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쇠고기 수입 업체인 에이미트가 MBC <PD수첩>과 영화배우 김민선 씨를 고소했습니다. <PD수첩>은 그렇다고 치고 김민선 씨를 고소한 게 황당한데, 에이미트는 김민선 씨가 작년 5월에 자신의 미니홈피에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 수입하느니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낫다"는 글을 올렸는데 에이미트는 "2007년 63개였던 가맹점이 김민선의 발언과 PD수첩 방송 이후 16개로 줄었다. 이에 따른 총 손해액이 2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억지 고소는 이번이 처음도 아닙니다. 검찰은 미네르바를 허위 사실 유포죄로 구속했다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석방되는 바람에 국제적인 망신만 샀습니다. 정운천 전 장관도 <PD수첩>을 명예훼손죄로 고소했고 변희재 같은 경우에도 고소장 컬렉션이 취미인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무차별 고소를 남발합니다. 그런데, 이런 남발되는 고소 고발에는 나름대로 속셈이 있습니다.
송사를 해 본 분은 아시겠지만, 민사든 형사든 소송에 엮이면 보통 피곤한 게 아닙니다. 변호사 비용만 해도 만만치 않고 조사를 받으러 왔다갔다 하고, 재판 받으러 왔다갔다 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이나 비용,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물론 형사 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 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민사 재판에서 승소하면 법적 비용을 패소한 쪽에서 지불하게 됩니다만, 그렇다고 해도 알고 보면 이래저래 들어가는 소송 비용을 다 돌려받지는 못합니다. 더구나 미네르바처럼 구속이라도 되면 갇혀 있는 동안에 보는 손해는 정말 크죠. 직장이라도 다니고 있다면 직장에서 잘릴 수도 있고, 사업을 하고 있다면 사업 공백도 큽니다. 그리고 가족들이 겪는 고통은 말할 것도 없을 겁니다. 무죄 판결 받으면 국가에서 배상을 받을 수 있겠습니다만 과연 구속으로 겪는 물질과 정신 피해에 비해 얼마나 보상이 될까요? 돈으로 모든 게 다 보상되는 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고소 고발이 마구잡이로 이루어지면 설령 무죄 판결이 나거나 고소한 쪽이 패소해도 소송 상대방은 물론 대중들의 입을 틀어막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습니다. 김민선 씨 고소 사건만 해도 요즘 들어서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 연예인들에 대해서 '까불면 피곤하다'란 메시지를 주기에는 충분합니다. 미네르바 같은 경우에는 무죄 판결로 망신을 샀지만 인터넷 논객들의 입을 막는 데에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변희재 같은 경우에도 그런 무차별 고소 남발 때문에 나름대로 '나 건드리면 재미 없다'는 위협을 주는 효과는 상당히 봤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이렇게 사람들의 입을 틀어막기 위한 고소 고발 남발은 계속해서 이어질 게 뻔합니다. 누가 이기는가는 둘째 문제입니다. 법정에서 이기지 못한다고 해도 적어도 소송 당사자 말고도 대중들에게 소송에 대한 공포를 확산시켜서 입을 막는 효과는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유죄 확정 전 구속이 일종의 처벌처럼 남용되는 우리 현실에서는 미네르바 사건과 같은 일들은 무죄 여부에 관계 없이 더더욱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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