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7 출시 기념 블로거 파티에 참석했습니다. 윈도우 비스타 망하고 MS에서 나름대로 절치부심하면서 준비한 윈도우 7인 만큼 베타도 써 봤고 해서 워낙에 당첨이니 뭐니 잘 안 되는 팔자지만 신청을 해 봤는데, 초대 인원이 777명이나 되다 보니 저도 된 것 같네요. 하여간 광나루역 근처에 있는 멜론AX홀에서 파티가 열렸습니다.




윈도우 7은 '사용자'를 무척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늘 한국 MS 상무도 기조 연설에서 "윈도우 7을 생각할 때에는 '사용자'란 단어만 생각하면 된다"고 할 정도로 자신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윈도우 7의 모토도 "Windows 7 is my idea"입니다.





'블로거 파티'라는 행사 주제에 걸맞게 보통 발표회나 프로모션 행사에서 볼 수 있는 격식이나 권위보다는 참석자들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해서 고심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진행을 맡은 개그맨 변기수 씨는 행사 성격을 감안하면 상당히 독한(?) 언어까지 써가면서 분위기를 재미있게 이끌어 가려고 했습니다. 또한 아크몬드 님과 같은 IT 분야의 유명 블로거들이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한 것 역시도 나름대로 블로거들과 가까워지려는 생각이었겠지요.




MS 직원 분들 중에서는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권순만 씨가 가장 원활하고 감각 있는 진행을 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른 직원 분들은 뭐... 외국 IT 기업들의 프레젠테이션에서 볼 수 있는 에너지 넘치고 유머 감각도 함께 하는 그런 프레젠테이션을 아직 한국에서 기대하는 건 좀 무리일지...




행사장 바깥에서 Tech 2.1 블로그를 운영하는 웹초보님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블로거 파티인 만큼 IT 분야 파워 블로거들이 여러 행사에 많이 참여했습니다.




이런 노력과는 반대로 곳곳에서 부실한 모습도 모습이 눈에 뜨였습니다. 먼저, 777명이나 블로거를 초대해 놓고서 행사 공간을 너무 비좁은 곳으로 잡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녁으로 도시락을 제공해 주는데 앉아서 먹을 데가 마땅치 않습니다. 안에 있는 행사장 로비는 일단 공간도 좁은 데다가 그나마 협력업체 부스들과 프로모션 부스가 상당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서 앉을 곳은 당연히 없었고 서 있기도 좀 붐비는 상황이었습니다. 행사장 바깥에도 역시 앉을 곳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서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습니다(저도 마찬가지였고요). 그 계단도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통로로 썼기 때문에 그나마도 자리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나마 날이 조금 덜 추워서 다행이지 이번 주초처럼 날이 추웠을 때 이랬으면 아마 욕 나왔을 것 같습니다. 공짜면 됐지 뭘 의자까지 바래... 이런 심사인 건지.

행사장 입구에 공지까지 해 놓으면서 행사장 안에 마련해 놓은 무선 인터넷도 문제였는데, 웹 페이지 하나 뜨는 데 분 단위로 걸리고 아예 접속도 안 되는 사람들도 곳곳에 보였습니다. 여기에 올 블로거들이라면 노트북이든 모바일이든 무선 네트워크 쓸 사람들이 많을 건 뻔한데 그에 비해서 무선 네트워크 채널을 너무 부족하게 준비한 것 역시 부실한 준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저도 여러 번 접속 실패하고 나서 겨우 접속해서 굼벵이 인터넷으로 글 올리다가 결국 포기하고 밖에 나와서 이 글 쓰고 있습니다.

또한 행사 시작 시간도 많이 늦어졌습니다. 7시부터 행사를 진행한다고 해 놓고서 거의 7시 50분이 되어서야 환영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라는 말을 해 놓고서는 바쁜 시간을 한 시간이나 빼앗은 것도 역시 그렇습니다. 혹시 블로거들이 다 시간이 남아돌어서 밤늦게까지 빈둥빈둥 놀아도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싶기도 한데, 어런 저런 일 와중에 짬 내서 참석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밥 먹을 시간을 주느라고 그렇게 늦게 시작한 건지는 모르지만 부팅 시간이 빨라졌다고 자랑하는 윈도우 7의 블로거 파티는 부팅 시간이 정말 너무 길었습니다. 그 덕분에 9시에 자리를 떠야 했던 저는 결국 데모를 두 세션까지밖에 못 보고 나왔습니다.

그밖에도 휴지통을 곳곳에 충분히 준비해 놓지 않아서 이곳 저곳에 버려진 쓰레기가 굴러디니는 모습도 눈에 뜨였습니다. 부실한 준비를 한 주최측도 그렇지만 그렇다고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는 일부 블로거들도 좀 문제긴 하겠죠. 뭐, 공짜로 초대해서 도시락도 주겠다, 선물도 주겠다, 뭘 그렇게 불만이 많냐고 하실 수 있지만 어차피 MS가 자선사업 하는 거 아닙니다. 나름대로 요즘 블로거들 영향력이 강하니까 불러다 놓고서 홍보도 좀 하고, 널리널리 블로고스피어를 통해서 윈도우 7을 알려주십사 하는 프로모션 행사입니다. VIP 대접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편한 의자에서 스테이크 썰게 해 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자기들 말대로 '바쁜 시간 내서 온 사람들'을 추운 맨바닥에 엉덩이 붙이고 쭈그리고 앉아서 도시락 까먹게 하는 건 좀 아니올시다... 입니다. 그 동안 여러 차례 IT 관련 프로모션 행사에 참석해 봤는데(MS도 물론 여러 번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고 솔직히 지금까지 참석했던 행사 가운데서는 아마도 최악으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저도 초대 받아 온 주제에 초대해 준 이들에게 이런 악담은 하기 싫지만 이건 뭐...)




여담입니다만, "현대차-MS 공조 첨단차 나온다"는 헤드라인이 떡 하니 박힌 디지털타임스입니다. 혹시 저 첨단차가 말이죠, 잘 달리다가 갑자기 앞 유리창이 새파랗게 변하면서 콱 멈춰 서버리는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요?
Posted by M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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