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강호순이 검거되고 나서 '얼굴 공개'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습니다. 국민의 알 권리, 공익, 이런 근거를 내세워서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하자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단지 자극만을 쫓는 언론의 떡밥밖에는 안 될 것이며 오히려 무죄 추정 원칙과 최소한의 인권 보호 차원에서 유죄 확정 전까지는 공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맞부딪쳐서 한참 논란이 뜨거웠습니다. 몇몇 언론들은 '용감하게' 강호순의 얼굴을 공개하기까지 했습니다. 과연 그것으로 피해자의 인권이 신장되고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되었을까요? 그저 사람들이 "저런 훈남 얼굴이 살인을...?" 하는 화젯거리만 만들어 준 것 말고는 달리 무슨 좋은 일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몇 년 전 한참 화제가 됐던 '강도얼짱' 해프닝이 새삼 생각 납니다.
그런데,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언론을 도배했던 강호순 사건, 여기에 청와대가 개입해 있었습니다. 청와대 홍보기획관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의 이성호 비서관이 경찰청 홍보담당관에게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보냈다는 사실이 들통났습니다. 한마디로 연쇄살인으로 용산참사를 돌려막기 하겠다는 수작을 벌인 것입니다. 사실 작전은 꽤 성공적이었습니다. 강호순 사건이 연일 도배가 되면서 용산 참사로 들끓던 여론이 용역 직원 개입 사실까지 들통났음에도 심심해졌습니다. 게다가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 자연스럽게 공권력의 감시와 억압도 지지를 받게 마련입니다. 용산참사도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비실비실해지고, 코너에 몰렸던 경찰이 오히려 목에 힘도 주게 됐고, 그야말로 1타 2피의 효과를 본 셈입니다.
청와대와 정부에서는 조직적 개입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의혹을 제기했을 때, "그런 문건"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던 질문에 대해 한승수 총리는 "그런 메일은 모른다"고 말했다가 꼬투리를 제대로 잡혔습니다. 그러니 한다는 변명이 "내가 영어를 잘 하는데 영어권에서는 편지를 '메일'이라고 한다"는 겁니다. 영어 실력 자랑하실 거면 인터넷 강의나 하시지 뭐하러 국회에서 영어 자랑을 하나 모르겠네요.
아무튼, 정부에서는 이번 일을 '개인적'인 사건으로 치부하면서 '구두경고'를 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구두로 조인트 까는 걸로 경고했나 봅니다. 하지만 이번 일은 거의 연쇄 인격 살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연쇄살인범에게 목숨을 잃은 아까운 일곱 명의 생명을 한낱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해 먹은 이번 사건은 용산 참사로 숨진 여섯 명과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당한 일곱 명, 합쳐서 열 세 명의 인격을 두 번 죽인 꼴입니다. 거기들에 가족들에게 그야말로 대못질까지 한 겁니다. 다른 사람들은 끔찍한 사건에 슬퍼하고 있을 때, 청와대에서는 이걸 어떻게 정치적으로 이용해 먹을까, 그런 수나 쓰고 있었던 겁니다. 그러면서도 죄의식도 느끼지 못하고 뻔뻔스럽게 총리는 영어 실력 자랑이나 하고 있으니, 이쯤 되면 정말 사이코패스도 거의 한우로 말하면 1++ 등급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무슨 정신으로 이런 끔찍한 짓을 했는지, 그 이성호 비서관이라는 사람의 낯판이 궁금해서 아무리 찾아봐도 얼굴이 나오지 않습니다. 왜 얼굴을 가리는 걸까요? '공익을 위해서'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해서 호기심이나 잔뜩 채워준 조중동과 MBC는 뭘 하고 있는 걸까요? 이번 사건이 정말로 이성호 비서관이 '개인적'으로 한 일이라면 사람의 목숨을 한낱 자신들의 구린 곳을 가리기 위해서 이용할 궁리나 한 사이코패스 흉악범입니다.
언론은 공익을 위하여, 그리고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하여 당장 사이코패스 흉악범 이성호 비서관의 얼굴을 공개하시기 바랍니다!
'혹세무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허무개그 : 2009년 2월 23일 (4) | 2009/02/23 |
|---|---|
| '제가 영어를 좀...'에 대한 각계의 반응은? (24) | 2009/02/17 |
| 흉악범 이성호의 얼굴을 공개하라 (8) | 2009/02/14 |
| 가카를 위한 '나도 한때는...' 시리즈! (16) | 2009/02/13 |
| 신작 메디컬 미드 '블루하우스' 곧 방영! (18) | 2009/02/11 |
| 닌텐도 Wii는 가라! 명텐도 Gii가 왔다! (125) | 2009/02/0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