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서 블로고스피어에서 시사 블로깅이 위축되고 있다는 걱정들이 늘고 있습니다. 확실히, 1-2년 전과 비교해 보면 많이 위축된 게 사실입니다. 블로고스피어에서 가장 많은 트래픽을 안겨다 주는 다음 뷰에서도 시사가 뒤로 밀린 상태죠. 그리고 요즈음은 대체로 메인 쪽으로 노출되는 글도 연예 쪽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시사 포스팅의 양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서 다음 뷰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물론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 이제는 정치를 지겨워하고 등들 올리는 사람들의 성향도 문제일 것입니다. 하지만 좀 다른 얘기를 한 가지 해 볼까 합니다. 하지만 제 의견으로는 지금 블로고스피어의 시사 쪽을 위축시키고, 심하게 말하자면 망치고 있는 원인 중에 하나는 인터넷 언론, 그리고 일부 기자들입니다. 물론 이런 얘기를 하면 기자들은 얼굴이 벌개져서 반박하겠죠. 물론 자신들이 블로고스피어를 망치려고 작정해서 그런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들이 결과론적으로는 시사 쪽 블로고스피어의 다양성을 망치고 있는 데 분명 한몫 하고 있습니다.
연예 쪽은 상대적으로 블로거들이 공략하기 쉬운 분야입니다. 일단 연예 관련 기사들어 너무 질이 떨어집니다. 심하게 말하면 교정 교열조차도 못하고 맞춤법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수준 미달의 경마 중계식 기사를 마구잡이로 쏟아내는 쪽이 연예뉴스입니다. 따라서 연예 쪽에서는 아마추어 블로거들이 상당한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넘쳐나는 수준 이하의 홍보성 기사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시청자'의 눈으로 방송과 연예를 비판하는 포스트들이 상당한 인기를 가지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거죠. 하지만 시사 쪽은 아무래도 얘기가 달라집니다. 일단 아무리 허접이네 뭐네 해도 조중동 같은 쓰레기들을 뺀다면 언론들의 시사 쪽 뉴스나 기사들은 적어도 너절한 연예 뉴스와 비교할 바는 아닙니다. 게다가 인터넷 언론들이 블로고스피어를 공략하기 시작하면서 이것이 거꾸로 아마추어 블로거들을 위축시키는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인터넷 언론들의 블로고스피어에 대한 반칙 플레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자신들의 뉴스 사이트가 엄연히 있고 포털 사이트의 뉴스 서비스에 기사를 공급하고 있으면서도 블로그를 만들어서 토시 하나 고치지 않은 똑같은 기사를 메타블로그에 올리거나 아니면 아예 뉴스 사이트에 블로그 인터페이스를 집어넣어서 뉴스 서비스와 메타블로그에 이중 발앵을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았습니다. 자기들은 원 소스 멀티 유즈라고 강변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분명 반칙입니다. 미디어다음과 다음 뷰는 엄연히 다른 공간이고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는 공간입니다. 미디어다음에는 아무나 기사를 올릴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일반인 블로거들에게는 애초투터 진입장벽이 철저하게 쳐져 있는 공간입니다. 그런 진입 장벽 바깥에 있는 글들을 모은 개방형 공간이 다음 블로거뉴스 → 다음 뷰였습니다. 그런데 진입 장벽 안에 있는 인터넷 뉴스 사이트들이 개방형 공간안 뷰까지 아예 똑같은 기사를 가지고 쳐들어오는 건 분명한 반칙 플레이입니다.
또한 몇몇 기자들은 뉴스 기사로까지는 올라가지 못하는 정보들을 재활용해서 블로그에 내보내고 있습니다. 시사 쪽 블로그는 정보가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면이 있습니다. 곧, 기자들이 일반인들은 가지지 못하는 정보 접근에 대한 특권을 이용해서 언론이 아닌 개인 블로그 포스팅을 하기 시작하면 이 부분에서는 일반인 블로거들과 경쟁 자체가 안 된다고 봐도 됩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 시장에 쳐들어와서 시장 질서를 어지럽혀 놓는 것처럼 자신들이 가진 인프라와 일반인들을 가지지 못하는 정보에 대한 접근 특권을 이용해서 블로고스피어를 잡아먹어버리는 결과를 낳은 셈입니다. 이 부분은 기자들이 블로그 쪽으로 대거 몰리면서부터 걱정했던 바인데 역시나... 그렇게 되더군요.
자신이 '기자'라는 공적인 직함을 가지고 얻은 정보를 언론이 아닌 개인 블로그에 올리고, 심지어 수익까지 올리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 하는 점은 좀 따져 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 자신의 직무 특성, 또는 특권 덕분에 얻은 정보를 사적으로 활용하고 그것으로 돈까지 버는 걸 인정하는 회사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또한 뉴스를 쓰는 것이 직업인 기자들은 다른 이들보다 포스팅에 쓸 수 있는 시간이나 글의 질이라는 면에서도 유리하다는 장점 또한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당연하죠. 프로와 아마추어의 벽은 그리 쉽게 넘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물론 기자들이 블로그에 참여함으로써 얻는 순기능도 있습니다. 언론의 좁은 공간에는 다 넣을 수 없는 뒷얘기나 정보들을 블로그를 활용함으로써 인터넷에 공개함으로서 언론의 한계를 보완한다는 점은 분명히 커다란 장점입니다. 하지만 '프로'인 기자들이 대거 블로고스피어로 진입하면서 아마추어들의 입지가 크게 좁아진 문제 역시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메타블로그에서도 이런 기자들의 포스팅을 적극 밀어주기까지 했습니다. 실제로 다음 뷰의 시사 베스트를 거의 대부분 기자들이 차지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우리나라의 블로고스피어가 자생력보다는 메타블로그가 몰아주는 트래픽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는 이렇게 기자들이 다음 뷰와 같은 거대 메타블로그를 독식해버리면 그 다음 얘기야 뭐... 이런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좀 심하게 말하자면 요즘 시사 블로고스피어는 인터넷 포털의 뉴스 서비스와 별반 다른 게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까지도 듭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메타블로그에서 기자 몰아내기 운동을 할 수도 없는 거고, 위에서 말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분명 기자들의 포스트들도 무시할 수 없는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니 뾰족한 해결책이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일부 인터넷 뉴스 서비스사들이 똑갈은 기사를 포털의 뉴스 서비스와 메타블로그에 이중으로 올리는 반칙 플레이 만큼은 없어져야 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정부와 기업에서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블로그는 반드시 메타블로그에서 특혜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합니다. 이런 블로그는 마케팅 차원에서 상당한 돈을 뿌려가면서 만드는 블로그인데 메타블로그에서 베스트나 메인 노출과 같은 극히 제한된 공간을 내 주면 아마추어 블로거들을 더더욱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런 블로그는 자기들이 돈 내서 광고를 하던 공간을 사던지 해야죠.
사족 삼아, 제 블로그에서도 요즘은 시사 관련 포스팅이 적어졌는데, 이유는 별 거 없고 '재미있는 생각이 잘 안 떠올라서'입니다. 어차피 뉴스 기사나 칼럼식 포스팅은 언론사 기자들의 포스트를 위주로 넘쳐 나는 판이니 뭔가 좀 다른 접근 방식, 그 중에서도 재미 있는 접근 방식을 가진 글을 쓰고 싶은데 요즘은 머리가 썩어서인지 재미있는 생각이 잘 안 떠오르네요. 다시 머리가 좀 풀리면 아마도 더 많은 시사 포스트가 올라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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