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포뮬러 시즌도 어느덧 세 번째 경기입니다. 세 번째 경기는 열대 기후로 악명 높은 말레이시아 세팡입니다. 차량들에게도 드라이버들에게도 무척 힘든 기후 조건입니다. 날도 무더운 데다가 습기까지 많으니, 엔진 산소 공급이라는 면에서는 유리할 지 몰라도 특히 엔진과 브레이크 냉각 문제에서 아주 괴로운 곳입니다.





말레이시아 그랑프리의 그리드는 하늘이 마구 뒤섞어 놓았습니다. 맥클라렌과 페라리가 비 때문에 1차 예선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나란히 그리드 후미로 내려앉았습니다. 반면에 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차지하고도 머신 트러블을 비롯한 여러 불운이 겹쳤던 레드 불은 마크 웨버가 폴 포지션, 그리고 베텔이 3위를 차지했습니다. 사실 예선까지는 레드 불이 항상 좋았죠. 꼭 레이스에서 머신 트러블이든 뭐든 악운이 겹쳐서 망했는데, 말레이시아에서는 과연 그런 악몽에서 탈출할 수 있을 지... 메르세데스 GP도 니코 로즈베르크가 2위, 슈마허가 8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래도 무엇보다도 가장 경사난 건 포스 인디아죠. 아드리안 슈틸이 4위를 차지했습니다. 경사났네~ 윌리엄스도 니코 훌켄베르크가 5위, 루벤스 바리켈로가 7위를 차지했으니 만세를 부를 일이겠죠.




'토요일에 내가 언제 날씨 장난을 쳤다고' 하며 시치미를 떼듯, 레이스를 앞둔 날씨는 무덥고 햇볕도 쨍쨍하게 내리쬐는 천상 열대 기후 날씨입니다. 기온은 섭씨 32도, 트랙 온도는 45도, 그래도 습도가 49%밖에 안 되니 드라이버들에게는 그나마 낫긴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놈의 날씨란 게 알 수가 없죠. 경기 도중에 언제 소나기가 확 덮칠지 말입니다. 일단 일기예보는 천둥 번개와 비바람이 몰아닥칠 거라고 하니, 정말 팀으로서는 머리가 무지하게 아플 일입니다.

그런데 차량들이 피트에서 나와서 그리드에서 경기 준비를 하는 와중에 BMW 자우버의 페드로 데 라 로사의 차량이 아무래도 문제가 있는 듯, 피트 출구에서 멈춰서서 피트 크루들이 뛰어나오더니 이번에는 트랙 바깥에서 마샬들이 밀고 있는 모습이... 결국 엔진 트러블로 아예 출발도 못하고 경기를 포기합니다.

버튼이 17위, 알론소는 19위 해밀튼은 20위에 마사는 21위입니다. 특히 웬수지간인 알론소와 해밀튼, 과연 출발 때 누가 먼저 첫 코너를 돌 지도 궁금합니다. 그 뒤에 마사도 있으니 호시탐탐 둘 다 농락할 기회를 노리겠죠. 버튼은 17위니까 그나마 좀 유리한 조건이랄까요? 어쨌거나 하늘을 보니 흰 구름만 뭉게뭉게 떠 있습니다. 아무래도 날씨 운 같은 건 바라기 어려울 것 같고, 하위권으로 처진 페라리와 맥클라렌에게는 힘든 악전고투가 될 것 같습니다. 출발 때 무리하다가 박지나 마라...




데 라 로사는 아예 레이스를 포기하고 한가롭게 인터뷰를 하고 있네요.






레이스 시작! 3위 베텔이 웨버에 바짝 붙다가 첫 코너를 앞두고 오른쪽으로 튀어나옵니다. 인코너를 잡고 웨버를 따돌리면서 선두를 차지합니다. 비록 폴은 놓쳤지만 레이스 리드는 내 거야! 하고 기세 좋게 외치는 듯합니다. 슈마허가 6위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한편 후미에 있던 해밀튼이 13위까지 치고 올라오고, 마사도 그 뒤를 쫓아 14위에 포진했습니다. 반면 버튼은 15위로 두 계단 올라서긴 했지만 뒤에 있던 해밀튼 - 마사에게 밀려버렸네요. 알론소는 버튼 뒤 16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2 바퀴째입니다. 해밀튼이 직선에서 토로 로소의 세바스티엔 부에미 왼쪽으로 치고 나옵니다. 하지만 부에미도 계속 인코너를 잡으면서 해밀튼에게 쉽게 앞지르기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반경이 큰 커브에서 해밀튼이 아웃으로 빠르게 타고 나가면서 시케인에서 확실하게 부에미를 제치는 성공합니다.







