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권에서 가장 큰 이슈라면 아마도 4대강 사업과 세종시 문제일 것입니다. 특히나 세종시 문제는 정부에서 이제는 대놓고 참여정부 때 여야 합의했던 내용까지 모조리 뒤집겠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 판이라서 논란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에서는 행정기관 이전을 없었던 걸로 하는 대신에 자족기능을 갖춘 명품 도시로 만들겠다면서 정운찬 총리가 앞장서서 대기업들에게 '회사 하나만 옮겨줍쇼' 하고 구걸을 하는 판입니다. 정 총리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들이 오겠다며 90∼95% 마음을 굳히고 있다"면서 '뻥카'를 치고 있는데 사실 행정기관이 세종시로 가는 게 거리가 멀어서 비효율적이라면 기업이나 학교가 그렇게 세종시로 분산되는 건 어떻게 효율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단순하게 생각해 봐도 앞뒤가 안 맞습니다.
어쟀거나, 정부에서조차도 기업도시랬다가 경제도시랬다가 오락가락하는 상황인 세종시를 정부가 원하는 대로 행정기관만 쏙 빼놓은 '자족기능을 갖춘 명품 도시'로 만들 수 있는 확실한 비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비법에 대한 지적재산권은 포기하는 바이오니, 정부에서는 적극 활용하시어 부디 세종시를 대박내시기 바랍니다.
일단 현재 세종시의 상태는 '기업경제과학기술도시'입니다. 하지만 기업과 대학 연구소만 옮겨온다고 세종시가 자족기능을 갖춘 명품 도시가 되지는 않습니다. 명품도시는 이 정도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일단 백화점을 지어서 소비를 촉진시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롯데 신세계 현대와 같은 백화점이 있으니 건물도 지어주고 임대료도 안 받고 365일 내내 바겐세일 해도 좋다고 파격적인 조건을 내겁니다. 좀 더 파격적으로 하려면 반품도 안 받아도 되고 짝퉁을 팔아도 문제삼지 않는다고 하면 앞다퉈서 백화점이 내려올 겁니다. 어쩌면 영국의 헤롯 백화점도 유치할 수 있을 지 모릅니다. 루이뷔통 프라다 샤넬 구찌를 비롯한 명품 매장도 즐비하게 생길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세종시는 '기업경제과학기술지름사치도시'가 됩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명품 도시답게 대도시 부럽지 않은 지하철망을 갖추면 됩니다. 화끈하게 처음부터 2호선까지 뚫어버리는 겁니다. 그러면 기관사도 있어야 하고 역무원도 있어야 하고, 매점 직원도 있어야 하니까 고용 유발과 인구 증가 효과가 기대됩니다. 그래도 아마 손님은 인천공할철도보다는 한두 명은 많을 겁니다. 어차피 강바닥에다 돈 퍼부으나 지하에다 돈 퍼부으나 혈세 낭비하기는 그게 그거니까 더 나빠질 것도 없습니다. 고속버스 터미널도 큼직하게 지어서 전국 각지를 고속버스로 연결합니다. 인천공항이 아시아의 허브공항으로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세종시 고속버스 터미널도 아시아의 허브터미널로 키우는 겁니다. 그래서 세종시와 일본 도쿄를 잇는 고속버스도 만들면 됩니다. 고속버스가 대한해협을 어떻게 건너냐고요? 해저터널을 뚫으면 되죠 뭐. 낙동강 한강에 배 띄우려고 운하도 만드시려는 분께서 해저터널 그까이꺼... 이렇게 되면 세종시는 '기업경제과학기술지름사치교통철도도시'가 됩니다.
그러나 세종시는 여기에서 멈출 수 없습니다. 강원도에서 충분히 단물 뽑아먹은 강원랜드 카지노를 세종시로 옮겨 와서 세종랜드를 개장하면 폭발적인 유동인구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연관산업으로 수많은 전당포들이 게다가 세종랜드를 통해서 알거지들이 양산될 것이므로 세종시에 놓을 지하철역 주변에 거지와 노숙자가 득실거림으로써 서울시 부럽지 않은 풍경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세종시는 '기업경제과학기술지름사치교통철도도박구걸도시'가 됩니다.
하지만 명품도시 세종시가 자족기능을 갖춘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가 되려면 아직도 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습니다. 북창동의 화끈한 비즈니스 클럽, 그리고 강남의 텐프로 업주를 대상으로 정운찬 총리께서 설명회를 개최하고 세종시에 지점 개설을 독려하는 겁니다. 물론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야죠. 국무회의가 끝나면 회식 자리를 항상 세종시 텐프로로 잡는 겁니다. 그리고 세무조사 면제는 물론이고 가짜 양주를 팔아도 문제삼지 않도록 하면 아마도 세종시에는 동네 편의점보다 룸살롱이 더 많이 생길 겁니다. 물론 2차도 아무런 문제를 삼지 않음으로써 고급 모텔까지 즐비하게 늘어서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세종시는 '기업경제과학기술지름사치교통철도도박구걸유흥숙박도시'가 됩니다.
하지만 기왕 시작한 거, 자족기능을 갖춘 명품 세종시가 되기 위하여 끝까지 가야 합니다. 서울에서 문을 닫은 588 성매매 집결지 업주들을 설득해서 세종시에 새로운 성매매 집결지를 만드는 겁니다. 물론 파격적으로 이곳에서 벌어지는 성매매는 합법화해 주고 미성년자 성매매까지 묵인해 주면 아마도 세종시에 세계 최고의 성매매 집결지가 탄생할 것입니다. 당연히 주위에는 성병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병원들이 빼곡하게 들어설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세종시는 '기업경제과학기술지름사치교통철도도박구걸유흥숙박성매매도시'로 거듭나게 되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이쯤 되면 도시로서 갖춰야 할 모든 자족기능을 갖춘, 어떤 대도시도 부럽지 않을 모든 것을 갖춘 진정한 자족도시로 세계의 자랑거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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