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내가 테란빠이자, 테란의 영원한 웬수인 프로토스는 별로 안 좋아하지만 오늘 듀얼 토너먼트에서 박정석 vs 염보성. 그야말로 전율 그 자체였습니다. 정말로 이렇게 처절하고 가난한 장기전이 요 근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거의 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거의 외나무 다리에서 죽을 힘을 다 해서 싸우는 그런 모습이네요. 옛날에, 권투 세계 타이틀매치가 15 라운드까지 있었을 때. 거의 13, 14 라운드 되면 선수들이 그야말로 힘이란 힘은 싸악 빠져 나가고, 온 몸은 땀으로 비오듯 범벅이 돼서 상대방보다는 허공에 날리는 주먹질이 더 많아지는, 뭐 그런 처절한 경기랄까... 꼭 그런 경기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요 근래 스타가 재미 없어졌다는 느낌이 드는 게, 이런 처절한 모드보다는 서로 물량 잔뜩 뽑아서 200:200 패싸움 하듯이 무식하게 들이 받기, 뭐 이런 모드가 유행하니까 끈적끈적한 결투를 찾아보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나마 저그대 저그전에서나 가끔?) 제가 참 최연성을 좋아하지만 그런 면에서는 최연성이 스타의 트렌드를 많이 재미없게 만든 점도 있긴 하죠. 이런 경기를 보다 보면... 스타가 패치돼서 인구수를 120으로 대폭 다운시키면 어떨까 싶기도 하네요. 정말 간만에 확 몰입시키는 경기를 봤습니다. 그 빡빡한 자원을 쥐어짜서 온갖 유닛들을 조합해 내고 기어이 뚝심으로 밀어 붙인 박정석, 한마디로 '영웅 돌아오다'네요. 박정석! 스타리그에서도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ps : 그래도 캐리어는 정말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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