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노 대통령하고 언론 사이에 대립이 치열하다보니까, 여기에 대한 글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언론은 자주 블로거들의 비판 대상이 되어 왔고, 그럴 만한 짓거리들을 많이 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는 참 꼴같잖다 싶은 정도로 우스운 시각들도 있습니다. 그건 바로 이런 겁니다.
1. 평소에는 언론은 조중동밖에 얘기 안 한다
한국 언론도 분명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습니다. 조중동과 문화일보, 경제신문들과 같이 극도로 보수화되고 신자유주의를 추구하는 매체가 있는가 하면, 한겨레나 경향처럼 대척점에 서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언론'이라고 하면 조중동밖에 얘기를 안 합니다. 언론 전체를 비난하는 것같은 논조로 글을 쓰지만, 자세히 보면 그건 조중동 패거리의 얘기들이지 그 대척점에 서 있는 언론들의 얘기는 아니더란 말이죠. 그네들의 눈에는 언론이 조중동밖에 없는 줄 아나 봅니다. 물론 조중동이 덩치가 크고 언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긴 하죠. 하지만 그렇다고 언론이 조중동밖에 없는 것처럼 써갈기기 시작하면 결국 그런 상황을 고착시켜 주는 꼴이 되는 겁니다.
2. 건수 잡으면 전부 조중동과 똑같은 패거리로 만든다
자, 근데 조중동과 대척점에 서 있는 언론들도 가끔은 잘못할 때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요즘 언론 관련 문제에 대해서 정부를 비판하면서, IPI를 갖다 쓰는 경우 말이죠. IPI는 국제언론인협회. 그러니까 언론사 사장님들 모임입니다. 여기는 박정희 시대 때 한국의 언론 자유에 높은 점수를 주었던 골때리는 단체죠. 이 단체가 이번 일로 정부를 비난하고 나서니까, 경향이나 한겨레까지 이 사실을 보도합니다. 당연히, 아무리 자기들 편들어 준다고 해도 이런 문제 있는 단체를 옳은 말 하는 곳처럼 보도해 주신 건 좀 아니올시다였습니다. 여기에 대한 비판은 당연합니다. 근데, 거기서 오바하는 분들이 꼭 있습니다. 이거 하나 꼬투리 잡아서 경향이나 한겨레나 다 썩었다, 조중동이나 똑같은 놈들이다. 이렇게 몰고 가는 거죠. 저 한참 웃었습니다. 아마 그런 분들한테, "노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을 추진했으니까 한나라당이나 똑같은 놈이다!" 이렇게 말한다면, 얼굴을 붉히고 저한테 달려들 겁니다. 이런 태도는 꼬투리 하나 잡아서, 전체를 매도하는 조중동 식 수법과 다를 게 없죠.
싸우면서 닮아간달까요? 가끔 보면 조중동을 무지하게 싫어하면서, 알고 보면 조중동하고 다를 게 없는 행태를 보이는 분들이 있습니다. 참 걱정됩니다. 아무리 언론이 꼴보기 싫고, 정말로 꼴보기 싫은 짓을 많이 하는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그런 거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렇게 맨날 돌이나 던지고 있으면 나아지는 건 아무 것도 없다는 거죠. 나쁜 것은 때리고 좋은 거, 아니면 덜 나쁜 거는 북돋워주고 바로 갈 수 있도록 잡아줘야 나아지는 겁니다. 노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한테, 노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로 하는 레퍼토리가 있죠. "잘 한 것도 있는데, 왜 단점만 끄집어내서 욕만 하냐!" 하지만 그 분들 중에 위와 같은 식으로 글쓰는 분들이 있다면, 저도 똑같이 말하고 싶습니다. 너나 그렇게 하라고요. 너나 먼저 좀 그렇게 하고 남보고 그러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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