옳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1, 2위를 잡은 레드 불입니다. 알론소와 해밀튼이 접전 상황에서도 레드 불보다는 더 빠르긴 합니다만, 새 타이어다 보니까 그래도 레드 불보다는 조금 낫겠죠. 알론소와 해밀튼 앞에 버티고 있는 슈마허와 부에미가 얼마나 이 둘을 잡아 주느냐가 레드 불 작전이 완벽한 성공일지를 가름하는 열쇠가 될 듯합니다.
11 바퀴째에 차량번호 12번에 대해 점프 스타트 문제로 조사 중이라는 레이스 컨트롤 메시지가 나옵니다. 그렇다면 르노의 페트로프인데. 결국 페트로프에게 드라이브-스루 페널티가 내려집니다.
12 바퀴째에 젠슨 버튼이 1:19.845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기록합니다. 베텔이 1:21.111였으니까 젠슨이 1초가 넘게 빠릅니다. 어째, 레드 불의 타이어도 벌써부터 슬슬 맛이 가는 조짐이 보입니다. 어라, 이러면 안 되는데...
13 바퀴째에 3위를 달리던 메르세데스 GP의 미하엘 슈마허가 피트스톱니다. 미디엄 타이어인 데다가 2차 예선에서 탈락했기 때문에 새 타이어로 레이스를 시작했는데도 피트스톱이 빠릅니다. 다시 미디엄으로 바꿨으니까 나중에 한 번 더 스톱해서 수퍼 소프트 타이어를 써야 합니다. 역시 2 스톱으로 갈 수밖에 없는 오늘 경기입니다.
트랙으로 복귀하는 슈마허와 트랙에서 달리고 있던 르노의 로베르트 쿠비차 사이에 경합이 치열합니다. 둘 다 트랙에서 이탈하면서까지 치열하게 자리 싸움을 벌인 끝에 슈마허가 우위를 잡습니다. 쿠비차 뒤에는 포스 인디아의 아드리안 슈틸이 바짝 쫓아와 있습니다.
레드 불의 웨버가 피트스톱했습니다. 생각보다 이른 시기입니다. 일단 그대로 하드 옵션으로 갑니다. 역시 2 스톱이 확실합니다. 일단 6위로 트랙에 합류합니다. 14 바퀴째에는 1위로 달리던 세바스티안 베텔도 피트스톱 합니다. 일단 웨버보다는 앞으로 나옵니다만 레드 불의 작전대로라면 첫 스톱 뒤에 맥클라렌-페라리보다 앞에 서야 하는데 그러질 못 했으니 이런 상황이라면 페라리와 맥클라렌이 딱히 나쁘다고 하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러고 보니 지금으로서는 위너는 알론소네요. 알론소와 해밀튼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아직 피트스톱 하지 않은 부에미 뒤에 따라붙습니다.
15 바퀴째에는 미하엘 슈마허가 또 스톱합니다. 아마 아까 쿠비차가 자리싸움 하다가 손상이 있었던 것처럼 보입니다. 오늘도 슈마허는 꽤나 고달플 것 같네요.
한편 아직 피트스톱을 안 한 덕에 잠깐이나마 선두를 잡은 부에미를 앞에 놓고 해밀튼과 알론소의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집니다. 알론소가 부에미 뒤에 바짝 붙은 다음 슬립스트림을 타고 제치려고 하지만 코너에서 아웃으로 밀리면서 여의치 않습니다. 그런데 이 바람에 해밀튼이 기회를 잡습니다.
부에미를 제치는 데 실패한 사이에 해밀튼이 코너 정점에서 좋은 라인을 잡고, 결국 다음 직선 구간 진입 때 완전히 알론소 뒤에 붙은 해밀튼이 직선에서 알론소를 제치는 데 성공합니다.
이 때 부에미는 유유히 피트로 들어갑니다. 알론소로서는 이거 완전 닭쫓던 개 신세가 되어 버리네요. 이래서 해밀튼이 다시 알론소 앞자리를 탈환하면서 선두로 나섭니다.
비록 선두 자리는 빼앗겼지만 요 몇 경기 동안 좀 실망스러웠던 페라리의 페이스가 오늘은 좋습니다. 오래간만에 우승도 한번 노려볼 수 있을 듯한 기세입니다.
18 바퀴째입니다. 니코 로즈베르크는 1:19.431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기록하는 반면, 슈마허는 다시 12위로 내려앉아서 토로 로소의 하이메 알구에르수아리 뒤에 묶여 있습니다. 13위에서 8위까지 올라온 출발 때에는 좋았는데... 다른 주자들보다 피트스톱을 한 번 더 했으니 어쩔 수 없겠지요.
19 바퀴째입니다. 해밀튼과 알론소가 아직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니코 로즈베르크가 내친 김에 한 번 더! 1:19.214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갈아치웁니다. 르노의 비탈리 페트로프가 피트스톱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앞쪽 날개를 바꿉니다. 오늘 전체적으로 앞쪽 날개 소비량이 많네요. 김흥국도 아닌데 뭐 그렇게들 들이대는지.
20 바퀴째에 HRT의 카룬 찬독 첫 피트스톱을 합니다. 가장 늦게 첫 피트스톱을 한 드라이버인데 카메라도 안 잡아주고 불쌍해요... 아무튼 지금 상황에서는 상위권에서는 랩 타임으로 보면 레드 불 듀오가 제일 좋은 페이스입니다. 그런데 다들 피트스톱 한 번씩은 더 해야 할 상황이고, 과연 언제 피트스톱을 할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오늘 경기는 정말 그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 듯 합니다. 글쎄, 타이어 관리의 귀재 알론소라면 혹시나 1 스톱으로 끝낼 수 있을까요? 과연...