잠시 후 버튼이 시케인에서 마사의 뒤를 노려 보는데, 하지만 인코스를 놔주지 않는 마사에게 밀려 어정쩡한 라인을 타는 사이 알론소가 안으로 파고 듭니다.




그 바람에 오히려 버튼은 알론소에게까지 자리를 빼앗깁니다. 역시 셋이 나란히 기차여행을 할 때는 제일 끝에 있던 드라이버가 어부지리를 낚는다는..

3 바퀴째입니다. 베텔은 선두를 잡고 나서는 경쾌하게 가장 빠른 랩 타임을 이어 나갑니다. 사실 앞에 두 경기에서도 폴 포지션을 잡고 초반에는 기세가 대단했습니다. 그 이후에 머신 트러블이 생겨서 문제지...





상위권은 큰 격투 없이 경기가 진행되는데 반해, 중위권에서는 맥클라렌과 페라리의 분투가 계속됩니다. 부에미를 잡은 해밀튼 내친 김에 같은 토로 로소의 하이메 알구에르수아리까지 직선에서 잡아냅니다.





4 바퀴째입니다. 마크 웨버가 1:41.632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기록합니다. 레드 불 초반 기세가 그야말로 원투 피니시입니다. 과연 이번에는 무사하게 체커 깃발을 받을까요? 해밀튼이 BMW 자우버의 고바야시 카무이를 공략합니다. 메인 직선에서 카무이를 제치고 첫 코너에 먼저 진입하지만 고바야시도 끈질깁니다. 코너와 코너가 이어지는 곳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만 결국 해밀튼이 좋은 페이스로 먼저 빠져 나옵니다. 하지만 해밀튼과 달리 마사 - 알론소 - 버튼 열차는 그리 쉽게 앞 주자들을 공략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얼래? 자갈밭에서 차량 한 대를 끌어내는 크레인이 보입니다. 누구지?





리플레이를 보니 버진 레이싱의 티모 글록입니다. 로터스의 야르노 트룰리 뒤를 노리다가 살짝 닿았는지 글록이 스핀하고, 코너 정점 부근에서 글록이 트룰리를 쳐서 트룰리도 스핀합니다. 그래도 트룰리는 다시 자세를 잡고 달리기 시작했지만 글록은 그대로 리타이어하고 맙니다.






6 바퀴째입니다. 해밀튼이 르노의 비탈리 페트로프를 뒤쫓습니다. 그런데 페트로프가 마지막 헤어핀에서 마치 '어서옵쇼' 하고 길 비켜 주듯이 바깥쪽으로 빠져 버립니다. 해밀튼이 싱겁게 9위로 올라서면서 베텔이 1:41.403으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기록했다는 메시지가 뜹니다. 귀찮은 페라리 맥클라렌도 저만치 뒤에 있겠다, 룰루랄라 순항 중입니다.




곧이어 자리를 내줬던 페트로프가 해밀튼 뒤에서 슬립스트림을 타고 첫 코너에서 먼저 안쪽으로 들어가서 빼앗겼던 9위 자리를 되찾아 옵니다.







8 바퀴째. 마지막 헤어핀에서 페트로프가 인코너를 잡고 먼저 들어가나 했지만 해밀튼이 안쪽으로 더 파고들면서 페트로프를 밀어제치고 9위를 차지합니다. 들어갈 때부터 인코너가 되면 늦게 감속을 한 만큼 브레이크를 많이 잡아야 하고 정점 부근에서 속력이 느려지게 되는데, 가속을 붙인 해밀튼이 감을 잘 잡고 파고 든 셈입니다.







