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코미디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조선일보 행사에 참석한 것을 놓고 극우 네티즌들이 비난을 퍼붓고 있습니다. 그 극우 네티즌들이 누구냐고요? 변희재와 같은 족속들? 뉴라이트? 알바? 아닙니다. 바로 개혁과 진보를 외치면서 안티 조선을 외치는, 얼핏 보기에는 진보적 네티즌처럼 보이지만 속을 파보면 뼛속까지 조중동스러운 극우 네티즌들입니다. 똥 묻은 겨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듯이, 사회적인 각종 이슈에 대해서는 조중동스러운 극우적 냄새를 폴폴 풍기면서 형식적인 문제를 가지고 노회찬 대표를 물고 늘어지고 있습니다. 코미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개혁이나 진보의 탈을 쓴 극우 네티즌들은 마치 자기들은 조선일보와 대척점에 서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요한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정반대 스탠스를 가지고 있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무슨 소리야! 내가 조중동스럽다고?"라고 얼굴을 붉힐 분들이 있을 텐데, 그런 분들을 위한 평가 문제를 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라크 파병에 대한 생각은?
① 침략 전쟁에 파병할 수 없다.
② 국익을 위해서 파병해야 한다. - 노동자의 파업권, 특히 공무원이나 공공 사업장에 대한 생각은?
① 법으로 보장된 권리다.
② 어디서 귀족 노조들이 파업을... -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생각은?
① 사상과 양심의 자유로 존중 되어야 한다.
② 군대 빼려는 수작이다.
- 이주 노동자(특히 불법 체류자) 문제에 대한 생각은?
① 인권 차원에서 차별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② 우리 나라 일자리 뺏고 범죄 저지르는 놈들므로 내쫓아야 한다.
눈치 챈 분들도 있겠죠. ①은 주로 한겨레 경향과 같은 진보 언론들의 논조고 ②는 주로 조중동이 들이대는 극우적인 논조입니다. 그래서 참여정부 시절 조중동이 한겨레 경향을 '여당지'라고 비난했을 때, 경향신문에서 사회 이슈에 대한 논조를 비교하면서 '도대체 누가 더 정부 여당에 가까운가'라고 맞받아친 바 있습니다. 이주 노동자(이민자) 문제는 유럽에서는 특히나 극우 정당들이 단골로 끌고 나오는 문제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②가 정답이라고 라고 굳게 믿고 있다면 거의 네오 나치 수준이겠죠.
똑같은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태도가 싹 돌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농민 시위에서 농민 두 명이 목숨을 잃었을 때(당시 경찰청장이 지금 코레일 사장인 허준영 씨죠)에는 정부를 감싸고 돌면서 농민들의 폭력성을 비난했던 그 사람들이 이명박 정부 시대에 와서는 용산 참사와 같은 상황에서 정부 비난에 앞장섭니다. 도대체 참여정부 시절의 서민 목숨은 별 거 아니고 이명박 시대에 와서 갑자기 귀해진 건지 참 기가 찰 노릇입니다. 신자유주의에 대해서도 사실 참여정부 시절에는 '묻지마 지지'를 보내던 이들은 이제 와서 신자유주의를 노골적으로 확대시키고 있는 이명박에 대해서는 증오를 보내는 것도 코미디입니다. 진작에 신자유주의에 대해서 대통령이 누구인지에 상관 없이 제 목소리를 내고 여론을 만들었다면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에 '노동 유연성을 승인한 게 최대 실수'였다면서 후회하지도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사실 극우라고는 했습니다만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기들 이익에 따라서 편리하게 극우와 진보를 취사선택하는 기회주의자들일 뿐입니다. 자신이 일관된 주의나 사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려면 자신에게 손해가 되더라도 주의나 사상이 가진 원칙에 입각해서 인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안티 조선에 집착하는 박쥐 네티즌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쪽에서는 개혁을 택하다가 자신이 불리한 쪽에서는 극우를 택하는 식입니다. 예를 들면 서민 복지에 대해서는 진보 쪽이 자기에게 이익이 되니까 그 쪽을 택하지만 이주 노동자 문제는 자기한테 손해니까 인권이고 나발이고 네오 나치스러운 태도를 택합니다. 노동자들이 파업하면 당장 자기가 불편하니까 노동 3권이고 나발이고 귀족 노동자라고 욕합니다. 안철수 씨가 그랬죠. 원칙은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지킬 때만이 원칙으로서 가치가 있다고요. 자기 편리한 대로 이쪽으로 붙었다 저쪽으로 붙었다 하는 자칭 개혁 진보 네티즌들은 박쥐같은 기회주의자들 뿐입니다.
사실 뼛속까지 조중동스러운 이런 박쥐 네티즌들이 안티 조선을 외치는 것도 알고 보면 그저 정치적인 대결의 문제일 뿐입니다. 알고 보면 비슷한 보수인 이명박과 박근혜가 서로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으르렁거린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그래도 박근혜는 개혁 진보 같은 얘기는 안 하고 자기 포지션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근데 안티 조선을 외치는 박쥐 네티즌들은 자신을 개혁 진보인 것처럼 포장하면서 형식적인 겉껍데기를 물고 늘어집니다. 내용은 못 물고 늘어집니다. 내용으로 들어가면 자기들이야말로 진짜 조중동스러운 사람들이기 때문에 절대로 파고 들어가기 불가!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 가지고 원수처럼 싸움박질을 합니다. 그러니 노회찬 대표는 딱 공격하기 좋은 타겟이지요.
노회찬 대표는 운동권 정파의 대표가 아닙니다. 싫어도 대한민국에는 보수와 진보가 있음을, 그리고 한겨레 경향이 있는가 하면 조중동도 있음을 인정해야 하는 대중 정당의 대표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노회찬 대표가 바보입니까? 거기 행사 한번 참석했다고 해서 조선일보가 자기한테 좋게 기사 써 줄거라고 생각한다면 정말로 자신의 뇌 안에 세포가 하나밖에 없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냥 존재를 인정하는 것일 뿐입니다. 좋든 싫든 조선일보는 존재하고, 그것도 한국 사회의 여론을 주도하는, 어쨌거나 저쨌거나 한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신문입니다. 그게 우리 나라의 수준입니다. 그리고 대중정당의 대표라면 그 수준과 존재를 인정하고 거기에서부터 시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뭐 조선일보 만세라도 불렀다면 모를까요. 자신이 진짜 속까지 진보라면 조선일보를 피할 이유도 없고, 그 곳에서 당당하게 자기 목소리를 못 낼 이유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뼛속까지 조중동스러운, 유럽 같은 곳에서는 네오나치 소리 딱 듣기 좋은 극우 네티즌들이 자신들의 속은 생각 안하고, 형식적인 문제를 가지고 노회찬 대표를 비난하는 건 진짜 코미디 중에서도 상 코미디입니다. 가짜 개혁, 가짜 진보들이 이 나라 개혁과 진보를 전세낸 것처럼 활개치는 꼴을 보고 있노라면, 조중동 따위가 언론이랍시고 활개치는 모습과 어쩜 그렇게 비슷한지 모르겠습니다. 노회찬 씨는 적어도 자신의 이익에 따라서 극우와 진보를 취사선택하는 박쥐 네티즌들 따위에게 비난 받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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