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래간만메 만나는 와인입니다. 뭐, 가격이 상당한 관계로 자주 마실 수는 없지만 어쨌든 가끔은 큰맘 먹고 지르는 와인이었는데, 몇 년만에 다시 한번 맛보게 되네요. 쥬브레-샹베르땅의 파워풀한 느낌이야 말할 것도 없습니다만, 레 카제티에르는 1등급 가운데서도 노른자위입니다.
라벨이 좀 바뀌었습니다. 요즘은 이렇게 글자체를 좀 모던하게 하는 게 유행인 건지... 부샤르 페레 에 피스도 그렇고 폴 자불레 에네도 그러더니 패블레도 이러네요. 아무튼 역시, 명불허전입니다. 바이올렛, 오래된 좀 눅눅한 나뭇가지, 그리고 베리향이 곧바로 확확 올라옵니다. 맛 역시도 잘 그을린 오크와 함께 적절한 산미가 진한 과일과 함께 자리를 잡습니다. 강하게 들이받긴 하지만 거칠다기보다는 우아합니다. 우아하게 들이받는다? 글쎄 좀 앞뒤가 안 맞긴 합니다만...
정말 구조가 잘 짜여진 와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 가지의 맛과 향이 존재하면서도 서로가 짜임새있게 잘 가다듬어진 모양, 이런 걸 구조감이라고 할 수 있겠죠. 사실 구조감이란 말이 너무 남발되는 경향이 있어서... 이런 걸 두고 관능적인(voluptuous) 와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바이올렛 향이 꽉 찹니다. 역시 쥬브레-샹베르땅의 파워가 제대로 올라옵니다. 탄닌도 상당하게 나타나는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파워풀해지면서 쥬브레의 힘이란 이런 것이야! 하고 보여주는 듯합니다.
좋은 포도밭, 그리고 솜씨 좋은 장인이 만나면 멋진 와인을 빚어내게 마련이죠. 강렬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절대 거칠거나 산만하지 않은 쥬브레-샹베르땅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와인입니다. 하긴 뭐, 이 정도 가격에 그 정도를 못 해 주면 정말 속 쓰리긴 하지요...
- bottled by: Domaine Faveley
- grape variety: Pinot Noir
- appellation: Gevrey-Chambertin AOC (1er Cru)
- alchol: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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