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르고뉴 와인이 너무 비싸졌습니다. 어흑. 예전 같으면 큰 부담 안 느끼고 마셨을 부샤르 페레 에 피스의 막산네도 가격이 뭐... 그래서 눈을 좀 더 낮춰 보기로 했습니다. 같은 프로듀서의 그냥 부르고뉴 와인입니다. 라벨이 좀 모던하게 바뀌었는데, 전에 것보다 오히려 이쪽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그래도 3만원대 정도에서 구할 수 있는 부르고뉴인 데다가 요즘은 평가도 좋아지고 있는 부샤르인지라, 큰 기대는 안 들지만 그래도 싼 맛에... 하는 심정으로 집어들었지요.
선선한 느낌이 좀 감도는 가운데 바이올렛이 은은하게 나옵니다. 마치 향수 같은 은은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이 감도는 게, 별 기대 안 했던 와인에서 느낌이 좋습니다. 산미가 지나치게 많지도 않고 적절한 느낌입니다. 탄닌도 좀 있고, 아직 덜 익은 신맛 나는 체리 같은 느낌이 납니다.
이 와인에서 큰 변화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하긴 처음 그 느낌만 계속 유지해 줘도 감지덕지일 정도로 느낌이 좋습니다. 묵직한 맛은 없지만 가벼우면서도 향수 같은 우아함이 마시는 내내 이어지는데, 탄닌은 좀 강한 편입니다. 빈티지가 2007년이니 아직은 좀 어린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몇 년 푸욱 숙성시켜서 마실 성질은 아닐 듯합니다.
예상했던 바를 넘어서는 상당히 좋은 능력을 보여 주고 있는 와인입니다. 요즘 부르고뉴 와인이 너무 값이 올라서 손대기가 참 발발 떨리는 판인데, 그래도 부르고뉴가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은 그저 '부르고뉴'라는 이름만 덜렁 달고 있는 와인에서도 이런 우아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은 아닐지...
- bottled by: Bouchard Pére & Fils
- grape variety: Pinot Noir
- appellation: Bourgogne AOC
- alchol: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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