그런데 그 다음 메인 직선 구간에서 해밀튼의 주행이 좀 논란이 됐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페트로프를 뿌리치려는 해밀튼이 여러 차례 트랙 양끝을 오갑니다. 저러면 뒤에 있는 드라이버가 공략이 까다로워지고 슬립스트림 영역이 제대로 안 나오면서 난류도 생기니까 그 역시 앞지르기를 어렵게 만들겠지요. 그러나 규정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원래 드라이버들 사이에는 이렇게 트랙을 가로지르는 주행은 한 구간에서 한 차례만 하도록 관례화가 되어 있습니다. 너무 저렇게 갈짓자로 주행하는 건 위험하기 때문이죠. 해밀튼은 나중에 관제로부터 경고를 받았습니다. 만약 저렇게 갈짓자로 주행하면서 브레이크까지 잡았다면 페널티까지 나갔을 수도 있지만 계속 가속을 붙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경고로 그쳤던 듯합니다.





9 바퀴째입니다. 알론소가 뭔가 좀 안 좋은 듯 뒤따르던 버튼이 첫 코너에서 손쉽게 공략에 성공합니다. 계속해서 자리를 내주지 않다가 너무 무력하게 당해서 이상할 정도입니다.





한편 트랙 가장자리에 BMW 자우버 머신이 서 있습니다. 데 라 로사는 레이스를 시작도 못 했고, 이 비운의 주인공은 고바야시 카무이입니다. 엔진 블로우네요. 엔진오일이 타서 생기는 흰 연기를 내뿜습니다. BMW 자우버의 경기는 초반에 끝나버리네요.





10 바퀴째입니다. 아까 알론소를 제치는 데 성공한 버튼이 피트 인 합니다. 너무 일찍 들어가는 거 아닌가 싶은데 일단 소프트 옵션에서 하드 옵션으로 타이어를 바꿉니다. 아마 더는 안 들어올 것 같은데, 마사 뒤에 묶여 있느니 차라리 랩 타임을 뽑겠다는 작전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무튼 지난 말레이시아 경기에서 과감한 타이어 작전으로 우승을 차지한 버튼이 또 한번 과감한 작전을 쓰는 건지... 아니면 소프트 옵션 타이어가 머신 세팅과 잘 안 맞아서일 수도 있겠지요.





메르세데스 GP의 미하엘 슈마허의 차량에 뭔가 문제가 있는 듯 느릿느릿 달립니다. 결국 트랙 바깥으로 나가서 리타이어합니다. 자세히 보면 왼쪽 뒤편 휠이 문제가 있는 듯합니다. 타이어 바깥쪽이 지면에 밀착되지 못하고 지면과 떠 있을 정도로 상태가 안 좋습니다. 리플레이 보니 연석을 탈 때 충격적으로 휠에 문제가 생긴 듯합니다.





12 바퀴째입니다. 로터스의 헤이키 코발라이넨이 버진 레이싱의 디 그라시를 앞지르려고 했지만 그립 부족인지 코너를 제대로 못 돌고 트랙 바깥으로 이탈합니다.





그런데 리플레이를 보니까 디 그라시와 부딪쳐서 일어난 사고였네요. 코발라이넨의 왼쪽 뒤편 휠과 부딪친 디 그라시도 앞쪽 날개가 부서져 떨어집니다. 피트 한 번 다녀오셔야 할 듯. 코발라이넨도 다음 바퀴에 피트로 들어가서 타이어를 바꿉니다.




13 바퀴째에 7위를 달리던 포스 인디아의 비탄토니오 리우치도 문제 생긴 듯 느릿느릿 달립니다. 스로틀 문제로 왜 이렇게 느려? 아무튼 무더운 날씨는 사람에게도 차량에게도 참 어려운 장벽입니다.




젠슨 버튼이 1:41.155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기록합니다만 해밀튼과 비교하면 페이스를 더 끌어올려야 할 듯합니다.




14 바퀴째에 훌켄베르크와 페트로프가 피트스탑합니다. 해밀튼은 6위까지 올라갑니다. 페이스가 좋기 때문에 이런 기세로 계속 간다면 어쩌면 포디움까지 갈 수도 있어 보입니다.





