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殺리기 삽질을 뜬 정부에서 이제는 그걸로는 성이 안 차는지 DMZ까지 망가뜨리겠다고 나섰습니다. '남북교류·접경권 초광역개발 기본구상'이라는 이름으로 민통선 안에 동서 일주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세계적 생태·평화 상징공간을 육성하고 관광상품도 개발하겠다고 합니다. 그 바탕에는 이제는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DMZ의 생태계가 깔려 있습니다.

그런데 DMZ가 왜 그렇게 세계에서 주목하는 생태계의 보고가 되었는가, 이유는 간단합니다. 50년 넘게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손이 닿는 순간 생태계가 망가진다는 건 더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DMZ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인간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자연의 관점에서 본다면 가장 사악한 존재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듯이 돈 욕심에 사로잡힌 정부에서 DMZ에까지 파괴의 손을 뻗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시작은 정부 발표대로 민통선 안 자전거 도로, 그리고 세계 생태평화공원, 체험관광프로그램, 이렇게 시작할 겁니다. 그러면 그 지역도 그렇고 관련된 업체들은 이런 개발 사업이 안겨 주는 돈맛을 보게 됩니다. 그러면 규모는 점점 커집니다. 지역 주민들은 더 많은 사업, 더 많은 개발을 요구하게 됩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더 많은 생태계가 파괴됩니다. 사람이 발을 들여 놓는 순간 생태계는 어지러워지기 시작하고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이건 더 이상 얘기할 필요도 없이 DMZ가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물론 정부에서는 '친환경적 개발', '녹색개발' 이런 말을 들고 나올 겁니다. 하지만 '친환경적 개발'이란 건 '비폭력적 폭력'이라는 말만큼이나 말장난입니다. 어떤 개발도 절대 '친환경적'이 될 수 없습니다. 다만 환경을 많이 망가뜨리느냐, 그거보다는 그나마 덜 망가뜨리냐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전치 10주 진단이 나오게 두들겨 팬 사람보다 전지 4주 진단이 나오게 때린 사람이 과연 '친평화적'일까요? 늑대가 아무리 발에 밀가루를 뒤집어 씌워도 양의 발이 될 수 없듯이, 개발은 녹색으로 아무리 페인트칠을 해도 환경을 망가뜨리는 파괴의 발일 뿐입니다.

이미 4대강 삽질이 시작되고, 많은 이들이 강 생태계 파괴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4대강을 먹어치운 파괴의 손은 이제는 50년 넘게 인간의 손이 닿지 않았던 DMZ에까지 뻗치고 있습니다. 정말로 DMZ의 보물같은 생태계를 유지시키고 싶다면 인간이 들어가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생태계가 보고 싶다고요? 아쉽지만 참아야 합니다. 다큐멘터리와 같은 제한된 간접 경험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눈으로 직접 보면 신기하고 멋있겠죠. 하지만 우리의 즐거움을 위해서 그 소중한 생태계가 파괴되어서는 안 됩니다. 한 번 생태계가 망가지면 복구하기 위한 댓가는 훨씬 큽니다. 잠깐 돈 좀 벌자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려는 파괴의 손길은 어떻게든 막아야 합니다.
Posted by M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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