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우리나라에서 '바롤로' 이름을 달고 있는 와인 가운데 가장 싼 게 이 녀석일 겁니다. 물론 가끔 특가로 3만 원대 와인을 파는 경우도 있긴 한데, 그런 경우가 아니라 늘 구할 수 있는 것 중에서는 아마 가장 쌀 겁니다. 그래봤자 코스트코에서 5만 원대라 입맛만 다실 때가 많습니다만.




뭐 사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역시 싼 바롤로다보니까 복잡하고 미묘한, 그러면서도 풍부하면서 힘이 있는 그런 느낌까지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네비올로가 가진 기본 정도는 해 주기 때문에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시원스러운 민트향, 베리, 그리고 사향이 풍겨 나오고 입 안에서는 나무 태운 느낌, 설탕을 약간 가미한 다크 초콜릿, 산미가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탄닌은 별로 안 나옵니다만 상당히 자극적인 피니시가 1분 넘게 지속됩니다. 그래도 역시 바롤로는 바롤로...

시간이 지나면 탄닌도 나고, 좀더 향이 피어나서 베리 과일들과 함께 장미향도 슬금슬금 나옵니다. 하지만 민트향 쪽이 점점 부각되어 나중에는 다른 향을 압도한다는 느낌까지 듭니다. 뒤에 가면 블랙베리 같은 검은 과일향도 좀 나옵니다.




뭐랄까요, 좀 정돈된 느낌이 있고 과일향이나 숙성에서 나오는 향들도 괜찮습니다만 그렇게 많은 힘이나 치밀함까지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어쨌거나, 네비올로, 그 중에서 숙성미를 갖춘 양대산맥인 바르바레스코나 바롤로가 그리울 때에는 이 녀석을 선택할 수밖에 없겠습니다만, 굳이 네비올로가 아니라면 사실 이 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더 나은 기량을 보여주는 녀석들은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 bottled by: Corte del Balbi Soprani
  • grape variety: Nebbiolo
  • appellation: Barolo DOCG
  • alchol: 14%
Posted by M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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