15 바퀴째에 버튼 1:41.095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기록합니다. 새 타이어 덕을 보는 거겠죠. 하지만 선두를 달리는 세바스티안 베텔이 버튼에게 웃기지 말라는 듯이 1:41.040으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갈아치움으로써 응수합니다. 그러나, 버튼의 동료인 해밀튼이 하지만 해밀튼 1:40.899로 1분 41초대 벽을 가장 먼저 깹니다. 17 바퀴째에는 베텔의 동료인 마크 웨버가 1:40.668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갈아치웁니다. 페이스는 두 팀이 제일 나아 보입니다만, 역시 비 때문에 1차 예선에서 탈락한게 맥클라렌으로서는 너무 커 보이네요. 레드 불 끼리 경쟁에서는 랩 타임은 웨버가 조금 나아 보이는데 과연 둘 사이에 경쟁이 벌어질 지 궁금하네요.




19 바퀴째입니다. 경기가 좀 밋밋하게 진행되는 듯합니다. 맥클라렌에서는 해밀튼에게 지금으로서는 비가 내릴 것 같지 않으며 레이스 끝까지 트랙이 말라 있을 듯하다고 무선 교신으로 얘기합니다. 하늘을 봐도 딱히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변덕스러운 날씨라 100% 장담은 못 하지만 말이죠. 레드 불의 피트월을 보니까 기상 정보가 떠 있는데 구글에서 제공하는 정보네요.




아까 타이어를 바꾸고 나갔던 코발라이넨이 피트 인합니다. 피트 크루들이 좀 한가해 보이네요. 유압 문제 때문에 리타이어하고 맙니다.




20 바퀴째입니다. 해밀튼이 1:40.574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기록합니다. 하지만 슈틸과 아직도 5초 차이라서 부지런히 쫓아가야겠습니다. 순위로 보면 마사 - 알론소 - 버튼도 해밀튼 다음 순위긴 하지만 10초 이상 차이가 많이 납니다. 그리고 페이스도 넷 중에서는 해밀튼이 확실히 가장 낫습니다. 시즌 개막전보다는 페이스가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한편 알론소는 트랜스미션에 문제가 좀 있습니다. 기어를 올리는 업시프트는 괜찮은데, 기어를 내리는 다운시프트 쪽에 뭔가 문제가 있는 듯합니다. 이렇게 되면 코너에 들어갈 때 빠르게 시프트다운이 되지 않기 때문에 감속을 일찍 해야 하므로 그만큼 손해가 됩니다.




22 바퀴째입니다. 르노의 페트로프와 토로 로소의 알구에르수아리가 접전을 펼칩니다. 슬립스트림을 탄 알구에르수아리가 페트로프의 오른쪽으로 나오면서 인코스 라인을 잡아서 앞지르기에 성공합니다. 그 뒤에 있던 세바스티엔 부에미도 어부지리를 노렸지만 페트로프가 잘 막았네요.





하지만 오래 못 가서 슬립스트림을 탄 부에미가 앞지르기에 가볍게 성공합니다. 아까 해밀튼과 접전을 벌일 때와는 달리 페트로프의 모습이 좀 무력해 보입니다. 문제라도 있나?






23 바퀴째에 타이어를 바꾼 아드리안 슈틸이 1:40.090으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기록합니다. 오늘 페이스가 좋아 보입니다. 타이어도 새것이겠다. 리우치가 리타이어했습니다만 포스 인디아로서는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볼만 합니다. 한편 24 바퀴째에 선두 세바스티안 베텔이 피트에 들어옵니다. 하드 타이어로 바꾸고 해밀튼 바로 앞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베텔이 피트에 들어갈 때 좀 휘청휘청하는 듯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립이 없었나...





25 바퀴째에 베텔로부터 선두를 물려받은 마크 웨버가 피트스탑 합니다. 그런데 이런, 오른쪽 앞 휠 너트를 장착하는 휠 건이 잘 안 빠져서 크루들이 당황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래도 다행히 6.2초만에 스탑이 끝나서 망한 정도까진 아니지만 베텔이 4.8초였으니까 단 몇 초라도 아까운 시간을 까먹은 셈입니다. 한편 메르세데스 GP의 니코 로즈베르크가 1:39.861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기록하면서 1분 40초대 벽을 깹니다.

중반전도 경기는 조금 밋밋한 느낌입니다. 순위 경쟁보다는 빠른 랩 타임 경쟁만 벌어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27 바퀴째에 페라리의 펠리페 마사가 피트스탑 합니다. 마사는 레드 불과는 반대로 하드 옵션 타이어로 경기를 시작했는데, 그래서 소프트로 타이어를 바꿉니다. 한편 해밀튼과 알론소는 아직 피트스탑을 안 했는데...




