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뉴스를 보니까, 미국에서 드래그 레이스 도중에 사고가 나서 관중이 여럿 숨졌다고 하네요. 또 모터스포츠는 무지하게 위험하다는 선입견을 부채질할 것 같습니다. 사실 모터스포츠를 다루는 뉴스 가운데 기분 나쁜 것 중에 하나가, 해외 토픽에서 모토GP나 F1 같은 데서 사고 나는 것만 골라서 보여준 다음에 꼭 제목을 '위험한 자동차(오토바이) 경주'라는 식으로 붙인단 말이죠. 이건 뭐, 간단히 말해서 월드컵 축구 경기 하는데 누가 태클 걸어서 넘어뜨리는 장면만 딱 잘라낸 다음에 '위험한 축구 경기'라고 딱지 붙이는 거랑 다를 게 없습니다. 도대체 모토GP나 F1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경기인데 겨우 토픽감인가요?
그래요. 모터스포츠는 근본적으로 위험한 경기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노력이 이어진 끝에, 이제는 많이 안전해졌습니다. 이번에 미국에서 났던 사고와 같이 안전 장치 없이 허술하게 진행되는 이벤트성 경기가 아닌 바에야, 제대로 된 서킷에서 치르는 제대로 된 경기는 충분히 안전합니다.
올해 캐나다 F1 그랑프리에서 로베르트 쿠비차가 당했던 대형 사고도, 시속 260km/h로 콘크리트 방호벽을 들이 받고 머신이 전파되는 엄청난 사고였지만 결국 발목만 조금 삐끗하는 걸로 끝났습니다. 물론 이렇게까지 안전해진 데에는 수많은 드라이버들의 희생이 따랐죠. F1 역사에서 경기 도중에 목숨을 잃은 드라이버가 140명이 넘습니다. 그렇게 아까운 목숨을 잃을 때마다 안전 규정이 강화되고 강화돼서, 1994년 아일톤 세나가 숨진 이후로는 아직까지는 F1에서 드라이버 사망 사고는 없습니다. 물론 그 이후에 코스 마샬이 목숨을 잃은 적이 있고, 마카오 F3 그랑프리에서 관중이 목숨을 잃은 경우가 있긴 하지만, 사실 1년에 마라톤 하다가 목숨을 잃는 사람들하고 비교하자면 모터스포츠가 훨씬 안전하죠. 안 그렇습니까? 미식 축구나 복싱, 이종격투기나 여러 경기 도중에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는 경우와 비교하면 모터스포츠가 오히려 다치는 비율이 더 비율이 적습니다. 그만큼 많은 안전 장치들이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죠.
그런데도, 그냥 뭔 사고만 나면 '모터스포츠는 위험하다'는 제목을 붙여서 눈요깃감으로 만드니, 짜증납니다. 그런 장면들 보면 사람들이 물어 봐요. "저 사람 죽었죠? 아이고 아까워라." 제가 대답하죠. "아뇨? 다친 데 없이 멀쩡해요." 사람들은 못 믿겠다는 눈치죠. 저도 가끔은 못 믿을 때가 있습니다. 그만큼 모터스포츠는 안전한 스포츠입니다. 제발 좀, 그런 장면 토픽으로 내 보낼 때는 사고 드라이버나 라이더는 다친 데 없이 멀쩡하더라는 설명이라도 꼬박꼬박 붙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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