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나오자, 역시 가장 찔리는 데가 많은 검찰이 애도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검찰은 이 성명을 통해서 "노 전 대통령 관련 수사를 종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피의자인 노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검찰로서는 한편으로는 쾌재를 부를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야말로 '뒤져서 나오면 10원에 한 대'라는 듯이 탈탈 털어대던 노무현 관련 수사가 결국 자살로 막을 내렸기 때문에 구속 여부를 가지고도 골치를 썩여야 했던 검찰로서는 사실 지금 상황이 고마울 일이기도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박연차 게이트의 다른 한 축, 곧 천신일을 주축으로 한 현 정권에 대한 수사도 흐지부지할 핑곗거리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별로 하고 싶지 않았던 천신일 관련 수사를 등떠밀리듯이 시늉이라도 하게 된 이유는 노무현 관련 수사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고, 구색상 수사는 해야 하는데 어느 선까지 수사를 해야 구색이 맞을지 고민되는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관련 수사가 점점 독해질수록 결국 현 정권에 관한 수사 형평성 문제는 더 커질 수밖에 없었는데, 결국 노 전 대통령의 자살로 노무현 관련 수사가 종결되면서 천신일 관련 수사도 결국 지금까지 수사한 선에서 흐지부지해질 확률이 더 커졌습니다.
노무현 관련 수사도 분명히 끝까지 가야 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끝난다면 결국은 조중동이나 보수단체들은 '알았다는 게, 아니 자기가 돈 달라고 한 게 들통날 것 같으니 자살했지'라는 식으로 몰고갈 게 뻔하니까요. 정확히 얼마를 받았는지, 어떻게 썼는지, 노 전 대통령이 알았는지 몰랐는지, 끝까지 파헤쳐야 합니다. 검찰이 안 되면 특검이라도 해서 끝까지 밝혀야 합니다. 그래야만 망자를 포함해서 억울한 사람이 있다면 그 억울함을 풀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사는 꼭 누구를 잡아넣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지요. 억울한 사람이 있다면 그 억울함을 푸는 것도 수사입니다. 비록 노 전 대통령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분의 주장대로라면 돈을 요구하고 직접 받은 사람은 권양숙 여사이고, 돈이 간 곳은 아들딸이기 때문에 수사 의지가 있다면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여기까지 해 놓고서 종결하겠다? 결국 이번 일을 노 전 대통령에게 다 뒤집어 씌우겠다는 수작밖에는 안 됩니다.
한편으로 천신일을 비롯한 현 정권에 대한 수사도 끝까지, '뒤져서 나오면 10원에 한 대씩' 탈탈 털어서 수사를 해야 합니다. 이번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빌미로 해서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대충 덮고 넘어갈 속셈이라면(그럴 확률이 높지만) 검찰을 제끼고 특검이라도 해서, 노무현이든 이명박이든 이번 사건에 얽힌 모든 것을 명백히 밝혀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사건의 중심인 박연차 자신부터 모든 것을 다 털어놔야 할 겁니다. 이제 노 전 대통령도 세상을 떠난 마당에 뭐가 더 겁나고 뭘 숨길 게 더 있겠습니까? 이제라도 당신도 목숨 걸고 진실을 모두 밝히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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