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 다시 군대를 파견하게 될 것 같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압력을 넣자 거의 기다렸다는 듯이 '옛썰!' 하고 파병을 발표했습니다. 말은 평화니 재건이니 하지만, 남의 나라에 멋대로 쳐들어가서 개판 만들어 놓고서 이제는 월남전처럼 수렁에 빠져들고 있으니까 나 혼자 못 죽겠다고 이 나라 저 나라 끌어들이는 게 지금 아프가니스 전쟁의 꼬라지입니다. 명분도 없고 별다른 실리도 없습니다. 그 악명 높은 소련의 스페츠나즈 특수부대도 못 당한 탈레반입니다. 다른 나라들도 영국 빼고는 발 빼려는 판입니다. 여긴 이라크보다도 훨씬 위험합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조차도 교전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 판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다시 우리 젊은이들을 보내겠답니다. 아까운 사람 목숨 둘이나 잃고 나서야 거둬들였던 군인들을 또 보내겠답니다. 이게 뭔가요? 우리 귀한 미국인만 죽을 수 없으니 니네 국민도 좀 죽어줘야겠다는 건가요? 전쟁은 지들이 일으켜 놓고서?

물론 이렇게 국익을 떠들면서 기어이 군대를 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 중에서는 정작 자기 자신 또는 자식들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군대를 안 간 사람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일단 가장 북치고 장구치고 폭죽 터뜨리는 한나라당 의원들 중에 석연치 않은 군대 면제가 적지 않고, 역시 파병을 적극 환영하는 자유선진당의 대장 이회창 총재 역시도 아들 둘 모두 군대 면제입니다. 이 문제가 대통령 선거 때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붙어서 떨어진 아킬레스건이 될 정도였죠. 아시다시피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정치인 자식들 중에서도 군대 면제 비율이 보통 사람들보다 무척 높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또다시 사지로 젊은이들을 내몰려고 하고 있습니다. 물론 언제나 그랬듯이 많이들 아프가니스탄 가려고 지원할 겁니다. 목숨을 담보로 달콤한 당근을 제시할 테니까요. 그게 무슨 전쟁인지 알 게 뭡니까? 까놓고 거기 가는 사람들이 세계 평화와 아프가니스탄의 재건을 위해서 가나요? 다 자기 손으로 떨어지는 이익이 있으니까 가는 거지. 그렇게 월남전의 재판이 이루어지는 겁니다. 나중에 가서 "자유를 위해 싸웠노라" 어쩌고 저쩌고 하지 맙시다. 이명박 대통령도 월남전의 맞상대였던 호치민 무덤에 가서 머리 조아리는 '중도실용' 하는 판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파병을 했을 때도 입에 침 튀겨 가면서 비난했습니다. 그나마 그 분은 고민하는 모습이라도 보이는 염치가 있었죠. 이건 뭐, 첨단 장비로 무장한 미군도 줄줄이 죽어나가는 사지에 우리 젊은이들을 보내면서 이게 웬 떡이냐는 듯한 모습이니 정말 열 받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런 말씀을 하셨죠. 자기들이 갈 거 아니니까 국익을 내세워서 젊은이들을 죽음의 전장으로 내몬다고요. 그렇게 아프가니스탄에 파병을 하고 싶으면, 국익을 위해서 파병에 찬성하는 국회의원 당신들이 부대 꾸려서 아프가니스탄에 가시기 바랍니다. 왜요, 군대를 안 가서 총 쏠 줄 몰라요? 나이가 너무 많다고요? 괜찮아요. 국회에서 치고 받고 싸우는 전투력이면 아프가니스탄에서도 통합니다. 그래도 불안해요? 그럼 제가 사재를 털겠습니다. 아프가니스탄으로 가시는 국회의원 분들께는 아무 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망보험금 천만 원 드리는 보험을 제 돈으로 들어드리겠습니다. 하여간 국회의원 파병, 이거 일석이조 아닙니까? 국익도 지키고, 꼴보기 싫은 인간들도 아프가니스탄으로 보내고.
Posted by M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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