29 바퀴째에 새 신발을 신은 마사가 1:38.002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기록합니다. 이때까지 베텔이 가지고 있던 가장 빠른 랩 타임을 무려 1.7초나 앞당겼습니다. 새 타이어의 놀라운 위력이여... 게다가 소프트니 분위기 제대로 탔습니다.

29 바퀴를 마친 뒤 랩 타임을 보면 베텔 1:39.774, 해밀튼 1:39.772, 웨버 1:40.233입니다. 베텔과 웨버는 타이어를 바꿨으니까, 해밀튼으로서는 일단 좀 더 버텨 보자는 심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아나요? 소나기라도 내릴지?




하지만 31 바퀴째에 해밀튼이 피트스탑 하면서 그런 생각을 바로 깨 줍니다. 소프트 옵션 타이어로 바꾸고 7위, 그러니까 버튼 앞으로 복귀합니다.




한편 중위권에서는 윌리엄스의 니코 훌켄베르크와 토로 로소의 하이메 알구에르수아리 사이의 경쟁이 치열합니다. 휠과 휠이 부딪칠 뻔한 아슬아슬한 접전 끝에 결국은 알구에르수이리가 승리를 거둡니다.

33 바퀴에 해밀튼이 1:37.745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기록한 가운데, 페르난도 알론소는 아직 들어갈 생각 없는 듯합니다. 지난 호주 그랑프리에서 브리지스톤으로부터 'fantastic!'이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타이어 관리는 일품입니다만, 그래도 규정에서는 두 가지 옵션 타이어를 한 세트씩은 써야 하기 때문에 안 들어갈 수는 없죠.




34 바퀴째에 르노의 비탈리 페트로프가 리타이어 합니다. 기어박스 고장이 원인인데, 세 경기 연속으로 리타이어네요. 너 완주는 언제 할 거냐... 엄마가 맨날 쫓아다니는 것 같은데 혼나려고.




35 바퀴째입니다. 해밀튼은 슈틸을 거의 다 쫓아왔습니다. 선두 베텔과 비교를 해도 32 바퀴째에는 1.7초, 33 바퀴째에는 0.732초 앞섭니다. 예선 때 비 때문에 탈락만 안 했어도 우승 경쟁을 벌였을 텐데, 하고 해밀튼으로서는 정말 땅을 치고 싶을 겁니다.




37 바퀴째에 알론소가 드디어 피트스탑 합니다. 소프트로 바꾸고 나갑니다. 그렇다면 머신 세팅이 소프트보다는 하드 옵션 쪽에 더 맞다고 판단했던 것이겠죠. 한편 버튼과 마사도 접전 상황입니다. 페이스로 보면 마사가 버튼보다는 나은 상황인데... 하지만 앞지르기가 어려운 올해 상황이라 공략할 방법을 찾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한편 해밀튼 역시도 포스 인디아의 슈틸 뒤에 묶여서 좀처럼 앞지를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39 바퀴째. 말랑말랑한 새 타이어를 낀 알론소가 1:37.633으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기록합니다. 마사와 9.7초나 떨어져 있어서 순위를 뒤집기는 어려워 보입니다만, 기어시프트 문제는 풀렸는지 페이스를 끌어올립니다.




광속질주를 거듭한 알론소는 네 바퀴만에 마사 뒤에까지 쫓아 왔습니다. 한 바퀴에 2초나 빠르니 뭐... 마사가 페이스가 떨어지는 버튼의 뒤에 잡힌 것도 영향이 크겠죠. 레드 불이 원투 피니시를 향한 순항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페라리와 맥클라렌은 해밀튼 - 버튼 - 마사 - 알론소로 순위가 이어집니다.





44 바퀴째에 펠리페 마사가 드디어 첫 코너에서 버튼을 공략하는데 성공합니다. 하긴 일찌감치 타이어를 바꾼 버튼인지라 타이어 마모도 꽤 됐을 테니, 고무가 쌩쌩한 알론소에게도 따먹힐 듯합니다.





