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대단한 정권입니다. 석 달 사이에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 분은 검찰의 수사를 빙자한 망신 주기 쇼에 결국 죽음으로 저항했고, 이 어이 없는 사태에 충격을 받은 또 한 분은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정말이지, 이런 대단한 기록은 아마도 전무후무할 것 같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예우 문화 만큼은 전통을 확실히 세우겠다"고 큰소리를 쳤지요. 자, 우리는 그의 전직 대통령 예우의 전통을 확실하게 보고 있습니다. 그 예우란 결국 장례 예우였을 뿐입니다. 그나마,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때에는 전두환 같은 꼴보기 싫은 인간들조차도 어쩌다 한 번씩은 청와대로 데려다가 밥 먹이고 얘기 듣고 하는 척이라도 했습니다. 오죽하면 전두환이 "전직 대통령 예우는 DJ가 가장 좋았다"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이명박 정권 들어서는 아예 그런 것도 없이 전직 대통령의 목소리에 귀막기로 일관했습니다. 살아 있을 때는 철저하게 무시하다가 죽어서야 비로소 '예우'랍시고 하는 데 이 정권의 전직 대통령 예우 방법이지요.
이명박 정권은 들어서자 마자 '잃어버린 10년' 타령을 해 왔습니다. 경제 위기 속에서 그 얘기는 쏙 들어갔지만, 10년 동안 잃어버린 자신들의 기득권을 한꺼번에 찾겠다는 듯이 그야말로 반대파 제거에 열을 올렸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뉴스 아래에 또 하나 눈길을 끄는 뉴스가 있었지요. 바로 KBS 정연주 전 사장에 대한 배임 혐의 무죄 판결이었습니다. 단순히 무죄 정도가 아니라 판결문을 보면 검찰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기소를 했는 지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정권에게는 유죄 무죄가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일단 어떻게든 억지를 부려서 기소한 다음에 이를 구실로 사장 자리에서 내쫓고, 나중에 무죄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이미 정연주 사장의 임기는 끝난 뒤가 될 테니 게임은 끝이다, 어거지로 내쫓은 문제에 대해서는 돈으로 때우면 되지 뭐. 이게 어차피 정권의 속뜻이었으니까요.
노 전 대통령 수사에서도 이런 속셈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확인되지도 않은 얘기들이 검찰을 통해서 무차별적으로 언론으로 흘러나갔고, 언론들은 받아 쓰기에 열을 올렸고, 진실 규명보다는 그야말로 가판대 연예 신문 수준의 지저분한 '카더라'만 난무했습니다. 결국 그 끝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었습니다. 결국 이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은 김 전 대통령도 이후로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결국은 오늘 세상을 떠났습니다. '잃어버린 10년'을 떠들어대던 이 정권은 이제 그 10년의 주역 둘을 석 달만에 모두 잃어버렸습니다. 어쩌면, 오늘의 이 결과가 정권이 바라던 바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쾌재를 부르던 인간들, 김 전 대통령이 병석에 눕자 빨리 죽으라고 저주를 퍼붓던 인간 같지도 않은 인간들을 생각해 보면 지금쯤 그들은 '목표 달성'을 축하하면서 샴페인이라도 터뜨리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죠. 한 인간의 삶이나 목숨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없는 것들에게 뭘 더 바라겠습니까?
우리는 똑똑히 기억합니다. 노 전 대통령 장례 기간 동안에 시민 분향소를 차벽으로 가로막고, 서울광장을 차벽으로 가로막았던 그 모습을 말입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정부가 한 첫 번째 일은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을 차벽으로 틀어막은 일입니다. <씁쓸한 인생>의 쌍둥이들보다 훨씬 빠릅니다.
"정말 빠르군... 근데 이거 왠지, 씁쓸하구먼..."
과연 김 전 대통령의 장례 기간 동안에는 또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국민들의 목소리를 틀어막고 어떻게든 억압하려고 또 어떤 짓을 할까요? 용산 참사로 여섯 명을 저 세상으로 보내고, 전직 대통령 둘을 저 세상으로 보낸 놀라운 기적을 이루신 이명박 정권은 앞으로 또 어떤 기적을 이루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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