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제목에서 '영화배우만도 못한'이란 글귀를 보고 '영화배우 비하'라고 생각하실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전여옥과 변희재는 정치나 사회에 관한 일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정진영 씨나 박중훈 씨 같은 영화배우들은 정치나 사회가 '직업'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정치나 사회 문제에서, 특히나 사회 이슈로 논쟁을 할 때에는 전여옥과 변희재는 프로고, 정진영 박중훈 씨는 아마추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여옥 씨는 정진영 씨에게 안드로메다 관광당하고, 16년 동안 정치에 관심을 갖고 활발한 활동을 해 오신 고소의 달인, 듣보 변희재 씨도 박중훈 씨에게 제대로 관광 당했습니다.
물론 정진영 씨의 글을 보면 '출중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글을 잘 쓰셨죠. 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것입니다. 되지도 않는 걸 어거지를 부리면 아무리 프로라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지요. 아무리 뛰어난 의사라도 죽은 사람을 살리지 못하고, 아무리 뛰어난 타자라고 해도 9회말 투 아웃에서 10대 0의 점수를 혼자서 뒤집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 것저럼 기껏해 봐야 한 여배우가 자기 개인 공간에 당시 언론들을 통해서 보도됐던 내용을 토대로 자신의 소감과 감정을 솔직하게 적어 놓은 걸 가지고, 수십 억 피해를 봤네 뭐네 하면서 고소를 한 에이미트의 억지를 아무리 현란한 수사와 글솜씨를 갖다 붙여서 옹호해 봤자, 기본적인 토대 자체가 부실하면 글 쓰는 게 직업도 아닌 영화배우들에게 제대로 관광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여옥 의원은 김민선 씨의 말에 '공인' 논리를 갖다 붙이기 위해서 "정치인보다 연예인들의 정치적 발언이 더 영향력을 끼친다"라는 자폭 개그까지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하긴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긴 합니다. 전여옥 의원 같은 저질 '공인'들의 같잖은 발언에 사람들이 신물이 날 대로 났는데 무슨 영향력이 있겠습니까? 그러고 보면 정말 전여옥 씨의 말에 부합하는 연예인들이 있긴 합니다. 대통령 선거 때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연예인들 말입니다. 그분들의 지지선언 덕택에 전직 대통령은 목숨을 끊고 고환율 정책을 비롯한 온갖 삽질로 이 나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손해를 입었고, 서민들의 삶은 점점 망가져 가고 있습니다. 전여옥 씨 말처럼 김민선 씨 말 한마디로 사람들이 미국 쇠고기를 외면하고 그 바람에 에이미트가 20억 손해를 봤다면 '지난 선거 때 이명박을 지지한 연예인들 말 한마디로 사람들이 이명박을 찍었고 그 바람에 대한민국은 300조를 손해 봤습니다'란 논리도 얼마든지 갖다 붙일 수 있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작년에 주가 3천 간다는 이명박의 말 믿고 주식 샀다가 낭패 본 사람들은 또 어쩔 겁니까? 전여옥 의원의 논리대로라면 '공인' 이명박 대통령도 소송감입니다. 그러니 전여옥 씨와 같은 허접한 논리는 정진영 씨에게 "그런 충고는 한 여배우에게 주시지 마시고, 남의 이야기는 절대 듣지 않으려하는, 자기 이야기만 하려고 하는 진짜 공인들에게 주시기 바랍니다"란 말로 난도질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듣보 변희재 선생께서는 논리가 박약하니까 감정에 가득찬 인신공격만 너절하게 뱉어 내고 있습니다. "지적 수준도 안 되는 자(김민선, 정진영 씨를 지칭)들이 자기 의견을 밝히기 시작할 때 대한민국의 소통체계는 일대 혼란에 빠진다"라는 식의 인신공격이나 하고 있으니 박중훈 씨한테 "근데 그 분께 묻고 싶네요. 본인의 지적 수준은 높으신가요? 지적 수준의 기준은 뭔가요? 무쟈게 궁금하네... '지적수준 평가고시' 뭐 이런거 만들어서 일정 시험에 통과된 국민만 말할 수 있는 법이라도 만들어야 겠습니다.아~~~지적이고 싶어..."와 같은 비웃음이나 사게 되는 겁니다. 결국, 전여옥이나 듣보 변희재나 둘 다 호박에 줄 그어서 수박 만들려다가 호박범벅 신세로 전락한 겁니다.
사실 글을 쓰다 보면 어떤 말같지 않은 주장도 그럴싸한 논리를 가장한 말장난과 현란한 수사로 극복할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저 역시도 때때로 그런 실수를 저지를 때가 있습니다. 저라도 해서 완벽한 생각으로만 무장한 인간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저와 같은 아마추어도 아니고 정치와 사회에 대한 이슈를 가지고 밥을 먹고 사는 전여옥이나 듣보 변희재 같은 이들이 이런 방면에는 그야말로 아마추어라 할 수 있는 영화배우들한테 이런 식으로 무참하게 관광당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좀 쪽팔린 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하긴 그런 거 알았으면 진작에 히키코모리로 전직했겠지만). 어쨌거나 이번 일을 통해서 에이미트 박창규 사장을 비롯해서 전여옥과 듣보 변희재는 가미가제식 자폭 공격으로 오히려 영화배우들의 사회 의식을 깨우는 데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엔 또 어떤 분이 듣보 변희재의 뒤를 이어서 영화배우에게 관광당할 지, 참으로 궁금해집니다. 지만원? 김동길? 누굴까요? 다음 가미가제는? 근데 뭐, 이런 분들이 설칠수록 저는 더 좋습니다. 그네들이 입 열 때마다 하는 말마다 '에헐질 번하괘라'이니 얼마나 저네들의 지적 수준이 후진가만 만천하에 드러나는 꼴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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