여기서 잠시, 너무 윗분들만 보여주는 것 같아서 사회적 약자(?) 배려 차원에서 이 분의 역주도 보여드리겠습니다. 바로 HRT의 카룬 찬독 선생님. 로터스의 야르노 트룰리를 제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시즌 전에 테스트 한 번 못 한 HRT지만 올해 새로 들어온 팀들 중에 가장 페이스가 괜찮다는 로터스를 제치다니, 오 놀라워라! 그래도 새로 참여하는 팀들 가운데는 버진 레이싱의 루카스 디 그라시가 가장 앞에 있습니다.






46 바퀴째입니다. 페이스는 확실히 압도적인데도 알론소 역시 마사처럼 그리 쉽게 버튼을 제치지는 못합니다 . 메인 직선 구간에서 아웃으로 빠지면서 첫 코너에서 버튼을 제치는 듯 하지만 안쪽 라인을 잡은 버튼이 다음 코너에서 다시 알론소 앞으로 나옵니다.




47 바퀴째에 맥클라렌은 해밀튼에게 레이스 막판에 마사에게 잡힐 수도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계속해서 슈틸에게 잡혀 있는 상황입니다. 페이스는 좋은데 앞지르기를 하려면 직선에서 슬립스트림을 받아서 나가야 하지만 슈틸 뒤에 충분히 붙질 못합니다. 같은 메르세데스 엔진이라서 그런 건지... 아무튼 맥클라렌과 포스 인디아는 관계가 꽤 깊습니다. 메르세데스 엔진이 처음으로 맥클라렌이 아닌 다른 팀에 공급된 곳도 바로 포스 인디아이고, 한때 맥클라렌이 인수해서 B 팀으로 운영할 생각까지 했지요. 맥클라렌에서 여러 가지 기술 지원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왠지 마틴 위트마시가 어깨를 들썩이면서 그럴 것 같네요. "괜히 기술 지원 해줬어~ 괜히 가르쳐 줬어~"






경기 후반부는 무척 밋밋하게 흘러갑니다. 레드 불의 원투 피니시가 거의 굳어져 가는 가운데, 두 바퀴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계속 버튼 뒤에 답답하게 묶여 있던 알론소가 승부수를 띄웁니다. 메인 직선에서 거의 끝까지 버튼 뒤를 따라붙다가 코너로 들어갈 때 인코너로 치고 들어갑니다. 버튼을 앞서는 듯했는데... 갑자기 아웃으로 빠지면서 버튼에 자리를 내 줍니다. 그리고 뒤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이런! 알론소는 레이스 종료 두 바퀴를 남겨 놓고 결국 엔진 블로우로 리타이어 합니다. 그래도 우승한 주자가 완료한 바퀴수의 90%만 돌면 완주로 간주해서 순위 계산을 해 주기 때문에 알론소는 13위로 순위 계산은 되었지만 어쨌거나 포인트권 밖으로 밀려났으니 별 의미는 없죠. 물론 정상으로 완주했다고 해도 딸 수 있는 포인트가 얼마 안 되긴 합니다만, 막판에 가면 정말 1 포인트가 아쉬울 수도 있는 겁니다. 게다가 리타이어로 마사에게 드라이버 챔피언십 수위 자리로 내 주게 되었습니다.




결국 세바스티안 베텔에게 가장 먼저 체커 깃발이 나부낍니다. 그 뒤를 이어서 마크 웨버가 들어옵니다. 이런 저런 트러블로 레이스에서 울어야 했던 베텔과 레드 불이 원투 피니시를 차지함으로써 챔피언십 경쟁은 이제 제대로 불이 붙는 모습입니다. 드라이버 챔피언십에서는 베텔이 37 포인트로 알론소와 동점이 되었고(하지만 높은 순위를 차지한 횟수에서 앞선 알론소가 2위입니다) 레드 불은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에서도 페라리와 맥클라렌에 이어서 3위로 뛰어올랐습니다.