23 바퀴째입니다. 르노의 비탈리 페트로프는 충돌 원인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또 드라이브 스루 페널티를 받습니다. 두 번째 패널티네요.
25 바퀴째입니다. 페라리의 펠리페 마사가 두 번째 피트스톱을 하고 나옵니다. 마사한테도 그리 쉬운 경기는 아닙니다. 한편 쿠비차와 슈틸의 접전도 볼만합니다. 아무튼 예선 때부터 포스 인디아의 기세가 정말 대단합니다.
27 바퀴째입니다. 페르난도 알론소가 거의 턱밑까지 쫓아온 상황에서 루이스 해밀튼이 두 번째 피트스톱에 들어갑니다. 70 바퀴 가운데 절반도 소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두 번째 피트스톱이라면, 2 스톱으로도 부족한 걸까요? 아무튼 해밀튼은 선두에서 5위로 밀립니다. 미디엄 타이어로 레이스를 시작했던 쿠비차도 두 번째 스톱에 들어갑니다. 올 시즌에는 피트가 좀 한가했는데 오늘은 간만에 중노동 분위기입니다.
28 바퀴째입니다. 해밀튼이 나가자마자 알론소가 곧바로 1:19.050으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갈아치웁니다. 역시 타이어 관리의 귀재답네요. 한편 피트는 무척 바빠집니다. 젠슨 버튼, 세바스티안 베텔, 니코 로즈베르크, 아드리안 슈틸이 줄줄이 스톱합니다. 슈틸은 오른쪽 뒤 타이어에 펑크가 났네요. 워낙 피트가 정신이 없다 보니 피트 속도 제한 위반 혐의 차량들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는 레이스 컨트롤 메시지가 나옵니다. 결국 윌리엄스의 니코 훌켄베르크가 속도 위반으로 드라이브 스루 페널티를 받습니다.
그런데 알론소의 페이스도 잠깐에 그치고, 갑자기 랩 타임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29 바퀴 째에는 알론소도 결국 두 번째 피트스톱에 들어갑니다. 알론소는 해밀튼 뒤에 붙으면서 3위에 머무릅니다. 오늘 정말 예측 안 되는 경기입니다. 그나저나 마크 웨버는 아직 피트스톱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해밀튼과는 8.2초 격차인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요? 아직 반도 소화 못한 상태에서 2 스톱을 했다면 지금 분위기로는 3 스톱 이상은 잡아야 할 듯합니다.
32 바퀴째입니다. 버튼과 베텔의 격차가 빠르게 좁아지는 분위기에서 우두커니 서 있는 흰색 머신이 보입니다. BMW 자우버의 페드로 데 라 로사네요. 엔진 블로우로 리타이어합니다.
33 바퀴째입니다. 버튼과 베텔의 랩 타임을 보면 확실히 베텔이 좋아 보입니다. 아무래도 타이어를 늦게 갈았으니까... 한편 아직 한번밖에 스톱하지 않은 마크 웨버의 페이스는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특히 섹터 2에서는 압도적인 분위기입니다. 2위 해밀튼과는 10.4초 격차고 지금도 한 바퀴에 0.5초 넘게 격차를 벌리는 분위기입니다. 역시 기어박스가 새것이라서 그런 건지...
한편 메르세데스 GP는 로즈베르크가 8위, 슈마허가 9위입니다. 슈마허의 랩 타임이 너무 안 좋네요. 뭔가 차량 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데... 결국 34 바퀴째에 슈마허가 세 번째로 피트로 들어옵니다. 이거 너무 휴게소에 자주 들르는 건 아닌지...
이제 레이스가 반환점을 넘은 36 바퀴째입니다. 상위권 주자들 중에서 아직도 웨버는 1 스톱밖에 안 한 상태입니다. 이 페이스로 딱 한 번만 스톱하고 끝낼 수 있을까요? 지금 타이어가 얼마까지 버텨줄 수 있을지가 관건일 듯합니다. 다음 스톱이 마지막이라면 수퍼 소프트 타이어로 바꿔야 하는데 분위기상 10 바퀴 정도밖에 못 쓸 확률이 높기 때문에 글쎄... 과연 지금 타이어가 앞으로 20 바퀴 넘게 더 버텨 줘야 한다는 얘긴데... 이것도 아무래도 아니고. 지금 당장은 좋아 보입니다만 웨버가 좀 어중간한 상황이 된 느낌입니다. 한편 쿠비차와 슈틸 사이에 벌어진 사고를 조사한다는 레이스 컨트롤 메시지가 나옵니다.
얘기가 너무 길어져서 전반부를 여기서 끝맺고 글을 바꿔서 레이스 후반부 상황에 대해서 얘기하겠습니다.
[2010 포뮬러 1 캐나다 그랑프리 : 레이스 - 2] 로 이어집니다.
'광속질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F1 코리아 그랑프리, 러브호텔이 국제망신인가 언론이 국제망신인가 (53) | 2010/10/26 |
|---|---|
| 2010 포뮬러 1 캐나다 그랑프리 : 레이스 - 2 (7) | 2010/06/27 |
| 2010 포뮬러 1 캐나다 그랑프리 : 레이스 - 1 (0) | 2010/06/27 |
| 2010 포뮬러 1 캐나다 그랑프리 : 레이스 프리뷰 (1) | 2010/06/13 |
| 2010 포뮬러 1 터키 그랑프리 : 레이스 (9) | 2010/06/02 |
| 2010 포뮬러 1 모나코 그랑프리 : 레이스 (3) | 2010/05/2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