반면 페라리는 엔진 신뢰성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첫 경기 때문에 마사와 알론소의 엔진을 모두 바꾸었던 페라리는 같은 엔진을 쓰는 BMW 자우버의 페드로 데 라 로사가 엔진 트러블로 아예 레이스를 시작도 못 한 데다가 고바야시 카무이는 초반에 엔진 블로우로 리타이어하고 결국 페르난도 알론소까지(그러고 보면 둘 다 스페인 드라이버네요) 막판에 엔진 블로우로 리타이어했으니, 엔진 세 대가 한꺼번에 문제를 일으킨 겁니다. 단장인 스테파노 도메니칼리도 경기가 끝난 뒤에 이 문제에 좀 신경이 쓰인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어차피 작년 엔진과 똑같은 제원인데 뭐가 문제일까요? 명가 페라리인 만큼 뭔가 대책이 나오겠죠. 하여간 한 시즌에 차량 한 대당 엔진을 8개까지밖에 쓸 수 없으니 네 번째 경기인 다음 중국 그랑프리에 적어도 알론소에게는 세 번째 엔진을 달아 줘야 하는 페라리로서는 엔진 관리 문제가 시즌 중후반으로 갈수록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참고로 한 시즌 동안 차량 한 대당 엔진을 8개까지만 쓸 수 있고, 만약 그보다 많은 엔진을 쓰게 될 때에는 엔진을 바꿀 때마다 10 그리드 페널티, 곧 예선 순위에 따른 레이스 출발 순서가 10단계 뒤로 밀리는 벌칙을 받습니다.




오래간만에 페라리 맥클라렌 두 팀이 다 없는 포디움을 보는 듯합니다. 베텔은 애드리언 뉴이에게 시원하게 샴페인을 뿌려 줍니다. 하긴 분명 뛰어난 머신을 설계한 뉴이는 샴페인 세례를 받을 자격이 있지요. 이제 다음 경기는 2주 뒤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립니다. 중국 경기가 끝나면 F1은 이제 본바닥이라 할 수 있는 유럽을 돌게 됩니다. 과연 불운을 털고 원투 피니시로 화려하게 말레이시아를 떠나는 레드 불이 계속 이 페이스를 잡아 나갈지, 엔진 신뢰성에 의심을 받는 페라리, 그리고 예선 성적 때문에 계속 피를 보는 맥클라렌이 뭔가를 보여 줄 지. 그리고 새로운 팀들은 몇 대나 완주할 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부디 다음 경기는 말레이시아보다는 재미있기를 기해 봅니다. 앞지르기가 너무 힘들어져버린 F1에 역시나 뭔가 문제를 보완할 방법이 필요할 듯합니다.

Pos No Driver Team Laps Time/Retired Grid Pts
1 5 Sebastian Vettel RBR-Renault 56 1:33:48.412 3 25
2 6 Mark Webber RBR-Renault 56 +4.8 secs 1 18
3 4 Nico Rosberg Mercedes GP 56 +13.5 secs 2 15
4 11 Robert Kubica Renault 56 +18.5 secs 6 12
5 14 Adrian Sutil Force India-Mercedes 56 +21.0 secs 4 10
6 2 Lewis Hamilton McLaren-Mercedes 56 +23.4 secs 20 8
7 7 Felipe Massa Ferrari 56 +27.0 secs 21 6
8 1 Jenson Button McLaren-Mercedes 56 +37.9 secs 17 4
9 17 Jaime Alguersuari STR-Ferrari 56 +70.6 secs 14 2
10 10 Nico Hulkenberg Williams-Cosworth 56 +73.3 secs 5 1
11 16 Sebastien Buemi STR-Ferrari 56 +78.9 secs 13
12 9 Rubens Barrichello Williams-Cosworth 55 +1 Lap 7
13 8 Fernando Alonso Ferrari 54 +2 Laps 19
14 25 Lucas di Grassi Virgin-Cosworth 53 +3 Laps 24
15 20 Karun Chandhok HRT-Cosworth 53 +3 Laps 22
16 21 Bruno Senna HRT-Cosworth 52 +4 Laps 23
17 18 Jarno Trulli Lotus-Cosworth 51 +5 Laps 18
Ret 19 Heikki Kovalainen Lotus-Cosworth 46 Hydraulics 15
Ret 12 Vitaly Petrov Renault 32 Gearbox 11
Ret 15 Vitantonio Liuzzi Force India-Mercedes 12 Throttle 10
Ret 3 Michael Schumacher Mercedes GP 9 Wheel issue 8
Ret 23 Kamui Kobayashi BMW Sauber-Ferrari 8 Engine 9
Ret 24 Timo Glock Virgin-Cosworth 2 Spin 16
DNS 22 Pedro de la Rosa BMW Sauber-Ferrari 0 Engine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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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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